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분기 실적 휘청…올 한 해에 3년 이익 모두 증발 [뉴스] 쿠팡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3분기에도 무려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으나 역대 두 번째로 큰 분기 손실 규모를 기록하며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다. 쿠팡은 끊이지 않는 악재에 올 한해 농사를 망치며 3년 동안 힘겹게 쌓아올린 영업이익을 전부 망실하고 말았다. 한편 김범석 쿠팡 의장은 부진은 일시적이라며 실적 회복을 자신했다.
쿠팡Inc, 3분기 영업손실 6423억…화재비용만 3500억원 추산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3분기 6423억원(4억 5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3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천427.52원)을 적용한 수치다.
쿠팡Inc는 지난해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한 뒤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앞서 1분기 영업손실은 3545억원이었고,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이 반영된 2분기는 8350억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적자는 2분기보다는 적지만 역대 두 번째로 큰 분기 손실 규모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쿠팡Inc는 지난 7월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대형 화재 관련 비용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2882억원(2억 200만달러)이라고 밝혀 화재 관련 비용은 약 3540억원(2억 4800만달러)으로 추산된다.
매출 규모는 14조 2209억원(99억 6200만달러)으로, 작년 3분기(12조 8455억원) 대비 11% 늘었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7151억원(5억 100만달러)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달러 매출은 83억 7400만달러로 전년 동기(79억 8000만달러) 대비 5% 성장했다. 원화 환산 매출은 11조 954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 615억원) 대비 8% 늘었다.
대만 로켓배송·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5억 8800만달러(2조 2669억원)로 전년 동기 12억 8700만달러 대비 23% 성장했다. 원화 환산 기준으로는 27% 늘어난 것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520만명으로 전년 동기(2470만명)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고객 1인당 매출 47만 3930원(332달러)으로 전년 동기(44만 7730원·323달러) 대비 6%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쿠팡Inc는 3분기 1270만주(2억 100만달러) 규모의 클래스A 보통주를 자사주 매입했다고 밝혔다.
쿠팡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3년 동안 쌓아올린 영업이익을 올 한해에 모두 털어먹어
충격적인 사실은 쿠팡이 올 한해 농사를 완전히 망친 후과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3개 분기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1조 8318억원으로, 쿠팡Inc가 연간 흑자를 기록한 2023∼2025년 3년 합산 영업이익(1조 8987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또 회사 창립 이후 역대 최대 연간 영업적자를 냈던 2021년(1조 7088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쿠팡은 10년 이상 적자를 감수하며 로켓배송 인프라를 갖춘 뒤 2023년에야 흑자를 내기 시작했는데 3분기 만에 그동안의 이익이 모두 증발한 셈이다.
관리부실에 따른 고객정보 유출, 화재 등의 악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인데 쿠팡 입장에선 누구 탓을 할 것이 없다. 자업자득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1일 3천75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법적 근거 없이 회원들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무단 수집한 쿠팡에 과징금 총 6천246억원을 부과했다.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내린 과징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로, 한 기업의 여러 위반행위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로도 가장 많다.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기하는 배송 트럭 모습. 2026.6.11, 연합뉴스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 중인 김범석 쿠팡 의장
한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3분기 실적 부진과 관련해 일시적인 비용 부담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에는 상품 커머스 부문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김 의장은 3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공급망 차질과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 이탈 고객 복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그는 이들 항목 중 어느 것도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다”라며 일부는 회사가 선택한 단기 투자이고, 나머지는 일시적인 역풍(temporary headwinds)”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물량이 회복되면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되고 물량 기반 비용 절감 효과와 물류시설 가동률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케팅 비용도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매출 증가폭이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다며 올해 추석 연휴 시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음에도 2분기보다 한층 확대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와우 멤버십이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기존 회원 복귀와 강력한 신규 회원 유입에 힘입어 순증 규모가 과거 수준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의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이탈하지 않았던 회원 역시 기록적인 수준의 지출 규모를 보이고 있고 사고 이전과 다름없는 빠른 속도로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아쉬운 부분으로 개인정보 사고 이후 이탈했다가 아직 복귀하지 않은 소수 고객 집단의 영향이 남았다는 점을 꼽았다.
신규 회원 유입이 그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 남는 수준이지만, 신규 회원 특성상 지출 수준이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사고의 영향은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 의장은 장기적으로 물류 네트워크의 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서비스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에는 포장 작업대에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도입해 수동 스캔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주문별로 최적의 포장 크기를 자동 조절해 맞춤 포장을 수행하는 오토베거를 연계해 작업 시간과 포장재 낭비를 모두 줄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공정위가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용 가방이 야적되어 있다. 2026.4.29,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