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실거주 혜택 늘려…전·월세 시장 불안감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마침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세제개편안이 발표됐다. 이번 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확대와 장기 거주자의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완화 등으로 퇴로를 열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초고가 주택의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설정 등 압박을 병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전환하고 다주택자 등 실거주가 아닌 이들의 매물을 최대한 끌어낸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복안이다. 고가주택과 비거주주택이 주 타겟인데 이번 개편안이 매물유도를 할 정도의 위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실거주자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형국이라 자칫 가뜩이나 극심한 서울 등의 전월세 난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종부세를 보유주택수에서 가액기준으로, 세율도 올라가
정부는 주택 수에 따른 종부세 세율의 직접적인 차이를 없애고 가액이 중심이 된 과세표준(과표)을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계획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3일 확정해 발표했다.
현재 1·2주택은 세율이 0.5∼2.7%로 3주택 이상(0.5∼5.0%)보다 낮게 돼 있지만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 없이 0.5∼5.0%로 통일한다.
1·2주택은 내년에 일단 0.5∼3.5%로 높인다. 2028년부터는 과표가 동일하면 주택 수에 따른 세율 차이가 없어진다.
3주택 이상의 경우 과표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이 1.0%에서 1.3%로 오르는 것 외에는 세율 변동이 없다. 반면 1주택의 경우 6억원이 넘는 5개 구간에서 모두 세율이 높아진다. 특히 초고가 구간은 대폭 상향한다.
현행보다 세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구간은 과표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1.0%→1.3%)인데 현재 시가로 환산하면 1주택자의 경우 대략 33억원이 넘는 아파트 보유자가 이에 해당한다.
12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구간(1.3%→1.5%→2.0%)은 2년에 걸쳐 0.7%p 높아진다. 1주택자라면 시가 46억원이 넘는 아파트 보유자의 종부세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셈이다. 세율 상승 폭은 과표가 높은 구간에서 더 커진다. 초고가주택은 종부세가 그만큼 더 많이 늘어나도록 설계한 셈이다.
세율에서 주택 수 차이를 없앤 것은 초고가 주택 1채를 보유한 이들의 종부세가 합산액이 동일한 집 여러 채를 보유한 이들보다 현격히 적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을 반영한 것이다.
세율은 주택 수보다는 합산 가액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다만 주택 수는 개편 후에도 세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본공제금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 등 세액을 좌우하는 다른 요소를 함께 개편한다. 비거주자와 다주택자는 거주자와 1주택자보다 불리해진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주요내용①, 자료 : 재정경제부
1주택자 기본공제도 실거주와 비거주를 차등적용,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기본공제금액은 현재는 1세대1주택자 12억원, 그 외에는 9억원인데 내년부터는 1주택자도 거주용과 비거주로 구분해 각각 14억원과 9억원으로 차등화한다
1세대1주택자가 아니면 거주용 주택이 전체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4억원 초과 9억원 미만의 기본공제가 적용되도록 설계했다.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내년에 70%로 일괄 상향한다. 조정 대상 지역 주택보유자(1세대1주택자 제외)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8년에 80%까지 올린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주요내용②, 자료 : 재정경제부
실거래가 46억 초과 주택부터 종부세 급증해…초고가 주택이 정책의 타겟
이번 세제개편안 중 종부세 강화는 철저히 초고가 주택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주용 1주택의 경우, 시가 20억원부터 30억원 수준까지는 세액이 줄어들게 되고, 30억원부터 40억원까지는 세액 변동이 크지 않게 해 최대한 보호하겠다”며 40억원에서 50억원 수준을 초과하는 주택에는 과세를 정상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 적용예시, 자료 : 재정경제부
실거주자에게 철저히 혜택을 주고 다주택자 양도세 출구도 만들어
종부세 부담을 줄이는 요건을 변경하거나 축소한다.
1세대1주택자는 보유기간(5년 이상)과 연령(만 60세 이상)을 기준으로 합계 80% 한도로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2028년부터는 보유기간 대신 거주기간을 적용한다. 아울러 세액공제 금액 한도(600만원)를 새로 도입한다.
전년도 보유세(재산세+종부세)의 150%로 돼 있는 세 부담 상한은 내년부터 200%로 높인다.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특공제는 공제 한도 금액 을 도입해 양도차익에 비례해 공제액이 늘어나는 구조에 제동을 건다. 1년 유예를 거쳐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을 한도로 삼는다.
보유기간 공제는 거주기간 공제( 장기거주소득공제 )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현재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보유와 거주에 연 4%씩 10년 한도로 최대 80대%의 공제가 적용된다.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를 없애고 거주만 연 8%를 적용해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게 한다.
30% 한도인 비조정지역 다주택자의 보유공제도 단계적으로 거주 공제로 전환한다.
일련의 개편으로 똘똘한 한 채 의 기대 수익이 낮아질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양도가액이 30억원 정도이고 (집값이) 3배로 오른 분들은 10억원 한도에 걸리지는 않고 40억원, 50억원으로 양도가액이 고액인 분들은 이 한도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세 개편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완충 장치를 둔다.
다주택자가 2년 이상 보유한 조정대상 지역 주택 양도소득 중과세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도 기회를 준다. 올해 5월 10일부터 중과세가 재개됐는데 2주택자의 경우 현재보다 내년에는 15%포인트(p), 2028년 10%p 낮춰준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7년 20%p, 2028년 15%p 내려 적용한다.
1세대1주택자 납부 유예 요건 중 소득 기준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에서 8000만원 이하로 낮춘다.
양도세·종부세를 산정할 때 취학, 전근, 치료,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한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정기 국회에 법안으로 제출된다.
재정경제부 청사, [촬영 김주성] 정부세종청사 내 재정경제부 청사. 2026.1.6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나? 전월세난이 더 가중되진 않나?
이번 세제개편안은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을 함께 반영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인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해 실거주 여부의 중요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다주택자에게는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완화해 한시적으로 출구를 열어뒀다.
기존에 금액 한도가 없었던 양도차익 공제 상한을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양도차익이 큰 강남권 등의 초고가 주택은 종전보다 공제 혜택이 줄어드는 등 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어서 공제 상한 적용 이전인 2027년까지 매도를 서두르는 이들도 나올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법개정안이 발표된 이달과 보유세 과세기준일 직전인 내년 5월 말, 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직전인 내년 말까지 절세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 소득이 없는 고령자와 다주택자, 아파트 임대사업자 등의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본격적인 세제 개편 시행 전 시장 참여자들이 매도하기에 가장 유리한 시기가 2027년이어서 막판 매물 출회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주택자에게 퇴로가 열리는 만큼 매물이 부족했던 서울 중하위권과 수도권 비규제지역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이 초고가 주택 이외의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에겐 오히려 세부담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낳아 서울 등의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실거주자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개편안인지라 실거주 유인을 촉발시킬 것이 자명하고 이에 따라 가뜩이나 심각한 전월세난을 더 가중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개편되면서 시가 35억원 초과 주택부터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6억원이 넘는 주택은 내년 1.5%에 이어 내후년 2.0%로 세율이 오르면서 종부세가 급증할 예정이다.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 주택분 종부세 세율에 따르면 과세표준 6억원∼12억원 구간부터 세율(이하 1주택 기준)이 현재 1.0%에서 내년 1.3%로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권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2026.8.3,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