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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국가와 시민사회는 극우생태계를 얼마나 아는가

국가와 시민사회는 극우생태계를 얼마나 아는가
[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단체가 19일 오후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혐중 집회를 벌이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명동거리로 향하는 길을 막고 있다. 2025.9.19. 연합뉴스 지난 글에서는 청년이 극우생태계에서 빠져나올 출구와 그 출구를 지켜야 할 교사와 국가의 책임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출구를 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한쪽에서 극우화된 청년의 회복을 돕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더 많은 청년이 거짓과 혐오의 세계로 끌려가고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확인했듯이 극우 정치조직은 불안과 분노를 표로 바꾸고, 플랫폼은 혐오와 음모론을 수익으로 만듭니다. 일부 종교권력과 학교 밖 교육시설은 왜곡된 역사와 적대의 언어를 신앙과 교육의 이름으로 가르칩니다. 댓글 조직과 극우매체는 같은 주장을 반복해 조직된 메시지를 다수 시민의 자발적인 여론처럼 보이게 합니다. 시민교육의 공백과 불평등은 극우세력이 파고들 조건이지만, 그 자체가 극우세계관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플랫폼도 극우사상을 처음 생산한 주체는 아니지만, 이미 만들어진 거짓과 혐오를 대규모로 확산하고 수익으로 바꾸었습니다. 서로 다른 역할을 하나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뭉뚱그려서는 안 됩니다. 누가 세계관을 만들고 청소년에게 전달했는지, 어떤 매체와 플랫폼이 이를 확산했으며 누가 돈을 벌고 사람을 동원했는지를 구분해 추적해야 합니다. 정치권력과 국가기관이 이를 방치하거나 보호했는지도 밝혀야 합니다. 서로 다른 역할과 책임을 구분하면서 그 관계를 연결해야 극우생태계의 전체 모습이 드러납니다. 청년극우화에 대응하려면 무엇을 지킬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주권과 인간의 존엄, 자유와 평등, 권력분립과 법치주의를 국가의 근본질서로 세웠습니다.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도 계승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식민지배와 독재에 맞서 국민주권을 세워온 역사 위에 형성된 민주공화국의 질서입니다. 극우세력의 조직적 정보조작과 인지개입은 바로 그 질서를 공격합니다.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헌법기관의 정당성에 대한 불신을 조직적으로 퍼뜨립니다. 정치적 반대자를 함께 살아갈 시민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만듭니다. 공통의 사실을 무너뜨리고 민주적 절차보다 강력한 지도자와 비상권력을 숭배하게 합니다. 그 목적은 특정한 주장을 믿게 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시민이 민주공화국 자체를 믿지 못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문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해법도 달라집니다. 청년 개인의 일탈이나 역사 지식의 부족으로만 본다면 교육과 상담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민주헌정질서를 훼손하는 조직적 정보조작과 인지개입의 문제로 본다면 조직과 자금, 유통망과 정치동원, 수익구조를 밝혀야 합니다. 확인된 위법행위에는 법률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것은 사상을 통제하거나 정권 비판을 막는 일이 아닙니다. 보호해야 할 대상은 정부가 아니라 헌법입니다. 대응해야 할 대상도 생각 자체가 아니라 시민의 판단과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는 조직적 행위입니다. 정부를 비판하고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일은 민주주의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보수적인 정치적 견해와 종교적 신념 역시 국가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극우세력의 조직과 자금, 유통망과 정치동원, 수익구조를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습니까. 누가 이를 조사하고, 그 조사기구의 권한은 누가 통제해야 합니까. 민주주의가 공안통치로 후퇴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파괴하려는 조직적 행위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방법은 무엇입니까. 이제 민주공화국이 무엇을 알아야 하며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먼저 극우생태계의 전체 지도를 그려야 한다 ● 흩어진 사건을 연결해야 실체가 보인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뉴라이트의 역사전쟁, 국가기관과 민간의 댓글 공작, 일부 극우 개신교와 학교 밖 교육시설의 청소년 포획, 플랫폼의 확산과 수익화는 서로 다른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들은 세계관의 생산에서 교육과 전파, 온라인 확산과 수익화, 정치동원과 제도적 보호로 이어지는 하나의 관계망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극우생태계의 출발점에는 세계관을 만들고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세계관은 종교단체와 교육시설, 언론과 출판물을 통해 청소년과 시민에게 전달됩니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조직은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고 확산합니다. 광고와 슈퍼챗, 후원금과 헌금은 관심과 분노를 돈으로 바꿉니다. 정치조직은 온라인에서 형성된 신념과 적대를 댓글 공작과 집회, 선거운동으로 전환합니다. 일부 정치권력과 국가기관은 인사와 예산, 사면과 정책을 통해 이들이 공적 영역으로 다시 진입할 통로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이 언제나 하나의 지휘체계 아래 움직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조직은 서로 다른 목적과 이해관계에 따라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관과 정보, 사람과 돈이 여러 조직 사이를 오가며 서로의 활동을 강화한다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합니다. 어느 한 단체나 채널을 차단해도 다른 고리가 남아 있으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다시 등장합니다. 그런데 국가는 이 연결구조를 하나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확인된 불법행위를 수사하고, 선거관리기관과 방송통신 당국, 교육 당국은 각자의 관할 안에서 개별 사건을 처리합니다. 세계관의 생산에서 정치동원과 제도적 보호로 이어지는 전체 관계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기관은 없습니다. 국가는 외국 세력의 정보조작을 국가안보의 문제로 다루면서도 국내에서 벌어지는 조직적 정보조작은 개별적인 허위정보나 과격한 정치적 표현의 문제로 나누어 처리해왔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일기 수석연구위원도 한국의 대응이 방송통신 당국의 행정조치와 기존 법률의 적용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며, 법적 공백과 실효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김일기, 「가짜뉴스 및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대응 전략」,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25.6.19).   FIMI(Foreign Information Manipulation and Interference)는 ‘외국의 정보조작 및 개입’을 뜻합니다. 유럽대외관계청은 이를 국가 또는 비국가 행위자가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며, 민주사회의 가치와 제도, 정치적 절차를 위협하거나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조작적 행위로 규정합니다. 허위정보의 진위만이 아니라 행위 주체와 목적, 조직적 연계, 기만적 수단과 정치적 영향을 함께 분석하는 개념입니다(유럽대외관계청, 제2차 외국의 정보조작 및 개입 위협 보고서, 2024). 유럽연합의 외교·안보기구인 유럽대외관계청은 ‘외국의 정보조작 및 개입(Foreign Information Manipulation and Interference, FIMI)’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FIMI는 정보의 진위만을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누가 정보를 만들었는지, 어떤 조직과 온라인 채널이 이를 퍼뜨렸는지, 어느 플랫폼을 거쳤으며 어떤 정치적 목적과 효과를 가졌는지를 관계망으로 추적합니다. 정보의 내용보다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조작 행태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유럽대외관계청은 2024년에 수집·분석한 505건의 정보조작 사례에서 최소 25개 플랫폼과 약 3만 8천 개의 온라인 채널이 활용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공개된 국가기관의 채널과 통제 매체뿐 아니라 연계 관계를 숨긴 채널들이 서로의 메시지를 반복하고 증폭하는 광범위한 디지털 기반시설이 드러났습니다(유럽대외관계청, 《제3차 외국의 정보조작 및 개입 위협 보고서》, 2025). FIMI는 주로 외국 정부와 외부 행위자의 정보조작을 다룹니다. 이를 국내 시민의 정치활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진위만이 아니라 행위자와 조직, 온라인 채널과 플랫폼, 자금과 목적의 관계를 추적하는 방식은 국내 극우생태계를 조사하는 데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극우 인물과 단체의 명단이 아니라 극우생태계의 작동구조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그 지도는 적어도 여섯 개의 축을 포함해야 합니다. 첫째, 역사부정과 혐오를 생산하고 정당화하는 이념과 담론의 생산구조입니다. 둘째, 종교단체와 교육시설, 시민단체를 통한 교육과 전파구조입니다. 셋째, 언론과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확산과 증폭구조입니다. 넷째, 후원금과 헌금, 광고와 슈퍼챗을 포함한 자금과 수익구조입니다. 다섯째, 댓글 공작과 집회, 선거와 정당정치를 통한 정치동원 구조입니다. 여섯째, 국가기관과 정치권력의 제도적 보호 및 국제 극우조직과의 연결구조 입니다. 누가 세계관과 정보를 만들고 어떤 조직과 온라인 채널이 이를 확산했으며, 누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었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합니다. 국가기관과 정치권력의 방치와 보호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서는 안 됩니다. 극우생태계는 조직의 이름과 플랫폼, 자금조달 방식을 끊임없이 바꿉니다. 한 번의 실태조사로는 그 구조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국가와 시민사회가 관계망의 지도를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시민사회가 함께 지도를 그려야 한다 극우생태계의 전체 지도를 그리는 일은 국가기관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극우 담론과 조직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해야 합니다. 언론은 개별 발언의 논란을 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과 자금, 플랫폼과 정치권력의 연결구조를 탐사해야 합니다. 시민단체와 종교계, 교육계 역시 내부의 혐오와 배제, 허위정보 유통과 정치동원을 스스로 감시하고 교정해야 합니다. 극우생태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에는 내부 제보자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조직의 지시와 자금 흐름, 교육과 동원 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불이익과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밝힐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국가가 공개한 자료 역시 언론과 연구자, 시민사회가 검증하고 재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의 조사권과 시민사회의 감시 역량이 협력하고 서로를 견제할 때 비로소 극우생태계의 전체 모습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국가만으로는 생태계의 모든 변화를 따라갈 수 없고, 시민사회만으로는 필요한 자료와 제도적 권한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국가는 시민사회의 조사와 감시를 지원하되 통제해서는 안 되며, 시민사회는 극우생태계뿐 아니라 이를 조사하는 국가기관의 권한 남용도 감시해야 합니다. ■ 생각이 아니라 행위와 결과를 추적해야 한다 ● 무엇을 추적하고 어디에서 선을 그을 것인가 극우생태계의 지도를 그린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조사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직과 자금, 정보의 생산과 유통, 정치적 동원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행위와 그 결과를 추적한다는 뜻입니다. 핵심은 극우적 생각이 어떤 조직적 행위로 옮겨지고, 그 행위가 시민의 권리와 민주헌정질서에 어떤 피해와 위험을 만드는가에 있습니다. 어떤 시민이 부정선거 주장을 믿고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고 해서 국가가 그 시민을 조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정치조직이 자금을 대고 댓글 조직이 수백 개의 계정을 움직여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활동 주체와 정치적 목적을 숨긴 채 조직된 주장을 다수 시민의 자발적인 여론처럼 꾸미는 것은 단순한 의사표현이 아니라 여론조작입니다. 유튜브 채널과 극우매체가 그 주장으로 광고와 후원 수익을 얻고, 정치조직이 이를 선거 불복과 헌법기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간다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정치공작이 될 수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주장의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그것이 생산·확산·동원된 방식과 결과입니다. 학교와 종교시설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학교가 이승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보수적인 역사관을 가르친다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종교단체가 보수적인 정치적·윤리적 견해를 밝히는 것도 종교와 표현의 자유에 속합니다.    제78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공원 앞에서 일부 극우단체가 집회를 시도하자 4·3 관련 단체들이 푯말을 들고 막아서고 있다. 2026.4.3. 연합뉴스 그러나 학교나 종교시설이 종속적인 관계에 놓인 학생과 신도에게 허위정보를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불이익이나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특정한 정치적 신념을 강요하며 집회와 선거운동에 동원한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이는 교육과 종교의 자유를 넘어 학생과 신도의 인격권과 정치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이유는 극우적 생각이 불쾌하거나 과격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생각이 조직과 자금, 기만과 강요, 허위정보와 폭력 선동을 통해 행동으로 옮겨지고 민주공화국에 구체적인 피해와 위험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인지전(認知戰, cognitive warfare)은 단순한 정치적 주장이나 편향된 의견을 뜻하지 않습니다. 허위·왜곡 정보와 감정적 자극을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생산·유통하여 시민의 인식과 판단,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려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조직적 정보조작과 인지개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인지전은 시민의 정치적 견해를 처벌하기 위한 법률 개념이 아니라 조직적 기만과 심리적 개입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분석 개념입니다. 따라서 ‘인지전’이라는 이름만으로 국가의 조사와 제재를 정당화해서는 안 됩니다. 조직적 정보조작이 무너뜨리는 것은 하나의 사실만이 아닙니다. 무엇이 사실인지 함께 판단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을 무너뜨립니다. 대응도 무엇이 거짓인지를 판정하는 데서 그칠 수 없습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정보를 만들고, 어떤 조직과 자금을 동원해 퍼뜨렸으며, 시민의 판단과 민주적 절차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까지 살펴야 합니다. ● 무엇을 극우세력의 조직적 행위로 판단할 것인가 국가의 조사와 개입이 정치적 자의로 흐르지 않으려면 명확한 판단 기준이 필요합니다. 첫째, 조직성입니다. 자금과 인력, 역할 분담과 지휘·보고체계, 반복적인 활동계획이 존재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비슷한 주장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직적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기획하고 자금을 댔으며, 어떤 역할 분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행했는지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둘째, 기만성입니다. 활동 주체와 자금의 출처, 정치적 목적을 숨겼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위장 계정과 자동화 계정, 다수의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조직적 활동을 시민의 자발적인 여론처럼 꾸몄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정치적 목적과 후원 관계를 공개한 정상적인 정치활동과 출처를 숨긴 여론조작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셋째, 목적성입니다. 선거와 여론, 헌법기관의 정당성에 영향을 주거나 시민의 판단과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바꾸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치적 반대자를 공격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해 집회와 선거, 정치조직의 동원으로 연결하려 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다만 목적성은 행위자의 사상이나 내심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반복된 행동과 조직 내부의 지시, 연락과 보고체계, 역할 분담과 자금 관계처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넷째, 위해성입니다. 허위정보와 심리적 개입, 혐오와 폭력 선동을 통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미성년자의 정치적 자기결정권, 개인과 집단의 안전, 헌법기관의 정상적인 기능과 민주헌정질서에 실제 피해를 일으켰거나 구체적이고 중대한 위험을 만들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기준 가운데 어느 하나만 충족한다고 해서 곧바로 국가의 조사와 제재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의 반복성과 조직 구조, 자금 흐름과 메시지의 조율 여부, 사용된 기만 수단과 발생한 피해 또는 구체적인 위험을 객관적 자료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막연한 가능성이나 정치적 불쾌감은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이 기준은 조직적 행위의 조사 필요성과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지, 곧바로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기준이 아닙니다. 공적 조사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나 범죄가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개별 법률과 엄격한 사법절차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국가가 조사해야 할 대상은 정보의 정치적 성향이 아닙니다. 정보가 생산되고 확산된 방식, 이를 뒷받침한 조직과 자금, 그 행위가 가져온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헌정질서가 실제로 무너진 뒤에야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발생한 피해뿐 아니라 행위의 목적과 수단, 준비와 실행의 정도, 그 행위가 만들어낸 구체적이고 중대한 위험도 살펴야 합니다. 생각은 해체할 수 없습니다. 해체해서도 안 됩니다. 국가와 시민사회가 해체해야 할 대상은 특정한 생각 자체가 아닙니다. 그것을 거짓과 기만, 강요와 정치공작, 혐오와 폭력으로 옮기는 행위구조입니다. ■ 조사 대상이 조사권까지 가져서는 안 된다 ● 국가기관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극우생태계에 대한 조사는 행정부와 정보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담당해야 합니다.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기관이 조사권까지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가는 인지전의 피해자이기만 했던 것이 아닙니다. 국가기관은 국민을 인지전의 대상으로 삼은 가해자이기도 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는 국가의 조직과 예산을 동원해 댓글 공작과 여론조작을 수행했습니다. 활동 주체를 숨긴 채 특정한 정치적 주장을 시민의 자발적인 의견처럼 꾸미고, 정치적 반대자를 공격하며 선거에 개입했습니다. 국가기관이 조직과 예산을 동원해 국민의 판단을 조작했다면 그것도 인지전입니다. 국가기관의 댓글 공작과 오늘날의 민간 극우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지휘체계로 연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계정을 동원해 조직된 주장을 시민의 자발적인 목소리처럼 꾸미는 방식은 민간 영역에서도 반복됐습니다. 여기에 플랫폼의 수익구조가 결합하면서 여론조작은 정치적 동원이자 수익사업으로 확장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저지단 단장을 맡은 정성호, 박선원 의원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 관련 국민의힘을 향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 연합뉴스 그렇다고 극우세력의 인지전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국가정보원과 경찰, 군 정보기관에 다시 광범위한 국민 감시 권한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과거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작을 수행했던 기관에 새로운 명분을 붙여 시민의 생각과 정치활동을 들여다보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극우생태계는 민간사회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극우세력이 국가기관과 정치권력 안으로 들어가 인사와 예산, 사면과 정책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다시 세력을 키울 가능성도 조사해야 합니다. 국가기관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 가칭 ‘민주헌정질서보호위원회’를 제안한다 독일은 나치 독재의 교훈과 전후 냉전 속 극단세력의 위협을 배경으로 1950년 연방헌법수호청을 설치했습니다. 이 기관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활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지만 경찰권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정당의 위헌 여부와 해산은 연방헌법재판소가 판단하고, 형사책임은 별도의 수사와 사법절차를 거쳐 결정됩니다(독일 연방헌법수호청; 독일 연방헌법수호법). 한국이 독일의 국내정보기관 체제를 그대로 도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가정보기관이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을 사찰했던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계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정보수집과 조사, 수사와 처벌의 권한을 한 기관에 집중하지 않는 원칙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한국 사회에서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청년을 동원해온 극우세력을 다룹니다. 그러나 국가가 만드는 제도는 정치적 좌우가 아니라 국민주권과 인간의 존엄, 자유와 평등, 권력분립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조직적 행위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정부 비판과 정권교체 요구는 감시 대상이 아닙니다. 국가기관과 정치조직, 종교·교육시설, 플랫폼과 자금이 결합해 시민의 판단을 조작하고 선거와 헌법기관의 기능을 훼손하려는 조직적 행위가 조사 대상입니다.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고려하면 행정부 산하에 또 하나의 정보기관을 만드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저는 국회가 법률로 설치하되 개별 사건의 조사와 판단에서는 국회와 행정부로부터 직무상 독립된 상설 합의제 기구인 가칭 ‘민주헌정질서보호위원회’를 제안합니다. 이 위원회는 행정부와 정보기관의 개입까지 조사하고 견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원회의 목적은 극우적 견해를 가진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극우생태계의 전체 작동구조를 조사하고, 조직적 여론조작과 정치동원이 민주헌정질서에 미치는 피해와 위험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위원회는 앞서 제시한 여섯 축, 곧 이념과 담론의 생산, 종교·교육시설을 통한 전파, 언론과 플랫폼을 통한 확산, 자금과 수익, 집회·선거를 통한 정치동원, 국가기관과 국제조직의 연결구조를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조직성·기만성·목적성·위해성을 객관적 기준으로 적용하고, 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가 법률로 설치하고 위원 구성과 예산을 통제한다고 해서 독립성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회 역시 정당정치의 공간입니다. 다수당이나 특정 정치세력이 위원회를 장악한다면 정치적 반대세력을 조사하는 기관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권력도 다시 감시받아야 합니다. ●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위원회를 국회 소속 독립기관으로 두는 목적은 행정부와 정보기관을 다른 헌법기관이 견제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국회는 법률과 예산을 통해 위원회의 조직과 권한을 통제하되, 개별 사건의 조사와 분석에는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실제 조사와 판단은 임기와 신분을 보장받는 독립위원과 전문 조사관에게 맡겨야 합니다. 어느 한 정당이나 국가기관이 위원회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위원 추천권도 분산해야 합니다. 국회와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가 위원을 나누어 추천하고, 동일한 추천 주체가 일정 비율 이상의 위원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위원의 임기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와 엇갈리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원장 선출과 주요 의사결정에는 여야의 합의 또는 가중된 의결정족수를 적용해야 합니다. 조사 개시와 공식 경보, 조사 결과 공개처럼 시민의 권리와 정치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에도 가중된 의결정족수를 적용해야 합니다. 국회나 정당이 개별 사건의 조사 개시와 결론을 지시해서도 안 됩니다. 다수당이 정치적 반대세력을 조사하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순간 위원회는 존재 이유를 잃습니다. 위원회는 공개자료와 적법하게 제출받은 행정자료를 바탕으로 조직적 여론조작과 정치동원의 유형, 자금과 플랫폼의 작동구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그 결과는 정기보고서와 특별보고서로 공개하되,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거한 관계망과 구조 분석을 중심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개인의 이름과 정치 성향을 공개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가 만든 극우 인명록은 민주헌정질서를 보호하는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법적 판단이 확정됐거나 법률상 공개 근거와 중대한 공익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개인과 단체를 공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본권 보호가 공직자와 조직의 공적 책임까지 가리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보이는 채널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유럽대외관계청은 외국 정보조작의 디지털 구조를 빙산에 비유합니다. 수면 위에는 국가의 공식 채널과 통제 매체가 드러나 있지만, 수면 아래에는 연계 관계를 숨긴 채 같은 정보를 반복하고 증폭하는 더 넓은 채널망이 존재합니다.극우생태계 역시 눈에 띄는 인물과 유튜브 채널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세계관의 생산과 교육, 온라인 확산과 수익화, 정치동원과 제도적 보호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전체 구조를 밝혀야 합니다. 이 도표는 한국의 극우생태계를 직접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라 관계망 분석의 원리를 설명하는 해외사례입니다.(자료: 유럽대외관계청, 제3차 외국의 정보조작 및 개입 위협 보고서 , 2025.) ● 조사와 수사, 처벌을 한 기관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 위원회의 권한은 조사·분석·공개·경보·정책 권고와 고발·수사의뢰로 제한해야 합니다. 압수수색과 감청, 체포와 형사처벌은 법원과 수사기관의 권한으로 남겨야 합니다. 조사와 수사, 처벌의 권한을 한 기관에 집중하면 또 하나의 거대 감시기관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위원회가 조직성·기만성·목적성·위해성이 인정되는 행위를 조사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범죄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고, 유무죄와 처벌은 법원의 재판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위원회의 공적 조사와 형사책임의 판단은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합니다. 위원회의 기본 조사는 공개자료와 행정자료, 관계기관이 적법하게 보유하고 제출한 자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통신자료와 금융정보처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자료를 위원회가 직접 강제 수집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자료가 필요할 정도의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넘기고, 법률이 정한 절차와 법원의 영장에 따라 확보하도록 해야 합니다. 조사 대상이 된 개인과 단체에는 조사 사실과 이유를 통지하고, 자료를 제출하며 소명할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조사 개시와 경보 발령, 조사 결과 공개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법원의 판단을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긴급한 증거인멸의 위험 등으로 사전 통지가 어려운 경우에도 법률이 정한 요건과 기간 안에서 사후 통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조사의 목적과 대상, 수집할 자료의 범위와 보유기간도 법률에 명시해야 합니다. 정치적 견해나 종교, 특정 집회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사 대상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 조사 목적을 달성한 개인정보는 폐기하고, 위법하게 수집된 자료가 조사와 형사절차에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당에 대한 조사와 정당 해산도 엄격히 구분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해산심판을 청구하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따라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주헌정질서보호위원회가 정당의 해산을 직접 결정하거나 특정 정당의 정치활동을 금지해서는 안 됩니다. 정당 해산은 오직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부의 제소와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결정되어야 합니다. ● 시민사회는 조사에 참여하고 조사기구를 다시 감시해야 한다 극우생태계의 지도는 국가기관만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언론과 연구자, 종교계 내부의 비판세력과 시민단체는 그동안 국가가 보지 못했거나 외면한 조직과 자금, 교육과 동원의 실체를 밝혀왔습니다. 위원회는 시민사회의 제보와 조사자료를 받아들이고, 제보자가 조직 내부의 보복이나 사회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개인정보를 제거한 조사자료와 분석 기준은 언론과 연구자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독립적인 연구자와 시민사회가 관계망과 확산구조를 검증할 수 있어야 국가 조사기구가 내린 결론도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민사회는 조사에 참여하는 동시에 위원회의 권한 남용과 권고 이행 여부를 감시해야 합니다. 위원회 내부에는 독립적인 인권보호관을 두고, 국회와 법원, 국가인권위원회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활동을 통제해야 합니다. 위원회의 예산과 자료수집 현황, 조사 개시와 종결 건수, 이의신청과 시정조치 결과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국가는 시민사회의 조사역량을 활용하고, 시민사회는 국가의 조사기구를 다시 감시해야 합니다. 민주헌정질서를 지키는 기구일수록 민주헌정질서의 원칙을 더욱 엄격하게 지켜야 합니다. ● 정보공작에 대응하되 시민의 발언을 감시해서는 안 된다 스웨덴은 외국 적대세력의 정보공작에 대응하기 위해 심리방위청을 두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국내 극단세력을 조사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한국의 극우생태계 조사기구와 임무가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보공작에 대응하는 국가기관이 스스로 권한의 한계를 분명히 한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스웨덴 심리방위청은 열린 민주사회와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보호하는 것을 기관의 임무로 밝히고 있습니다. 표현과 정보의 자유를 존중하고 법률이 정한 권한 안에서 활동해야 하며, 자국의 정보환경에서 누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감시하거나 등록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대응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스웨덴 심리방위청, 「우리의 임무(Our Mission)」). 정보공작에는 국가가 대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대응이 시민의 생각과 표현을 감시하는 또 다른 정보공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이유로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극우세력과 맞설 정당성도 함께 무너집니다. ■ 맺음말 ― 지도를 그리는 일은 해체의 시작이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주장과 의혹이 아닙니다. 흩어진 사실을 연결한 전체 지도와 축적된 자료, 지속적인 조사와 공개된 보고체계입니다. 극우생태계의 전체 지도를 그리는 일은 처벌 대상을 늘리기 위한 작업이 아닙니다. 민주공화국을 공격하는 조직적 행위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조직과 자금, 유통망을 거쳐 정치적 힘으로 바뀌는지를 밝히는 일입니다. 생각과 행위를 구분하고 확인된 행위에만 책임을 물어야 민주주의를 지키면서도 공안통치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극우생태계에 대응하는 국가는 두 가지 위험을 함께 경계해야 합니다. 하나는 거짓과 혐오, 정치공작과 폭력 선동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극우세력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시민의 생각과 정치활동을 감시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민주공화국을 공격에 무방비로 내놓고, 후자는 민주공화국을 지킨다는 국가가 스스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게 만듭니다. 국가가 조사해야 할 것은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조직성·기만성·목적성·위해성을 갖춘 행위입니다. 보호해야 할 것도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이 아닙니다. 국민주권과 인간의 존엄, 자유와 평등, 권력분립과 법치주의를 담은 헌법질서입니다. 그러나 지도를 그리는 것만으로 생태계가 해체되지는 않습니다. 조사로 확인한 구조를 바탕으로 극우생태계를 움직이고 재생산하는 동력을 끊어야 합니다. 돈과 플랫폼은 거짓과 혐오를 수익과 영향력으로 바꾸고, 일부 종교권력과 교육시설은 그 세계관을 다음 세대에 전합니다. 정치조직은 온라인에서 형성된 적대와 분노를 집회와 선거, 권력으로 전환합니다. 국가는 그 구조를 조사하되 시민을 감시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사회는 조사에 참여하되 국가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도 안 됩니다. 국가와 시민사회가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면서 조직과 자금, 정보와 동원의 흐름을 투명하게 드러낼 때 민주공화국은 자신을 지킬 힘을 갖게 됩니다. 생각을 금지하는 국가는 민주국가가 아닙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조직적 행위를 방치하는 국가도 민주공화국의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도를 그리는 일은 해체의 시작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 지도를 따라 돈과 플랫폼, 종교와 교육을 통해 극우생태계가 재생산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이병권 인문연구가 lbkwo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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