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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용혜인 후보 검증하되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진 말자

용혜인 후보 검증하되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진 말자
[칼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본인과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0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검증은 필요하다. 장관 후보자라면 더욱 철저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그러나 검증과 마녀사냥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사실을 확인하고 책임을 묻는 것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부풀려 한 사람을 정치적으로 매장하려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용혜인 후보자를 둘러싼 보도와 국민의힘의 공세를 보면 과연 이것이 인사 검증인지, 아니면 정치적 사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용 후보자는 9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30분 넘게 직접 설명했다.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부터 이른바 ‘가족정당’ 논란, 국고보조금 문제, 과거의 조직 활동까지 피하지 않고 답변했다. 특히 의원직 겸직 문제는 법률과 관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상 허용되어 있다. 용 후보자가 장관직을 맡으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타당한지 되물었다. 그동안 장관으로 입각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의원직을 내려놓아 온 것이 법률적 의무가 아니라 정치적 관례였다면, 그 관례를 다시 검토해 보는 것 역시 정치개혁의 한 과정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마치 개인의 욕심 때문에 국회의원직을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 더구나 비례대표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그 의석은 어떤 방식으로 승계되는가.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무엇인가. 정당의 대표성과 유권자의 선택은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가.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따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논쟁은 이런 제도적 문제보다 ‘자리 욕심’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나는 오히려 용혜인 후보자가 던진 질문을 정치권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정치적 관례가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치인들끼리 만들어 놓은 자리 나눠먹기의 관행은 아닌가. 이 질문은 용혜인 개인을 넘어 우리 정치 전체를 향하고 있다. 배우자가 기본소득당의 주요 당직을 맡았다는 이른바 ‘가족정당’ 논란도 마찬가지다. 물론 공당의 인사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가족 관계가 있는 사람이 주요 당직을 맡는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있었는지는 충분히 따져볼 수 있다. 그것은 청문회에서 질문하고 검증하면 된다. 그러나 절차적 문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정당’이라는 낙인을 찍고, 그것을 마치 중대한 비리라도 되는 것처럼 확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용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해당 인사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없었으며, 당내 논의와 인준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데 뒤에 용혜인 성가족평등부 장관 후보자의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을 깎아내리는 표현이 눈길을 끈다. 2026.9.10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청문회다. 의혹이 있다면 자료를 내놓고 물으면 된다. 후보자는 답변하면 된다. 국민은 양쪽의 설명을 듣고 판단하면 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오히려 청문회를 둘러싼 일정 협의에도 제동을 걸었다. 기본소득당은 자신들이 제기한 의혹과 짜깁기가 청문회에서 반박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며 청문회를 열라고 요구했다. 나는 이것이 이번 사태의 가장 이상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의혹이 있다면 왜 청문회를 하지 않는가. 정말 문제가 있다면 청문회는 야당에게 가장 좋은 무대다. 자료를 제시하고 후보자를 추궁하면 된다.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지, 사실을 숨기는지, 설명이 충분한지 확인하면 된다. 그런데 청문회를 미루거나 정치적 공세만 반복한다면 국민은 오히려 다른 의문을 갖게 된다. 혹시 의혹 자체보다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이미지가 더 중요한 것은 아닌가. 최근 언론 보도 역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제목에서 크게 부각하고, 해명은 뒤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의 보도가 반복되고 있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그것이 사실로 확인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논란’, ‘의혹’, ‘셀프 인사’, ‘가족정당’ 같은 자극적인 표현이 확대 재생산된다. 이렇게 되면 의혹이 사실보다 더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의혹’이었던 것이 며칠 지나면 ‘논란’이 되고, 다시 ‘문제’가 되고, 결국에는 ‘비리’처럼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다. 이것은 언론의 검증이 아니다. 정치적 하이에나들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 살점을 뜯어 먹듯 공격하는 방식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용혜인 후보자도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기본소득당의 당 운영이 완벽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가족이 주요 당직에 참여하는 문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더욱 엄격한 설명이 필요하다. 당 운영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비판과 정치적 매장은 다르다. 나는 오히려 용혜인 후보자가 이번 사태에서 보여준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도망가지 않았다. 의원직을 내려놓으라는 요구에 굴복하지 않았고, 장관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에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청문회에서 국민에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정치인은 비판을 견뎌야 한다. 동시에 정치인은 부당한 공격에 맞설 줄도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치인을 침묵시키는 제도가 아니다. 서로 다른 정치세력이 공존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국민의 판단을 받는 제도다. 용혜인이라는 정치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심판하면 된다. 기본소득당의 노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정책으로 반박하면 된다. 장관으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청문회에서 검증하면 된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퍼뜨리고, 한 사람을 끊임없이 공격하여 스스로 사퇴하게 만드는 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더구나 국민의힘이 용혜인 후보자를 ‘기생정당’ 운운하며 공격하는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용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국고보조금 의존도를 거론하며 오히려 누가 기생정당인지 되물었다. 그는 기본소득당이 당원들의 당비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고보조금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반박했다. 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은 서로를 향한 조롱과 혐오가 아니다. 정당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기생정당이 되는 것도 아니며, 큰 정당이라고 해서 민주주의를 독점할 권리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작은 정당이 국회에 들어와 기존 거대 정당이 말하지 못했던 의제를 제기하는 것이 다당제 민주주의의 가치다. 비례대표제 역시 그런 다양한 목소리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존재한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마치고 소통관을 떠나고 있다. 2026.9.10 연합뉴스 나는 용혜인 후보자의 모든 것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절차는 검증하되 사람을 매장하지 말자. 의혹은 따지되 의혹을 사실로 둔갑시키지 말자. 정치적 반대는 하되 인간에 대한 공격으로 변질시키지 말자. 이것이 내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최소한의 원칙이다. 용혜인 후보자는 이제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공개된 검증의 장에 서야 한다. 국민의힘도 언론도 그 자리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 거기에서 자료를 내놓고 질문하고 답변을 듣자. 그리고 국민이 판단하게 하자. 정말 문제가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근거 없는 의혹이었다면 그 책임 역시 의혹을 만들어 퍼뜨린 정치권과 언론이 져야 한다. 정치는 누군가를 쓰러뜨리는 게임이 아니다. 특히 작은 정당에서 출발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고, 이제 야당 현역 의원 신분으로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정치인을 향해 거대한 정당과 언론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검증은 하되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지는 말자. 나는 용혜인 후보자가 이번 논란을 견디고 끝까지 국민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정책과 철학을 설명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논란이 한 정치인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 우리 정치가 관례와 기득권을 넘어 조금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가 용혜인 후보자에게 장관직을 맡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 대통령과 정부 역시 정치적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인사청문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국민은 정치인의 숭배를 원하지 않는다. 공정한 검증과 정당한 기회를 원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박철 시민기자 pakcho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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