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재판에 소환된 허위사실 처벌 축소 조국 주장 [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위원장
지금의 정치적 지형을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조국 사태 의 두 당사자가 이렇게 법정에서 간접적으로 만나게 될 줄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 첫 공판에 나선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위원장의 최근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처벌하는 허위사실 의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는 조 원장의 주장을 그대로 끌어다 자신에게 내려진 1심 유죄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8일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 황승태 김영현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조국 원장도 허위사실 공표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자의적 처벌이 가능하다며 법 개정을 피력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 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해 달라 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의 주장은 과거 민주당이 이런 아이디어에 보인 태도를 현재도 그런 것으로, 의도적으로 잘못 옮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조 원장이 왜 쓸데없이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고 반발했고, 조 원장은 이에 맞받아쳤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2∼3초 그건 아니고요 라고 답변한 것을 갖고 허위사실 공표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이 가능한지 의문 이라며 항소심에서 충분히 검토해 달라 고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조 원장 이름을 거명한 것은 아니지만, 역할을 나눠 변호인단이 무죄 선고의 이유로 조 원장의 페북 글을 하나의 방증 자료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원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허위 사실 공표죄 요건 중 행위 를 삭제한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행위 란 출생지, 직업 등 다른 허위사실 대상 개념에 비해 불명확해서 자의적 법 집행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전 열린 차담회에서 윤 총장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조 수석은 조만간 단행될 개각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2019.7.25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 원장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 2심에 올라가 있는 사건은 공소 취소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서 본회의에 가 있다. 본회의 표결만 부치면, 그다음에는 재판을 지금 2심에 있건 어디에 있건 면소 판결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이 동시에 면소 판결을 받게 하자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점쳐지는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 사건은 2021년 대선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인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가리킨다.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대통령 발언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볼 땐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며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취임으로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1심 재판부는 이 대법 전원합의체 판례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혐의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그의 변호인단은 항소심 첫 공판에서 1심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이 선거보전비용 약 400억원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 며 이 대통령의 경우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고도 재판이 정지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고 지적했다. 윤 당시 후보의 문제 발언은 토론회나 언론 인터뷰에서 즉흥적·방어적으로 이뤄졌는데 1심은 이를 형식적으로 분석해 부당하다는 견해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피고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선고형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윤 전 대통령의 발언에 연루된 윤대진 전 검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한 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피고인 신문까지 마치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특검팀의 구형과 윤 전 대통령 측 최종변론, 최후진술도 당일 진행될 예정이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왼쪽)가 2022년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 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서장은 윤 전 대통령의 검찰 시절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변호인을 소개했으나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거짓말을 했다고 본다.
이듬해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 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15% 이상 득표율을 얻으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이 경우 정당에서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당연히 조 원장의 ‘법 개정을 통한 동시 면소’ 발언은 알려지자마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상당히 격한 반발을 불렀다. 먼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모아가야 할 시기에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유튜브 민주당TV에서 왜 생뚱맞게 때와 장소가 안 맞게 이런 말을 하면서 본인은 아니었다 이렇게 변명을 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채널에 나온 강수영 변호사는 윤석열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이 있었지 않나. 그 사건도 같이 면소 판결을 받게 된다. 법을 개정하면, 네 그러면은 괜찮다는 건가? 그러면 두 사람을 위해서 법을 개정한 거니까 민주당은 지탄 안 받으니까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러면 솔루션이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의도적 난독 이라고 반박했다.
조 원장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보계열의 역사학자 전우용씨의 과거 트위터 메시지와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씨가 저술한 서적 간신 사진을 공유하며 자고로 간신(諫臣·옳은 말을 한 신하)을 역적으로 몰아세우는 자들이 간신(奸臣) 이라고 적었다.
앞서 조 원장은 이른바 ‘면소론’을 주장하는 과정에 이대로면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유죄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를 두고 친명계 일각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는데 참된 간언을 하는 신하를 모함한 간신으로 규정한 셈이다.
어쩌면 윤 전 대통령과 그 변호인들이 민주진보 진영을 어지럽게 하고 서로 손가락질을 하게 하는 소재로 조 원장의 발언을 인용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면 상당히 소름끼친다.
고가 귀금속과 함께 인사·이권 청탁을 받아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씨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 도중 일어서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6.26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항소심 결심공판이 9일 진행됐다. 김건희 특검은 서울고법 형사15-3부(부장 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1심 선고량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피고인이 일반적인 알선자나 브로커가 아니다. 대통령 배우자로 대통령에게 직접 접근하고 공적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며 공적 영향력과 사적 금품 수수가 결부된 것으로 뇌물수수죄와 성질이 유사하다 고 밝혔다. 이어 알선수재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을 상정하더라도 그 형이 피고인에게 부족하다는 생각 이라며 피고인의 범죄로 인해 사회가 받은 충격과 공직 신뢰 훼손 등을 깊이 헤아려달라 고 했다.
김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제 삶 전체가 규정되지 않게 최소한의 명예만 지켜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 며 흐느꼈다. 부족한 처신으로 많은 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고 평생을 뉘우치며 살겠다 는 말도 덧붙였다. 그가 최후변론 내내 눈물을 보이자 방청석에서 격양된 반응이 나왔고, 재판부는 피고인을 위한 행동이 아니다 며 방청객들을 달래기도 했다.
김씨는 질책을 겸허히 받겠으나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할 순 없다 면서 공직·국가사업 대가로 무엇을 받은 적이 없고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자리를 주거나 사업 기회 준 적 한번도 없다 고 항변했다. 이어 제가 몸이 많이 아파 누워만 있었다 며 제가 권력을 가졌다는 거짓 선동이 떠돌아다녔지만 저는 그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면서 결혼 전에 사업하고 열심히 전시해서 살았으면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었는데 남편이 대통령이 돼서 모든 걸 잃었다 고 말했다.
김씨는 여러 갈래 공직·이권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1억 원 상당의 귀금속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수한 265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받은 390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시계 ▲최재영 목사에게 받은 540만 원 상당의 디올 가방 ▲김상민 전 검사에게 받은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등이다.
1심은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고, 청탁의 대가로 챙긴 금품을 몰수하고 648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특검은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1심 형량이 근접했다고 보고 항소하지 않았다.
1심에서 이봉관 회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서성빈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최재영 목사에게는 벌금 800만 원이 각각 선고됐다. 이들은 모두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다만 김씨에게 금거북이 청탁을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비서 등에게 증거를 인멸하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이배용 전 위원장 측은 특검의 수사 권한을 문제삼았다. 변호인은 과연 특검팀에 이 사건을 수사할 권한이 있는지, 또 압수수색 영장이 유효했는지 의문 이라며 무죄나 공소기각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압수수색 영장에는 증거인멸과 관련한 조항이 없었다 며 별도 뇌물 혐의 수사를 위한 자료가 증거인멸 수사에 활용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윤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축하의 뜻으로 행운 기원을 의미하는 금거북이를 보냈다 며 단순한 전통 의례에 의한 선물로, 요직을 청탁한 사실도 없고 증거인멸을 요구할 이유도 없다 고 호소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1심과 같이 징역 10개월형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는 취지다. 김건희씨와 이배용 전 위원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22일 예정돼 있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