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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플랜잇의 전환이야기】AI 경쟁력이냐, 탄소중립이냐, 양립의 조건은?

【플랜잇의 전환이야기】AI 경쟁력이냐, 탄소중립이냐, 양립의 조건은?
[칼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하 전기본) 실무안 발표를 앞두고 모든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년 마다 발표되는 전기본은 향후 15년 간의 전력 공급계획을 결정하는 주요 정부 계획인만큼 언제나 많은 주목을 받아왔지만 이번 전기본은 유난히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말 공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이하 메가프로젝트)’ 때문이다. 반도체, 피지컬 AI, 그리고 AI 데이터센터 세 분야에 국가 주도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투입하여 해당 분야의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모두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메가프로젝트는 사실상 신규 전력 수요 계획이다. 지난 8월 20일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전력수요 소위원회는 메가프로젝트로 인한 신규 전력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수요 전망을 내놓았다. 이전 4월 경에 발표했던 기존 수요 전망 대비 2040년 전력소비량과 최대전력 모두 약 20~30%가량 늘어난 수치였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력수요 재전망 결과 (기준 시나리오 기준, 모형수요 제외),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전력수요소위원회 / 출처 = 플랜잇 이에 모두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이 전력수요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하지만 우리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더 던져야 한다. 동시에 온실가스감축목표 (이하 NDC) 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한가?” 플랜잇과 그린피스, 화석연료를 넘어서(KBF)는 지난 9월 17일 발간된 공동 연구를 통해 전력 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전기본 대안 시나리오를 탐색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위의 두 질문 모두에 대한 실마리까지 물색하고자 했다.   석탄발전 퇴출만으로 충분한가? 메가프로젝트 수요 충족하면서 NDC 달성하려면 가스발전이 관건 2038년까지 탈석탄을 달성한다고 전제한 낙관적 시나리오 (이하 탈석탄 시나리오)에 메가프로젝트의 신규 전력수요를 추가해보았다. 20 GW 수요를 추가했을 때는 약 84 MtCO2e, 30 GW를 추가했을 때는 약 90 MtCO2e 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모두 NDC 상향안 수준 (약 56 MtCO2) 대비 1.5~1.6배 가량 웃도는 배출량이다. 이는 11차 전기본에 따라 2038년까지의 가스발전의 수소혼소 전환 계획 또한 포함한 것으로, 전환 이행이 늦어질 경우 배출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메가프로젝트 신규 수요를 추가한 탈석탄 시나리오 수요 규모별 총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 출처 = 플랜잇 메가프로젝트 시나리오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NDC 상향안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는 가스발전 확대가 불가피했기 때문이었다. 본 시나리오는 석탄발전 퇴출을 전제로 하여 재생에너지가 대폭 확대되었음에도, 신규 가스발전 없이 기존 설비만으로 메가프로젝트급 수요를 감당해야 했다. 이 때문에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에서 설정했던 가스발전 이용률 15% 제약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시나리오의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고, 결국 이 제약을 완화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가스발전 이용률은 70%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가스발전량은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 대비 최대 다섯배까지 증가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본 연구가 가정한 전력계통 구성과 재생에너지 및 저장장치 보급 속도만으로는 메가프로젝트급 대규모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을 뜻한다. 재생에너지만으로 채우지 못한 수요를 가스발전이 메워야 했고, 그 결과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재생에너지와 유연성 자원 빠르게 늘어나야 메가프로젝트 시나리오 상에서 재생에너지가 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설비용량과 발전량 모두 확대되었다. 설비용량은 메가프로젝트의 수요가 추가되지 않은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 대비 수요 규모에 따라 약 12% (20 GW 추가) 에서 38% (30 GW 추가) 까지 증가했다. 특히 태양광 설비용량이 200 GW를 넘어서면서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한편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 대비 20 GW 수요 추가 시, 약 1% 가량 느는데 그쳤지만 30 GW 수요가 추가되었을 때는 약 23%까지 증가했다. 메가프로젝트 신규 수요를 추가한 탈석탄 시나리오 수요 규모별 발전원별 발전량 및 설비용량 비교 / 출처 = 플랜잇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대폭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NDC 상향안 수준의 배출량을 달성하면서도 메가프로젝트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재생에너지의 증가폭이 부족했던 것이다. 따라서 메가프로젝트의 신규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가스발전의 이용률을 제한하여 온실가스를 유의미하게 감축하려면 본 시나리오에서 가정한 수준을 넘어서는 속도와 규모로 재생에너지가 증가하여 남은 수요를 담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 재생에너지 보급확대 뿐 아니라 전력계통 확충도 필수적이며, 다양한 저장주기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에너지저장장치 (ESS) 도입과 수요반응자원 (DR)과 같은 수요 측 유연성 자원도 함께 늘어나야 한다.   메가프로젝트 전력수요, 비수도권으로 분산하여 지산지소 달성 탈석탄 시나리오에 추가 수요를 더하지 않고 기존 전망 수요 중 일부를 비수도권으로 이전해보았다. 이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예상 전력소비량과 유사한 60 TWh 가량을 재생에너지 설비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라권으로 옮기자 지역 간 송전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이때의 송전량은 실제 계통 운영 현황과는 무관한 모델상의 송전량이며 시나리오 간 추세 비교를 위해 활용한 데이터이다.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에서 전라권→충청권 송전량은 약 34 TWh, 충청권→수도권 송전량은 38 TWh 수준이었다. 전라권에서 충청권으로, 충청권에서 또 다시 수도권으로 옮겨지는 전력량은 각각 서울 연간 총 전력수요의 3분의 2 가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그러나 수요를 전라권으로 옮기자 각각 송전량은 약 10 TWh, 6 TWh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전력수요 비수도권 분산 시나리오 지역간 송전량 비교 / 출처 = 플랜잇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메가프로젝트 일환으로 논의 중인 첨단산업 설비와 AI 데이터센터 대다수가 전라권에 위치하는 것을 논의 중인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본 시나리오와 같이 탈석탄 수준으로 화력발전 비중이 대폭 감소하고, 그 자리를 재생에너지가 채웠다는 전제 하에 대규모 수요까지 비수도권으로 이전할 수 있다면 지역간 송전량을 절감하여 전력계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계획 및 운용함과 동시에 메가프로젝트 수요를 해당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수 있다는 효과까지 일석이조로 누릴 수 있다.   AI 경쟁과 NDC 달성, 양립할 수 있는 조건 찾아야 이번 연구를 통해 메가프로젝트의 대규모 전력수요를 감당하면서도 NDC 상향안 수준의 감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을 퇴출한다는 대전제 아래, 신규 가스발전 확대를 제한하고, 가스발전 이용률을 규제하는 한편 재생에너지와 유연성 자원까지 대폭 확대하는 것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대규모 수요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전라권과 같은 비수도권에 위치한다면 분산형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효과적인 전력부문 탈탄소화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편 메가프로젝트와 NDC 달성의 양립 조건을 갖추는 것 못지않게, 정부가 전기본에 반영하고자 하는 메가프로젝트의 신규 수요 자체가 실제 유효한 계획인지, 과도하게 산정된 결과는 아닌지 투명하게 검증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민간 기업의 투자 계획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지만,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수요가 추가된다는 이유로 공급설비를 늘리게 되면서 신규로 건설되는 가스발전소는 되돌리기 어렵다. 전력당국은 메가프로젝트의 전력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전력 직거래(PPA)를 활성화하고, 전력계통 확대를 위한 민간 투자를 개방하는 등 제도적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처럼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수 있으나 동시에 이로 인해 화력발전이 확대된다면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NDC 달성과 탄소중립에 미칠 영향도 보다 균형감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김자현 에너지전환팀장은 김자현 에너지전환팀장은 에너지 정책 연구기관인 플랜잇(PLANiT)에 소속돼 활동 중이다. 플랜잇은 에너지 전환경로를 식별하기 위한 모델 기반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량적 연구기관이다. 김 팀장은 전력시장과 전력계통, 에너지전환 정책을 중심으로 연구해왔다.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에서 2년 넘게 근무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력시장 개편과 계통 유연성, 전력산업 거버넌스 등을 연구했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환경정책·규제 석사과정을 마치고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하며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 에너지 현안을 분석했다. 현재 플랜잇에서 에너지전환팀장을 맡아 전력시스템과 에너지전환 정책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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