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1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람들] 과연 그가 버티기식의 낡은 보수 틀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진정한 희망을 주는 보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금의 장동혁 대표에게 그것을 기대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숙제처럼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벌써 1년 이란 반응보다 이제야 1년 이란 반응이 나올 법하다. 너무도 다사다난했던 1년이어서였으리라. 숱한 사퇴 압박과 당내 갈등,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당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역대 국민의힘 당대표들이 임기를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던 전례와 비교해본다면, 장 대표의 ‘버티는 힘’만큼은 이례적이면서도 대단하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장 대표는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윤석열 탄핵을 둘러싼 당내 분열 속에서 이른바 ‘반탄’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와 맞붙어 당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내부 이탈자에 대해서는 결단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년의 행보를 되짚어볼 때, 그가 강조해온 단일대오가 과연 국민을 향한 외연 확장이었는지, 아니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울타리였는지는 여전히 모호한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1년의 장동혁 체제를 단정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성과’보다는 ‘생존’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여전히 단절하지 못한 윤석열과의 관계 설정과 아직도 올림픽공원을 배회하는 모습은 장동혁 리더십의 가장 뚜렷한 한계로 보인다. 당의 외연을 확장해 중도층을 끌어안기보다는 지지층 결집에만 의식하는 모습에서 그의 정치적 생존투쟁만이 도드라진다.
당 윤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과 반복되는 징계 문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당내 이견을 설득과 정치적 조정으로 풀기보다 징계와 배제의 방식으로 관리하려 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조직을 조용하게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당의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장 대표의 생존에는 역설적인 측면도 있다. 그가 특별히 강해서라기보다,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뚜렷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그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차기 당권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제각각이고, 외부에서 가장 위협적인 변수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의 복귀 역시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장 대표에게는 ‘나를 대신할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 자체가 방패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대일 수 있다. 여당은 정권을 운영하며 민생과 국정 성과로 평가받아야 하는데, 제1야당 대표가 강성 지지층 결집에 매달리고 있다면 굳이 상대의 전략을 바꿔달라고 요구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이 내부 경쟁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새로운 지도부를 준비하는 동안, 국민의힘이 과거의 정치적 프레임 안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 양당의 경쟁력 차이는 결국 선거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과 강릉 국회의원 선거 등이 현실화되고, 그 선거들을 장동혁 대표가 직접 지휘하게 된다면 국민의힘은 어떤 메시지로 유권자에게 다가갈 것인가.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보다 올림픽공원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결집이 계속된다면 선거 결과는 굳이 미리 점쳐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장동혁 대표의 취임 1주년은 축하할 일인 동시에 깊은 우려를 자아내는 일이기도 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림자와 극우적 강성 지지층이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임기를 연장하는 정치와, 그 울타리를 넘어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 새는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없듯, 진보와 보수라는 양날개가 함께 힘차게 날갯짓해야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발전할 수 있다. 과연 그가 버티기식의 낡은 보수 틀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진정한 희망을 주는 보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금의 장동혁 대표에게 그것을 기대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숙제처럼 보인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