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수요는 견조, 운용은 복잡…자산운용사들이 꼽은 3대 변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ESG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유지되거나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국가별 규제 차이와 극한 기후의 빈번한 발생으로 투자 전략과 판단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데이터 분석기업 클라리티 AI(Clarity AI)는 10일(현지시각) 전 세계 자산운용사와 자산소유자, 금융기관 120곳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담은 ‘Investor Sustainability Pulse 2025’ 보고서를 발표했다.
점점 더 심화되는 글로벌 ESG 규제 불일치성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9%는 관할 지역 간 규제 차이가 실제적인 도전 과제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46.3%는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42.2%는 ‘상당한 어려움’을 예상했다./ 출처: Investor Sustainability Pulse 2025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금융기관은 이번 조사에서 89%가 국가별 규제 차이로 국경 간 투자 복잡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유럽연합(EU)·미국·아시아 간 ESG 프레임워크가 불일치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 운용에서 비교 가능성(comparability)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이번 설문이 유럽연합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 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2.0 개정안 발표 이전에 실시됐다는 점으로, 유럽의 규제 환경은 더 불확실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SFDR 2.0 개정안은 지속가능 금융상품에 대한 라벨링 체계를 정비하고, 주요 부정적 영향(PAI) 지표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전환 계획에 대한 공시 요구를 한층 구체화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품 간 비교 가능성과 투명성이 높아지지만, 자산운용사로서는 공시 체계 전반과 기후 리스크 관리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기후 사건·전환·물리적 리스크가 투자 판단과 성과 변수로 부상
신뢰할 수 있는 기후 분석을 위해서는 점점 더 전환 시나리오와 물리적 영향이라는 두 관점을 하나의 포트폴리오 노출 분석으로 통합하는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출처: Investor Sustainability Pulse 2025
기후 변화는 더 이상 장기 리스크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성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55%는 홍수·산불 등 극한 기후 사건이 실제 투자 결정을 좌우한다고 답했다. 전환 리스크는 58.7%, 물리적 리스크는 50.4%로 나타나며, 기후 관련 리스크가 포트폴리오의 핵심 판단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클라리티 AI의 로렌소 사 최고지속가능책임자는 기후 리스크가 실시간 시장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은 확산… 대규모 활용의 관건은 신뢰와 검증
응답자의 57.8%는 AI를 이미 도입했거나 12개월 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66.9%는 AI를 데이터 수집·처리 영역에 활용하고 있었다. 다만 응답자의 68.6%는 AI 정확성을, 37.2%는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을 대규모 도입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설문 참여자들은 AI를 인간 전문가를 대체하는 도구라기보다, 분석 효율을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검증 가능하고 감사 가능한 결과만이 실제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다고 답했다.
클라리티 AI는 이번 보고서에서 지속가능 투자 환경이 규제 분절, 기후 리스크 확대, 데이터 복잡성 증가라는 압박을 동시에 받으면서 AI 활용이 불가피해지고 있지만, 확산의 관건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신뢰성과 검증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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