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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망신 출금 모르고 대사 임명 이 1심 무죄 근거
[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분열을 지켜보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3.9.26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년 3월 4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됐다. 이틀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대사를 출국금지한 사실이 MBC 단독 보도로 뒤늦게 알려지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대통령실도 외교부도 몰랐다 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출국금지 조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수사상의 비밀 이라고 무능한 외교 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정부는 아그레망까지 난 이종섭 대사를 출국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써 출국금지를 해제시켰다. 하지만 이런 소동은 결국 나라 망신으로 이어졌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한국 대사가 비리 수사에도 입국했다 고 보도했고, 호주 의회의 한 의원은 호주에 대한 결례 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호주 입국 11일 만에 이 전 장관은 귀국한 뒤 체류하는 기간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되어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처럼 출국금지조차 파악하지 못해 나라망신으로 이어졌던 윤석열 정부의 허술하기 짝이 없던 인사가 어이없게도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인정받는 근거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1일 범인도피·직권남용·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 선고공판에서 2023년 11월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도록 지시한 배경에 수사 방해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 부장판사는 이종섭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 진행 상황이라든지 전망 등을 누군가 상세히 파악하고 조사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보기 어렵다 고 윤 전 대통령 등 피의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함께 기소된 조 전 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 당시 외교·법무라인 인사들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해병특검이 기소했을 때부터 무리한 기소 라고 항변했던 윤석열 지지자들이 큰 힘을 얻은 것처럼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재판부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이종섭을 대사로 지명한 2023년 9월에는 공수처에 고발만 된 상태였고 임명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에도 이종섭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며 이종섭이 형사처벌 가능성이 구체화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는 구체적 인식 아래 대사로 임명해 공수처 수사를 저지·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볼 수 없다 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헌법 73조에 따라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정책적·정무적 판단에 따라 국방부 장관이었던 이종섭을 한국과의 국방 협력이 중요한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고 판단했다. 이어  전임 대사를 무리하게 쫓아내고 이종섭을 속된 말로 꽂아 넣었다 고 볼 수 없다 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정 인물을 외국 대사로 임명하는 게 범인을 도피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는지에도 의문을 표했다.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범인의 소재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곤란하게 할 정도를 뜻하지, 수사 절차를 다소 지연하거나 번잡하게 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지 않는다 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대사의 경우 소재나 신분, 임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지위 라며 통상적 의미의 도피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고 지적했다. 이 전 대사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지도 않았고, 호주에서 귀국한 뒤에도 특검팀이 출범할 때까지 공수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무죄 판단의 정황증거로 들었다.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핵심 증인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증인선서를 거부한 채 자리에 앉아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성재 법무부 장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임 전 사단장, 이 전 장관. 2024.6.21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출국시키려고 조태용 전 실장과 장호진 전 차관, 이시원 전 비서관에게 인사 검증과 공관장 자격심사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 이 전 장관을 호주로 출국시키기 위해 박성재 전 장관과 심우정 전 차관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무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하라고 지시했을 뿐 그 후속 절차에 관여하진 않았고, 법무부 공무원들에게 법을 위반해 출국금지를 해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함께 기소된 조 전 실장 등에 대해서도 범인도피로 볼 만한 위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통상적인 직무수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 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은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를 받다가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배경을 의심해 불거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취임 3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수처에)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아마 공직 인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아마 1월에 넣어서 2월 말, 3월 초에 호주 정부에서 아그레망을 준 것 으로 안다는 취지로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사망 넉 달 뒤인 2023년 11월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조 전 실장에게 임명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다음달인 2023년 8월 VIP 격노설 등 의혹 제기가 본격화하고 급기야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과 직접 통화한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고발되자 그를 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내보내려 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 법리와 기록에 비춰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론 이라고 환영했다. 이어 정상적인 행정 작용과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 행사까지 사후적으로 직권남용 이라 규정해 처벌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임 정부의 인사와 정책 판단을 형사 재판정에 세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팀은 이날 판결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관석 특검보는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우리들 사건이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개별 판단되지 않고 대부분 같은 결론이 나오게 된다”며 저희들도 이번 결과에 충격인 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검 측은 일단 다음주 초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범위를 정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범죄 실체를 외면하고 국민 상식을 벗어난 판결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윤석열 자신에게 조여오는 수사를 피하려고 인사권을 남용해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뜬금없이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법무부 장관 등 여러 공직자들을 동원해 출금금지까지 해제시켜 출국시킨 것이 범인도피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야당과 언론,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 이 범인도피, 나아가 수사 회피는 성공했을 것”이라면서 이명현 특검은 즉각 항소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범인도피의 법리를 오해한 1심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판결이 내려지면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형사 사건 8건 중 6건이 1심 선고까지 끝났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가장 혐의가 중한 내란우두머리 사건은 지난 2월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돼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2·3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을 지시한 일반이적 혐의 사건은 지난 6월 12일 1심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돼 역시 항소심 중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오는 16일 2심 선고가 내려진다.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김건희 씨와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에선 징역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는 내달 7일 이뤄진다. 아직도 1심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사건도 둘이나 된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사건과 미국 등 우방국에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의혹(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건이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12·3 비상계엄 임무와 관련해 특수부대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이현경)는 이날 문 전 사령관에 대해 군사상 기밀을 누설하고자 하는 고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내란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전날인 지난 2024년 12월 2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받은 계엄 관련 정보사령부 임무를 민간인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팀은 문 전 사령관이 군사상 기밀인 특수부대의 예산과 임무 등 관련 정보, 장관 보고 및 장관의 지시사항을 누설했다”며 문 전 사령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전 사령관과의 통화에서 문 전 사령관이 했던 발언에 대해 외부에도 알려진 정보사령부의 조직 편제, 기타 군부대 또는 민간에서 보유하거나 운용하는 장비”라고 판단한 뒤 피고인의 이런 발언만으로는 그 내용이 외부에 누설된다고 해서 군사목적상 위해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주된 관심사는 그 무렵 노상원이 언급한 정보사령부 병력의 준비, 출동과 관련해 취해야 할 조치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발언이 당일 오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넘어, 군사상 기밀을 누설하고자 하는 고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공모해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구성에 필요한 정보사령부 공작요원 명단을 노 전 사령관 등 민간인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별개의 1심 재판에서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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