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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진시황 유서 조작했다 허리 잘려 죽은 제국 설계자 이사

진시황 유서 조작했다 허리 잘려 죽은 제국 설계자 이사
[사람들]
시골 서기에서 천하의 승상으로 이사(李斯, 기원전 280~기원전 208)는 원래 초나라 상채(上蔡)라는 시골 마을의 말단 서기였다. 어느 날 그는 관청 뒷간에서 똥을 먹다가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는 쥐를 봤다. 그런데 창고에 들어가 보니 거기 사는 쥐는 곡식을 배 터지게 먹으면서도 사람이 다가가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라. 이사는 여기서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다. 사람이 잘나고 못나고는 재주가 아니라 어느 자리에 앉느냐다. 오늘로 치면 능력보다 줄과 자리가 먼저 라는 냉소적 처세론인데, 이사는 이걸 깨달은 순간 뒷간 인생을 접고 창고 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찾아간 스승이 순자(荀子, 기원전 310경~기원전 235경)다. 순자는 성악설로 유명한 유학자지만 정작 그 밑에서 배운 제자 둘이 유학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튄다. 한 제자는 한비(韓非, 기원전 280경~기원전 233)로 법가 이론의 완성자가 됐고, 다른 제자가 바로 이사다. 이사는 동문수학한 한비의 이론을 통째로 갖다 쓰면서도, 나중에 한비가 진나라에 사신으로 오자 동창을 모함해 감옥에서 독약으로 죽여 버린다. 학문의 은혜는 은혜고 자리는 자리라는 거다. 이쯤 되면 창고 쥐 정도가 아니라 창고의 것들을 통째로 삼키는 구렁이 수준이다.   이사(中英双语话中国历史名人 第7期:李斯_中外文化_双语阅读 - 可可英语) 천하를 하나로 묶은 손, 책을 태운 손 이사는 진나라로 건너가 훗날 진시황(秦始皇, 기원전 259~기원전 210)이 되는 왕 정(政)의 눈에 들어 승상 자리까지 오른다. 그리고 실제로 엄청난 일을 해낸다. 여섯 나라를 하나로 합친 뒤 문자를 통일하고, 도량형과 화폐와 수레바퀴 폭까지 규격화했다. 지금 중국이 넓은 땅덩어리를 하나의 나라로 유지할 수 있는 행정적 뼈대는 사실상 이사의 설계도다. 법가 사상가답게 그는 법은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 는 원칙도 세웠다. 여기까지만 보면 유능한 개혁관료의 모범사례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학자들이 옛 제도를 들먹이며 중앙집권을 비판하자, 이사는 쓸데없는 소리 못하게 아예 책을 없애자 고 제안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분서(焚書)다. 의약·농업·점술 책만 남기고 역사서와 제자백가 서적을 싹 태워버렸다. 비판을 잠재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토론이 아니라 자료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라는, 권위주의 정권의 오래된 매뉴얼을 이사가 먼저 써놓은 셈이다.   진시황(내셔널 지오그래픽) 사구의 야밤 모의, 그리고 자기가 놓은 덫에 걸리다 기원전 210년, 순행 중이던 진시황이 사구(沙丘)라는 곳에서 갑자기 죽는다. 원래 후계자는 맏아들 부소(扶蘇,  ~기원전 210)였다. 그런데 환관 조고(趙高, ~기원전 207)가 이사를 구슬린다. 부소가 즉위하면 당신 자리보전 못한다. 우리 말 잘 듣는 막내 호해(胡亥, 기원전 230경~기원전 207)를 세우자. 평생 자리를 위해 살아온 이사는 결국 넘어간다. 유서를 조작해 부소에게 자결을 명하고, 국경을 지키던 명장 몽염(蒙恬, ~기원전 210)까지 죽음으로 몬다. 능력보다 충성 경쟁으로 요직을 채운 정권의 말로가 어떤지는, 그다음 장면에서 바로 확인된다. 호해가 즉위하자 실권은 이사가 아니라 조고에게 넘어간다. 조고는 자기 권세를 시험해보려고 사슴을 끌고 와 이것은 말입니다 하고 우겼는데, 신하들이 다들 그렇습니다, 말입니다 했다는 그 유명한 지록위마(指鹿爲馬) 일화의 주인공이 바로 이 사람이다. 이사는 뒤늦게 견제하려 했지만 이미 힘의 균형은 무너진 뒤였다. 조고는 이사를 반역죄로 몰아 감옥에 처넣고, 온몸에 매질을 가해 억지 자백을 받아낸다. 결국 이사는 허리가 잘려 죽는 요참(腰斬)형에 처해지고, 삼족이 몰살당한다. 형장으로 끌려가며 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이랬다고 전해진다. 너와 함께 누렁이 끌고 상채 동문 밖에 나가 토끼 사냥이나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겠구나. 이 이야기를 『사기(史記)』에 기록한 사람이 사마천(司馬遷, 기원전 145경~기원전 86경)이다.   사마천(위키피디아) 한국이 곱씹어야 할 대목 이사의 일생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다. 뒷간 쥐로 죽기 싫어 창고 쥐가 되려 했던 사람이, 결국 자기가 만든 법과 자기가 세운 정변의 논리에 의해 처형당했다. 여기서 한국이 새겨야 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유능한 관료라고 해서 한덕수와 최상목처럼 그 유능함이 늘 공동체를 향하지는 않는다는 것.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한 손이 곧 책을 태우고 정적을 모함한 손이었다. 실무능력과 헌법적 양심은 전혀 다른 문제다. 둘째, 권력의 정통성을 조작으로 세운 정권은 반드시 그 조작의 방식 그대로 무너진다. 유서를 위조해 옹립한 호해는 결국 조고의 손에 죽었고, 조고가 세운 자영(子嬰)도 오래가지 못했다. 셋째, 부역과 협력은 눈앞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 같지만 결국 역사의 청구서로 되돌아온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의 비상계엄이라는 이름의 ‘사구의 야밤 모의’가 이 땅에서도 벌어졌다. 그때 법과 절차를 우습게 여기며 서명하고 실행에 옮긴 이들 역시, 언젠가 자기가 세운 논리에 발목 잡힐 날이 온다. 창고 쥐가 되고 싶었던 이사가 결국 도마 위 고기 신세로 생을 마감했듯, 권력의 편의를 위해 헌법을 저버린 자들의 최후도 역사에서는 이미 여러 번 반복된 각본이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이사(李斯的人生告诉我们心偏你就输了 - 每日头条)  김성수 시민기자 wadan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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