엑손, 2050 탄소배출 전망 10% 상향…CCS·수소 확산은 늦춰 [환경] 엑손모빌의 탄소포집·저장(CCS) 관련 시설. 엑손모빌은 CCS와 저탄소수소를 저배출 사업의 핵심 축으로 두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 출처=엑손모빌
엑손모빌이 2050년 탄소배출 전망을 다시 높였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각) 엑손모빌이 올해 에너지 전망에서 2050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0억톤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약 10% 높아진 수치다. 석탄 사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데다 탄소포집·저장(CCS)과 저탄소수소 확산도 기존 전망보다 늦어질 것으로 봤다.
2050년 배출량 300억톤…석탄 감축 속도 늦춰
엑손모빌은 2050년 세계 탄소배출량이 현재보다 약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 아래로 제한하려면 필요한 배출량은 약 110억톤이다. 엑손 전망은 이보다 약 3배 많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기온 상승폭이 2.5~3℃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배출 감소가 더뎌진 주요 원인은 석탄이다. 엑손모빌은 2050년 석탄 사용량이 현재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망한 35% 감소보다 후퇴했다.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 문제가 커지면서 석탄이 예상보다 오래 발전원으로 남는다는 판단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도 2050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반면 전력 부문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전력수요는 2050년까지 65% 늘고, 태양광·풍력 발전은 현재보다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하는 전력수요의 약 85%를 태양광과 풍력이 담당한다. 원전은 약 60%, 가스발전은 약 25% 늘어날 전망이다.
CCS·수소 전망 낮췄지만…저탄소 사업 투자는 계속
산업부문 감축에 필요한 CCS와 저탄소수소 전망은 낮아졌다. 엑손모빌은 두 기술의 장기 확산 전망을 지난해보다 약 3분의 1 줄였다. 비용 부담과 저탄소 제품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려는 수요 부족으로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CCS와 수소 사업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엑손모빌은 2025~2030년 저배출 사업에 약 200억달러(약 27조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60%는 외부 고객의 배출 감축을 지원하는 사업에 투입한다. CCS와 저탄소수소를 비롯해 리튬과 바이오연료 등을 장기 성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CCS는 이미 사업화 단계에 들어갔다. 미국 걸프만을 중심으로 외부 고객과 연간 약 90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운송·저장 계약을 확보했다. 자체 사업장에서는 메탄과 플레어링 감축, 에너지효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CCS와 수소의 필요성을 낮게 본 것이 아니라 시장 확대 시점을 기존보다 늦춘 셈이다.
IEA도 수소 전망 낮춰…한국은 상용화 어려운 기술 제외
저탄소수소 확산 지연은 엑손모빌만의 전망이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글로벌 수소 리뷰에서 2030년까지 발표된 저탄소수소 생산 프로젝트 규모가 2700만톤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보다 1000만톤 감소했다. 투자 결정이 끝났거나 실제 가동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도 1000만톤에서 600만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도 감축목표에 기술 상용화 속도를 반영했다. 정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확정하면서 수소환원제철과 전기 기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감축수단에서 제외했다. 2035년까지 상용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IEA는 높은 비용과 불확실한 수요, 정책 집행 지연과 인프라 부족이 저탄소수소 확산을 막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