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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돌봄 문제, 케어팜으로 풀어보면 어떤가
[뉴스]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6.3 부정선거를 외치는 일단의 청년과 정치 노인들의 극성이 오래도 간다. 선관위 선거용지 관리부실 처리야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하필 그들의 승리지역인 강남에서 주로 일어난 일이라서 발걸음이 꼬여보인다. 오죽하면 당선자가 그만하자는 메시지를 다 보낼까. 그 서울시에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연령 70세 상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문제의 이 집단의 반응이 궁금하다. 오늘날 많은 청년과 노인들이 지하철 차비도 간당간당한 처지라서 여론은 노인 무임승차 축소 반대, 청년 교통 우대쪽으로 흐르지 싶다. 그렇다면 차라리 생활투쟁으로 방향 전환해서, 뉴욕시장 맘다니 선거전략처럼 대중교통 무임 확대를 주장하고, 노인들이 이동을 못할 경우 운동부족에 따라 건강이 악화되고 건보재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에 시비 거는 쪽이 더 호소력 있지 않을까. 청년들과 함께 ‘부정선거’ 외치는 노인들, 생활은 넉넉하신가 노인빈곤율이 OECD 평균(14.8%)의 3배에 육박한다는 통계에 놀랐는지 노인취업률이 급등, 심지어 70세 이상 취업자가 사상 최대 216만 명이란다. 일이 좋아 취업해야 제2인생인데 실제로는 산 입에 거미줄 못쳐 어쩔 수 없는 연장노동일로 읽힌다. 청년은 갈 데 없고, 노인은 생계형 허드렛일이라도 하는 사정을 두고 나라 살림살이 좋아졌다고 할 수는 없잖은가. 은퇴후 최소생계비는 개인 월 139만 원, 부부 217만 원(국민연금연구원 추산), 적정생활비는 300∼350만 원이다. 평균 국민연금 월 69만 원, 기초연금 35만 원(부부 55만 원)은 적정생활비의 20∼25% 수준,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사실상 용돈에 불과하다. 턱 없이 모자란 것을 채우기 위해 늙어도 일해야 하는 사정에 서글픈 비애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몇몇 사정 좋은 사람 얘기일 거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 550만 원, 부부 1100만 원. 늙어갈수록 생활비는 턱없이 증가하는데 소득이 거기에 맞추지 못하면 결국 필사적으로 생활비를 줄이든가, 더 일해야 하지만 노인에게 일자리란 단순노무 기계조작, 서비스, 농어업이 60∼70%, 그나마 좋은 일자리라는 전문직 및 사무직은 20%,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하향 이직은 당연, 결국 청년시절보다 더 나은 일자리란 없다. 요즈음 장안의 화제인 실버타운 입소 조건은 보증금 평균 3억 원에 월 비용은 250만 원, 수도권 최고급 10억 원 가량, 월 관리비는 500만 원 안팎이 평균치다. 상위 극소수 얘기, 시쳇말로 그림의 떡이다. 보통의 노인이라면 당연히 자기 집에서 노년을 보내기를 꿈꾸지만, 대개는 요양원 혹은 요양병원에서 여생을 마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전설적인 고려장의 현대판이 연상되는 건 나만의 끔찍한 생각은 아닐 거다. 고독사 아니면 가진 돈 따라 요양원과 요양병원, 실버타운 갈려 여기도 돈 사정에 따라 급이 나뉜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차이는 의사가 상주(병원)하는가의 차이, 요양원은 1∼5등급 판정에 따라 건보료 보조(80%, 간병비 포함)를 받는다. 그러나 식비 및 각종 이용료의 본인 부담으로 총 부담은 대략 월 100만 원 안팎의 비용, 요양병원은 돌봄(간병) 및 치료비 합해 월 100∼300만 원 가량이 본인 부담으로 요양원 보다 평균 2∼3배 비용이 더 소모된다. 건보료(장기요양) 보조를 받아도 기관에 따라 연 평균 1200만∼3600만 원의 비용이란 보통의 가계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이고, 1인 간병 혹은 가족구성원 간병 포함시 가정파탄까지 불사할 가혹한 수준이다. 물론 노인 본인도 요양(병)원에 만족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솔직히 더 이상 집에서 편히 노후를 보낼 수 없는 자의반 타의반 불가피한 사정을 수용한 일일 것이다. 그래도 나 홀로 생 마감 고독사보다는 사정이 나은 거다. 매년 고독사 3900명, 연 7.2% 증가율, 고독사란 최저 극빈층인 기초생활보장 수급 이력자 25%가 차지하는 현실이다.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건 꼭 돈이 넉넉해서 자식이나 손주들에게 나누어 주는 노인만은 아닐 거다. 5월까지 삼전닉스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가장 수익률 높은 계층에 70대가 포함된다는 소식(수익률 30∼40%)이 눈에 띈다. 이제까지 70대의 보편적 투자성향이란 부동산, 주식투자도 삼전닉스 같은 유명주 중심인 영향이겠으나, 이전 같으면 70대 노인이 하는 투자행태는 아니다. 세태가 변했음을 느끼는 대목이지만 솔직히 투자전문가도 판판이 나자빠지는 증권시장에서 70대 노인층의 돋보이는 영민함 발휘라기보다는 소 뒷걸음질로 쥐 잡듯, 어쩌다 보니 반도체 대세에 얽혀서 얻은 우연의 소산일 가능성이 크다. 이란전쟁 직후 하강장에서 20대보다 4배가량 잦은 매매 빈도율을 보였던 70대 수익률이 급전직하한 현상은 타 계층보다 하락 소문에 조급증이 도지는 그 연령대 특수 사정 때문일 것이다. 나는 상위 5%일까, 효자를 두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안타깝지만 은퇴자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의 후속은 딱히 좋지 않은 소식의 연속이다. 60세 이상 자영업자 269만 명(41.2%), 사상 최대 85만 명 급증(한국은행)이란 통계가 열심히 일하는 제2인생의 노익장 과시가 아니라 악전고투로 읽히는 건 과민반응일까. 70대 취업자 증가 소식에도 불구하고 80대(취업자 36만 명)로 들어서면 순식간에 근 90% 200만 명이 취업자층에서 이탈한다. 이는 육체의 한계로 더 이상 소를 키울 수 없는 돌봄 계층으로 전환,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나이의 한계 현상이 아니겠는가. 흔히 노인은 여생이 다할 때까지 세 가지 조건에 직면한다. 본인의 자산(연금 포함) 또는 소득이 충분해서 타인 도움없이 살아갈 능력의 특수계층(상위 1% 자산 기준선 34억 원∼상위 5% 16억 원, 주로 수도권 위치 75%), 둘째 자식 등으로부터 부양받는 엄친아 효자 잘 둔 경우, 셋째 장기요양제도 같은 국가 사회로부터 보조받는 경우 등이다. 나는 어디쯤 속해 있을까? 그런데 상황이 돌변했다. 특히 2020년 이후 386세대로 불리웠던 계층, 이른바 자식과 부모 부양 사이에 ‘낀세대’가 은퇴하는 신노인 세대로 등장하면서, 이들은 자식으로부터 부양이란 꿈도 못 꾸는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특수계층에 못 미치는 낀세대(하위 90%, 자산 10억 원 이하)란 집 한 채나 전세금이 그나마 가진 전부이고 주식투자에 열 낼 정도로 넉넉한 여유자금 세대에도 감히 끼지 못한다. 건보료의 45%를 65세 이상 노인층이 소모하는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빈곤한 이 세대는 점차 늘어나는 건보재정 압박의 당사자, 조만간 사회적 퇴물 취급받을 위기의 신세대다. 노인 본인과 그 자식들은 급증하는 병원비 혹은 간병 부담으로 온 재산 탈탈 털리기에 동참하던가. 아니면 나 몰라라 하는 갈림길에 선다. 이 대목에서 좋은 어른으로 남는다는 건, 아마도 넉넉한 부를 남겨주는 일이 아니라 노인부양의 의무를 내 자식과 국가 사회에 떠넘기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제3의 인생 가능케 할 농장형 노인치유시스템 케어팜 케어팜이란 1970년대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지역군집 요양체계로, 농장에서 요양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숙식과 치유를 복합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되었다. 최초에는 농촌 고령화로 인한 개별 농장의 농업노동력 부족사태를 해결할 방책으로 고안되었으나 차츰 치유와 취미 활동, 소소하지만 노인노동력의 경제활동, 나아가 지역 및 마을 공동체 활동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요양(병)원에 병원관리비를 지출하고, 서서히 시들어가면서 본인과 가족과 국가에 부담을 지우느니, 농업노동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인간노동 환경을 제공해서 꽤 괜찮은 저녁을 즐기고, 생이 다할 때까지 남과 어울려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법 혹할 사업 아닌가.   농업 농촌의 새로운 방향으로 평가받고 있는 치유농장. 드 레이거스 케어팜 홈페이지 간단히 말해서 케어팜이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인구 증가에 부응하는 사회적 농업 형태다. 서비스 대상은 노년층, 심신 장애인, 사회부적응 아동 청소년, 그밖에 향신성(알코올 등) 중독자 등등 이다. 텃밭 가꾸기, 동물 돌보기, 농작업 참여, 직업훈련 놀이 및 학습 등등 대상에 따라 적절한 서비스가 구분되나, 노동강도의 편차에도 불구하고 농업노동과 생산을 근간으로 하며, 흙작업을 통한 육체적 참여가 치유와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검증된 바 있다. 선진적으로 케어팜을 받아들인 국가의 하나인 일본의 경우는 농업과 복지연계(農福連携) 사업으로 2030년까지 케어팜 1만 200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니버설농원 및 공생형(노인 장애인 아동 함께 참여)과 역할부여 예방적 돌봄형(농작물 재배 가공 참여), 노인고용과 지혜전승형(농업경력 노인의 청년장애자와 귀농인에 농업기술 전수)으로 서비스가 분할되어있다. 케어팜의 장점이란 적당한 흙작업, 혹은 간단한 생활목공 노동, 문화활동 등등 생산에 직접 참여, 잉여인간이 아닌 필요인간으로서 자부심, 나아가 자괴감과 인간소외를 해소하는 사회인으로 복귀, 스스로 치유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공간 마련의 어려움, 치유와 캐어를 담당할 의료시스템 부족, 사회적 농업에 대한 사회복지적 접근 의식 미비와 국가적 지원의 결핍, 무엇보다도 그 주 대상인 노인의 경제적 사정, 즉 노인빈곤 실태가 걸림돌이다. 2050년 노령인구 40%, 노인빈곤율 40% 사회의 선택은? 결론은 간단하다. 급격한 노령인구 증가(65세 이상 2035년 30%, 2050년 40% 전망, 농촌 70%)는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이며, 노인빈곤율(40%), 농촌노인빈곤율(60%), 건보료 중 노인진료비 45%(연 50조 원), 가구당 연 수천만 원대 요양비 등은 가계파탄, 조만간 심각한 사회문제화할 것이다. 이를 대체할 농장형 노인치유시스템 보급이 시급한 이유다. 한편 한국은 치유농업법(2020년)이 제정되었으나 노인 의료돌봄통합지원 시범 선도사업(12개 지자체, 2023년) 선정 수준, 민간위탁(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포함)에 일임하는 초보 수준 정도다. 솔직히 케어팜이 현재의 노인 또는 농업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것으로 믿는 것은 지나칠지 모른다. 고령 농업노동, 치매, 장애자 등의 생산력 성장 한계란 명확한 것이다. 그러나 케어팜을 노인 치유비용의 천문학적 증가 대책, 관리 케어능력 청년고용 증대의 기회, 소멸해가는 지방경제 활력소, 혹은 삶의 마지막을 앞둔 인간의 존엄한 죽음 선택의 자유에 대한 지원으로 생각한다면 어떤가. 치유와 생산력 결합이란, 제3의 인생, 보다 나은 인간생활의 마지막 관문으로 반드시 달성할 과제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들의 부모, 가까운 이웃, 인생 동반자의 마지막이 돌봄노동의 부족으로 피지컬 AI 로봇의 차가운 기계손에 맡겨지도록 허용할 것인가. 이것은 윤리적 문제이기 전에 인간 삶의 마지막 명제가 무엇인가를 인간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일지 모른다. 요양원 아닌 케어팜 가는 괜찮은 어른 나라면 내 여생의 끝은, 의지와 근력이 허용하는 한 요양원 행을 거부하고 어떻게든 침대에서 일어나 기어서라도 생산적 인간, 사회적 필요노동으로 귀환, 흙과 함께하는 세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하고 싶다. 후대의 부담을 덜고 싶은 마음을 모아, 다리 힘을 키우려고 나는 오늘 생애 71번째 한라산 정상 등정을 조직 중이다. 괜찮은 어른으로 남는다는 것, 그것참 쉽지 않군.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ibae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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