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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SG투자 288억달러 에너지전환 펀드로…‘간판’ 떼고 수익성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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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SG투자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ESG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신규 상품 출시도 줄었지만, 재생에너지와 전력 인프라처럼 투자 대상과 수익구조가 명확한 분야에는 대규모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도 ‘ESG’라는 표현과 공개적인 주주행동은 줄이는 대신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 기업 지배구조가 재무성과에 미칠 영향을 투자 판단에 반영하고 있다. 미국 ESG 투자가 도덕적 구호와 포괄적 상품 중심에서 실물자산과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ESG펀드 시장, 운용자산 20% 규모 자금 유출… 신규 상품은 116개서 9개로 미국에서 ESG펀드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에너지 인프라 부문의 투자는 증가하고 있다./ChatGPT 생성 이미지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ESG펀드 시장에서는 2022년 2분기부터 2026년 3월까지 657억달러(약 94조원)가 유출됐다. 전체 ESG펀드 운용자산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화석연료 기업을 제외한 ESG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적게 담은 일부 ESG펀드도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ESG를 진보적 의제로 규정한 공화당 소속 주정부의 압박도 자금 유출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자금 유출이 ESG펀드 자산의 급격한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국 ESG펀드의 운용자산은 2026년 3월 기준 3507억달러(약 502조원)로, 2025년 말 역대 최고치인 3675억달러(약 526조원)보다 약 4.6% 줄었다.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ESG펀드도 누적 34.9%의 수익률을 기록해 자금 유출에 따른 자산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기 때문이다. 신규 ESG펀드 출시는 빠르게 줄고 있다. 2021년 미국에서 출시된 신규 ESG펀드는 116개였지만 2025년에는 9개로 감소했다. 반면 해체된 ESG펀드는 91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양한 ESG 요소를 하나의 상품에 묶기보다 투자 기준과 성과가 분명한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ESG펀드였던 파르나서스 코어 에쿼티 펀드에서는 2021년 말부터 2026년 6월까지 184억달러(약 26조원)가 빠져나갔다. 현재 운용자산은 242억달러(약 35조원)다. 해당 펀드는 37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며 화석연료와 무기, 담배, 주류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반면 381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뱅가드 FTSE 소셜 인덱스 펀드는 2026년 5월 말 기준 280억달러(약 40조원)를 운용하며 미국 최대 ESG펀드로 올라섰다. 특정 기업에 집중하는 적극적 운용 방식보다 비용이 낮고 분산도가 높은 인덱스형 ESG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이다.   ESG’ 표현 줄인 기관투자자…ESG 관련 의결권 행사도 축소 블랙록의 ESG 관련 주주제안 찬성률은 40%에서 4%로 급락했다./ChatGPT 생성 이미지 기관투자자들 또한 ESG투자 전략의 방향성을 수정하고 있다.  운용자산 6200억달러(약 888조원) 규모의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정치적 논란이 커진 ‘ESG’ 대신 ‘지속가능성 통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만 투자기업의 기후 노출도와 지배구조 위험을 평가하는 기존 투자 절차는 유지하고 있다. 친환경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현재 600억달러(약 86조원) 규모인 친환경 자산을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43조원)로 늘릴 예정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블랙록은 과거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전환 계획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주정부의 반발이 커지자 ESG라는 표현을 줄이고 석유·가스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환경·사회 관련 주주제안에 대한 블랙록의 찬성률은 과거 40%에서 최근 4%로 낮아졌다. 블랙록은 기업들의 기후정보 공시가 개선된 데다 최근 주주제안 가운데 기업이 이미 공개한 내용을 다시 요구하거나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안건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투자자가 의결권 행사 방향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ESG 안건에 일률적으로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대신 최종 투자자의 선택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의결권 행사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청정에너지 펀드 240억달러 몰려…포괄적 ESG투자 대신 실물자산 투자 확대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포괄적 ESG투자보다는 실물자산 중심의 에너지 인프라 부문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미국 증권시장 데이터 분석업체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사회·환경적 성과를 폭넓게 추구하는 임팩트 펀드의 조달액은 2024년 약 50억달러(약 7조1600억원)에서 2025년 26억달러(약 3조7232억원)로 크게 줄었다. 반면 에너지전환 펀드의 조달액은 같은 기간 107억달러(약 15조3224억원)에서 288억달러(약 41조2416억원)로 169% 증가했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투자에서 에너지 인프라 펀드가 차지한 비중도 2024년 48%에서 2025년 65%로 높아졌다. 학교와 사회기반시설, 에너지전환 기업처럼 사업구조가 서로 다른 자산을 하나의 ‘임팩트’ 펀드에 담는 방식보다 재생에너지와 전력 인프라처럼 투자 목적과 수익원이 명확한 전략이 선호되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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