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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공화국 상징…마크롱 어떤 이유로도 용서 못해
[사회혁신]
프랑스대혁명 정신을 계승한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물인 마리안의 흉상이 쓰러지고 파손됐다. 열악한 공교육 환경과 극심한 생활고 등에 분노한 항의 시위 물결이 프랑스 전역에서 휩쓴 17일 복면한 일부 시위대가 제2 도시 마르세유의 시청사에 난입해 마리안의 흉상을 쓰러뜨렸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의 마리안의 동상도 시위대가 노란 조끼를 씌우는 등 수난을 당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토요일인 이날 수도 파리, 마르세유, 리옹, 그리고 낭트, 니스, 보르도, 스트라스부르, 툴루즈 등을 포함해 프랑스 전역에서 110여 개의 시위에 5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요 노조인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은 80만 명으로 추산했다.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이어진 가운데, 치솟는 생활비와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이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거대한 노란 조끼가 입혀진 마리안 동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6. 10. 17 [로이터=연합뉴스] 쓰러진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 마리안 마크롱 프랑스 국민이 어찌 이런 짓을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과격 세력은 약 1500개의 상점과 명품매장, 슈퍼마켓 등을 파괴, 약탈했으며, 중서부 소도시 리모주의 143년 된 시청사에 불을 질러 거의 전소시키는 등 관공서도 습격했다. 프랑스 당국은 약 2400명을 체포했다. 1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고교생 시위가 시작된 지난 9월 18일 이후 학생들은 수백 개의 학교를 봉쇄하고 최소 24개교가 방화 또는 파손됐다. 또한 1000명 넘은 경찰관, 학생, 교직원이 부상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 섬광탄의 폭발 추정 사고로 15세 소년의 왼쪽 손목이 절단됐고, 14세 소년이 경찰관이 근거리에서 발사한 최루탄에 부상하기도 했다. 시위 도중 심정지로 숨진 사람도 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일요일인 18일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일부 시위대의 약탈과 폭력 행사에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 며 무엇으로도 이를 정당화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으며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다 고 말했다. 마크롱은 공화국을 무너뜨려 한 것 이라며 어떻게 프랑스 국민이 프랑스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 고 개탄했다. 그는 정당한 요구 를 하는 시위대와 파괴하고 부수고 약탈한 자들 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그들의 범죄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 라고 말했다.   17일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시위대가 시청 건물 내부로 침입한 후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물인 마리안의 흉상을 쓰러뜨려 파손했다. 2026. 10. 17 [AFP=연합뉴스]  관공서·상점‧명품매장 수난 …2400명 체포 지금까지 학생‧교직원‧경찰관 1000명 부상 이번 토요일 시위 참가 그룹을 뉴욕타임스는 ▲ 9월 중순 이후 열악한 공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운동 ▲ 극심한 생활고에 분노하는 서민과 노동자, 시민의 전국적 운동 ▲ 이들의 시위를 약탈과 파괴의 기회로 삼는 일부 과격 세력 등 크게 셋으로 분류했다. 고교생 시위가 폭발한 건 낡디낡은 학교 시설, 과밀 학급, 과도한 수업 일정, 교직원 부족 등 열악한 공교육 환경에서 비롯됐다. 9월 17일 교사 파업에 이어 18일 학생들의 동조 시위로 이번 사태의 진원이 됐던 고교가 위치한 파리 근교의 크레테유는 노동자와 이민자 등 저소득 취약 계층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학교는 다른 대도시 지역의 공립학교에 비해 사정이 훨씬 열악한 상태다. 또한 마크롱 정부가 국가시험인 바칼로레아 성적만으로 대학 입학 자격을 주던 데서, 고교 내신 성적을 대폭 반영하는 대입 지원 제도를 도입한 것을 두고, 소외 지역 고교 학생들은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면서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대체 교사 추가 배치, 대학 등록금 인상 철회 등 일부 양보안을 내놨으나, 긴축 재정 정책에 따라 공교육 예산도 삭감을 추진 중이어서 문제 해결은 난망인 상황이다. 고교생의 시위는 치솟는 물가와 생활비에 고통을 호소해온 서민과 노동자, 농민, 시민까지 합세하는 사회 대투쟁 에 불을 지폈다. 10월 들어서 물가 인하와 임금‧연금 인상을 요구하는 CGT를 포함한 주요 노동단체, 고유가와 생활비 급등에 항의하는 풀뿌리 단체인 노란 조끼 등 여러 시민단체, 농사 비용 상승에 고통받는 농민 등이 학생들의 시위에 합세했다.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높은 생활고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 여파로 폭동과 약탈이 발생한 다음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엘리제 궁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6. 10. 18 [AFP=연합뉴스] 공교육 불만에 고물가·긴축 반대 사회 대투쟁 으로 이란 전쟁 발 에너지 위기…노동자·농민·시민 결집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값싼 러시아산 LNG 수입량이 급감한 가운데,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달 중순부터 프랑스 어민들의 항구와 유류 저장시설 방해, 농민들의 시위, 노란 조끼 의 도로 시위가 벌어졌고, 화물 운송업계도 정부의 지원 배제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2018년에도 노란 조끼 운동이 정부의 유류세 인상과 경제적 불평등에 반발해 시위를 벌여 수 개월간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마크롱이 재정 지출을 통해 불만을 달랠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올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4%로 예상된다. 이는 유로존의 최고 수준에 속한다. 마크롱 정부는 이 비율을 5.0%까지 내리는 걸 목표로 2027년 긴축 예산안을 제시했지만, 시민들의 반발과 의회의 분열로 그대로 통과시킬지는 불투명하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2월 3.2%대에서 최근 5%에 육박할 만큼 급등했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가 이탈리아나 그리스보다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형국이다.   18일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서 높은 생활고 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가 열린 다음 날, 비허가 시위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 오베르캄프(Oberkampf) 지하철역 근처에서 불타는 쓰레기에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2026. 10. 18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의 복지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으나, 현재의 구조와 지출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낮은 잠재성장률, 만성적 재정적자, 천문학적 국가채무,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인 기업과 노동자의 세금 부담 등이 겹쳐 있어 이를 해결하려면 상당한 국민적 고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5.1%, 공공부채는 115.6%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때문에 중도파 마크롱 정부는 유권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의 추가 상향 조정과 긴축 예산안을 추진했으나 대중의 분노에 직면했다 고 풀이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번 시위는 유럽연합(EU) 제2위의 경제 대국인 프랑스에서 재정적, 사회적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며 정부는 인기가 없는 긴축 예산 통과를 시도하는 동시에, 내년 봄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지도자인 마린 르펜을 유력한 승리 후보로 올려놓은 대중의 분노에 직면해 있다 고 지적했다.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높은 생활고와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전국 시위가 열린 다음 날, 마스크를 쓴 한 사람이 타오르는 화염 앞에서 6년의 교육, 1개의 학위, 하루 9번의 거절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26. 10. 18 [로이터=연합뉴스] 정부 극좌 책임 vs 멜랑숑 과잉 진압 반발 트럼프 이민이 위대한 나라 산산조각 주장 중도 성향의 마크롱 정부와 극우 지도자들은 이번 혼란의 책임을 극좌파에게 돌렸다. 특히 극좌 성향의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LFI)를 지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장뤼크 멜랑숑 대표를 비롯한 LFI 지도부가 학생들을 상대로 경찰에 대한 불신을 심어줬다고 비난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르펜 의원은 정당한 사회적 요구가 또다시 극좌파에 의해 악용됐다 고 비판했다. 이에 멜랑숑 대표는 SNS를 통해 모든 것이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고 수만 명이 차분하게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면서 최루가스와 물대포 등 경찰의 불필요한 과잉 진압이 혼란을 부추겼다고 반박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번 사태를 통제 불능의 이민자들과 무슬림 탓 으로 돌린 데 이어, 18일에 또다시 트루스 소셜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마음에 증오를 품은 사람들의 이민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산산조각 내고 있다 며 더 늦기 전에 당신 나라의 국경을 닫고 통제권을 확보하라 고 주장했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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