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토박이말 ] 구름머리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만날 토박이말은 구름머리 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의 봉우리, 그 몽글몽글하고 폭신해 보이는 윗부분을 바로 구름머리 라고 부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봉우리 모양을 한 구름 덩어리의 윗부분 이라고 풀이하고 있지요.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여름날 뒤낮(오후), 하늘 높이 솟아오른 구름의 꼭대기를 가만히 바라본 적 있으신가요? 마치 커다란 솜뭉치 같기도 하고, 갓 쪄낸 새하얀 눈이 덮혀 있는 것 같기도 한 그곳이 바로 구름머리 입니다. 파란 하늘을 그림종이 삼아 제멋대로 몽실몽실 솟아난 구름머리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포근해지고 마음속 그림힘이 샘솟습니다.
저 멀리 뭉게구름의 구름머리가 봉긋 솟아 있었다.
아이들은 풀밭에 누워 때때로 모양이 바뀌는 구름머리를 보며 온갖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구름머리 는 하늘의 바람빛(풍경)을 더욱 살갑고 아름답게 나타내 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구름머리 에는 또 다른 아름다운 뜻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바로 숱이 많고 소담스러운 머리 를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자말로는 운발(雲髮) 이라고 하는데, 이 말을 풀어보면 구름 같은 머리 라는 뜻이 됩니다. 예로부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소담하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구름에 빗대어 나타내셨습니다. 윤기가 흐르며 탐스럽게 굽이치는 머리카락이 마치 하늘의 구름처럼 보였나 봅니다.
비록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구름머리 의 첫 번째 뜻만 올라와 있지만, 운발 이라는 한자말이 구름머리 로 풀어쓸 수 있는 만큼, 우리는 이 아름다운 토박이말에 구름 같은 머리 라는 뜻을 더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는 이러한 쓰임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귀밑머리 남은 몇 올이 구름머리 흩날리듯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문순태, 타오르는 강 )
이처럼 아름다운 님의 머리를 나타낼 때 구름머리 라는 말을 쓴다면 그 모습이 더욱 생생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지지 않을까요?
바람이 불자 그녀의 구름머리가 부드럽게 흩날렸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정성껏 딸의 구름머리를 빗어 땋아 주셨다.
이렇듯 구름머리 는 하늘의 구름 봉우리와 사랑하는 사람의 소담한 머리카락을 모두 가리킬 수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입니다.
이제 하늘을 볼 때마다 몽글몽글한 구름머리를 찾아보고, 둘레 사람의 아름다운 머릿결을 보며 구름머리 라는 말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이 말을 자주 쓰고 널리 나눌수록 구름머리 라는 낱말의 쓰임새는 더욱 넉넉해질 것입니다. 나아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구름 같은 머리 라는 뜻이 더해져, 우리말의 아름다운 결이 더욱 살아나기를 바라 봅니다. 오늘, 여러분의 마음속에 구름머리 하나 곱게 들여놓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토박이말]구름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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