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물살을 따라 여유를 배우는 여름, 여울놀이 [행사]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여울놀이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여울놀이 입니다. 그림 속에는 맑은 계곡물이 힘차게 흘러갑니다. 초록 숲이 드리운 그늘 아래 사람들은 바위에 걸터앉기도 하고 여울 속에 들어가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며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는 모습입니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계곡과 강,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안전요원을 늘리고 위험 지역을 살피는 등 안전한 물놀이를 위한 준비도 한창이라는 기별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시원한 물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즈음 함께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은 여울놀이 입니다.
여울에서는 낚시도 놀이였습니다
앞서 여울 이라는 고운 말을 나누었던 적이 있지요. 여울 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 을 뜻합니다. 바로 그 여울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자연의 멋을 즐기는 일을 우리 조상들은 여울놀이 라고 불렀습니다. 이 말에는 단순히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보다 자연 속에서 쉬고 즐긴다는 마음이 더 깊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강가나 계곡에서 낚시를 할 때 피싱 , 리버 피싱 , 낚시 여행 같은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하지만 여울놀이 라는 토박이말을 나지막이 읊조려보면 어디서, 무엇을, 어떤 마음으로 즐기는지가 한눈에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우리 조상들은 여름이면 시원한 여울에 발을 담그고 물소리를 들으며 낚싯대를 드리웠습니다. 물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쉬는 것이 놀이였던 것입니다.
단순히 물고기를 많이 낚아 올리는 목적이 아니라, 물살 소리를 듣고 시원함을 느끼며 대자연과 하나 되어 쉬어가는 놀이 의 멋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말 하나에도 우리 삶의 모습과 마음가짐이 담겨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이처럼 삶의 정겨운 순간을 그대로 담아낸 말을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 일상에서 부려 쓴다면, 우리말은 말집(사전) 속에 갇힌 말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다정한 동무가 될 것입니다.
삶에도 여울놀이가 필요합니다
우리 삶도 때로는 여울처럼 빠르게 흘러갑니다. 해야 할 일은 끝이 없고 세상은 늘 빨리 가라고 등을 떠밀곤 합니다. 그 흐름에만 휩쓸리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이 어디쯤 와 있는지는 살펴볼 겨를조차 없습니다. 그럴수록 잠시 걸음을 늦춰 보았으면 합니다.
여울놀이가 물고기를 많이 잡는 일이 아니라 물가에서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이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되는 쉼이 필요합니다. 잠깐 멈추어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시간, 가족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만으로도 마음은 다시 힘을 얻습니다. 쉬어가는 것은 뒤처지는 일이 아니라 다시 힘껏 나아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마음 나누기]
올여름 여러분은 어디에서 가장 시원한 쉼을 얻고 싶으신가요? 계곡에서의 추억도 좋고, 냇가에서 낚시를 했던 이야기나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편안해졌던 기억도 좋습니다. 또 여울놀이 라는 토박이말을 처음 들으신 느낌도 함께 나눠 주시면 더욱 반갑겠습니다.
[한 줄 생각]
말이 살아 있으면 삶도 살아나듯, 여울놀이 라는 이름에는 자연을 즐기던 우리 겨레의 여유와 멋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여울놀이
뜻: 여울에서 낚시를 하면서 즐기는 놀이
보기: 올여름에는 가족과 함께 계곡으로 가서 여울놀이를 하며 물소리를 듣고 한나절을 보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