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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과 물, 공기로 전기를 100시간 저장... 네덜란드 오어 에너지, 4300만 달러 투자 유치
[환경]
철과 물, 공기만으로 최대 100시간 동안 전력을 저장하는 ‘철공기 배터리(iron-air battery)’에 유럽 벤처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네덜란드 장주기에너지저장(LDES) 스타트업 오어에너지(Ore Energy)는 최근 시리즈A 투자에서 4300만달러(약 645억원)를 유치했다. 플루럴(Plural)과 HV캐피털이 투자를 주도했고 기존 투자자인 포지트론벤처스(Positron Ventures)가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오어에너지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6100만달러(약 915억원)를 넘어섰다. 회사는 자금을 첫 제조공장 건설과 철공기 배터리 상용화에 투입해 2028년 기가와트시(GWh) 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덜란드 장주기에너지저장 스타트업 오어에너지의 기술/ 오어에너지 홈페이지   배터리에 전기를 넣으면 ‘녹이 사라지고’, 꺼내면 다시 녹슨다 현재 글로벌 에너지 저장 시장을 주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 시간이 몇 시간에 불과해 며칠 동안 지속되는 악천후나 전력 부족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 최고경영자(CEO) 아이탁 일마즈(Aytac Yilmaz)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루틸 외즈데미르(Rutyl Ozdemir) 등이 설립한 오어 에너지는 철, 물, 공기 등 원자재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물질을 활용해 최장 100시간 동안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철-공기 배터리를 개발했다. 철공기 배터리의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이 배터리는 철이 산화되는 화학 반응, 즉 녹이 슬고 복원되는 원리를 역이용한다. 전력을 방전할 때 금속 철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화돼 녹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전자가 방출돼 전기가 만들어진다. 반대로 충전할 때 전기를 가하면 산화철이 다시 금속 철로 돌아간다. 말 그대로 철이 ‘녹슬고 다시 녹이 벗겨지는’ 화학반응을 반복해 전력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리튬이나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시스템은 모듈형으로 설계해 MWh에서 GWh 규모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장기 에너지 저장 시장에서 철-공기 기술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온 대표적 기업은 미국의 폼 에너지(Form Energy)다. 폼 에너지는 빌 게이츠가 이끄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와 TPG의 임팩트투자 플랫폼 TPG라이즈 등으로부터 누적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가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폼에너지는 지난 3월 AI 데이터센터 개발기업 크루소(Crusoe)와 12GWh 규모의 철공기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대규모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엑셀 에너지(Xcel Energy, NASDAQ: XEL) 등 주요 전력사와 손잡고 구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현재 계약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만 75GWh를 넘는다. 반면, 유럽의 오어 에너지는 후발주자으로서 기가와트시급 공장 설립 및 기술 상용화 단계를 밟아가는 중이다.    실험실 나왔다…2028년 400MWh 공급, 총 1GWh 계약 이번 4300만달러 투자가 주목되는 이유는 오어에너지가 이미 실증 단계를 넘어 상업 공급계약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오어에너지는 2025년 7월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유럽 최초의 전력망 연계 철공기 배터리 시스템을 가동했다. 올해 2월에는 프랑스 전력기업 EDF의 연구개발 시설에서 유럽연합(EU)의 StoRIES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진행한 100시간 철공기 배터리 실증도 마쳤다. 실제 전력망 환경에서 수개월 동안 충·방전과 계통 연계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상업화 단계로 한발 더 나갔다. 오어에너지는 네덜란드 에너지기업 버짓타이스(Budget Thuis)와 최대 1GWh 규모의 철공기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400MWh를 2028년 공급하고 이후 전체 규모를 1GWh까지 확대하는 구조다. 유럽 에너지 공급기업이 철공기 배터리를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한 첫 사례 중 하나다.  결국 이번 투자금은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초기 자금이라기보다 100시간 저장 기술을 실제 공장에서 양산해 이미 확보한 주문을 공급하기 위한 ‘스케일업 자금’의 성격이 강하다. 투자 직후 회사가 첫 제조시설 건설과 2028년 GWh급 생산을 핵심 목표로 내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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