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과 김민석의 숙제 [사람들]
여야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지지층의 박수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과 결과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부정선거’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극우 세력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부정선거 주장이 이제 보수 정당의 중심부까지 파고든 것이다. 장 대표에게 부정선거론은 당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고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놓을 수 없는 정치적 동아줄로 보인다.
장 대표는 특검의 투표용지 반출을 ‘야반도주’라고 비난하며, 봉인지 훼손과 날인 누락 등을 근거로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절차상 미비나 이상 징후가 있다는 주장과 실제 대규모 선거 조작이 있었다는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이를 부정선거의 근거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다.
정작 당 안팎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지나간 부정선거 논란을 이어가기 위한 무리한 심폐소생술”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특검의 조치마다 시비를 걸면서 진실 규명보다는 당권 유지와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음모론을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 역시 당내 사정이 녹록지 않다. 신천지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도 공개하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스스로 약속한 지지율 10%포인트 상승의 시한인 취임 100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주 5회 출연하던 민티TV 출연 횟수까지 줄이며 당내 결속을 다지고 있지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국혁신당과의 통합론까지 불거지면서 당내 현안을 수습하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의 본질은 의혹을 부풀리는 기술이 아니라, 의혹을 성실히 해소하고 책임 있는 설명으로 신뢰를 얻는 데 있다. 음모론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도,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여야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지지층의 박수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과 결과다.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