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첫 국가폭력 사과 높이 평가…가해자 처벌해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묵념하고 있다. 2026.8.7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면서 국가폭력 과거사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것을 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측이 시민사회의 오랜 요구에 국가가 응답해줬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적극적인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가해자 처벌과 온전한 국가 책임의 이행 등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관련 기사
민변 과거사청산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역대 대통령의 사과가 개별 사건에 국한되었던 것과 달리,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해 국가폭력 피해자 전체에게 포괄적으로 사과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라면서 이번 사과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국 설치를 통한 형제복지원 등 집단수용시설 사건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의 규명, 직권조사 확대, 국가폭력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소멸시효 배제 원칙 등 이번 대통령의 언급을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과제에 대한 국가의 유의미한 응답으로 높이 평가한다 고 밝혔다.
지난 6월 24일 13인 체제의 위원 임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상교)는 해외입양 및 집단수용시설과 관련한 인권 침해 사건을 전담하는 조사3국을 신설하기 위해 조사3국 업무 준비 태스크포스(TF) 를 구성하고 조사관을 충원하는 등 조직을 꾸려가는 중이다. 이를 통해 진실 규명 업무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적·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사무처 정원을 종전 137명에서 165명으로 28명 늘리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3기 진실화해위 출범을 계기로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그동안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물음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는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다 며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하겠다. 진실화해위에 조사3국을 추가해 형제복지원이나 덕성원 등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을 철저히 규명할 것 이라고 조사3국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이 대통령은 또 그동안 피해자의 신청에 의존했던 조사 방식의 한계도 보완해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미처 밝혀내지 못한 진실을 최대한 밝혀내겠다 면서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지난 2월 과거사정리법의 개정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및 보상과 명예 회복의 책임을 법률에 명확하게 담았다. 국가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해 국가가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면하지 않는 원칙을 세웠다 고 소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위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자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8.7. 연합뉴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의지를 호평한 민변 과거사청산위는 그러나 진실 규명이 피해 구제로, 나아가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사과는 선언에 그치고 만다. 진실화해위원회 스스로 밝혔듯 피해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진실 규명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면서 무엇보다 국가폭력의 가해 당사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단 한 번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삼청교육대와 서산개척단, 사북 사건과 납북 귀환 어부 사건, 강제징집·녹화·선도 공작에 이르기까지 불법 구금과 고문, 가혹행위를 실행하고 지휘한 자들은 법의 심판대에 서지 않았고 상당수는 오히려 그 공로로 서훈까지 받았다. 가해자 처벌 없는 사과는 피해자에게 절반의 정의일 뿐이며 처벌받지 않은 국가폭력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이어 소멸시효 배제 원칙 또한 이행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가책임에 유효기간이 없다고 선언하는 그 순간에도 법정에서는 국가가 피해자들을 상대로 소멸시효 완성을 다투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며 아울러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국의 설치도 조직 신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충분한 조사 인력과 전문성, 조사 지휘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진실 규명은 성과를 낼 수 없다. 한시 기구의 활동 종료 이후를 책임질 항구적 기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요구했다.
1. 법무부는 소송지휘권을 행사해 계속 중인 국가배상 소송에서 소멸시효 항변을 즉시 철회하고, 정부는 소멸시효 배제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을 완성해야 한다. 현재의 입법은 진실화해위원회 결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소멸시효를 배제하고 있으나,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 모두에 있어서 시효를 배제하는 것으로 확장이 필요하다.
2. 정부와 국회는 반인도적 범죄에는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확립된 국제법 원칙(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시효 부적용에 관한 협약)에 따라 고문 등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입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가해 당사자들에 대한 수사·기소와 서훈 박탈 등 책임 추궁에 나서야 한다.
3. 정부는 시행령 개정과 예산·인력 지원으로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국이 집단수용시설 인권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에 대한 실질적 조사 역량을 갖추도록 보장하고, 과거사정리법 제55조가 예정한 과거사연구재단의 설립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사북사건 46년을 일주일 앞두고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피해자들이 정부의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가해 황인오 사북민주항쟁동지회장의 경과 보고를 듣고 있다. 사북사건은 1980년 4월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동원탄좌 탄광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임금 등에 항의해 벌인 파업이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로 비화한 사건이다. 2026.4.14. 연합뉴스
해외입양인인 미키 플리펜 한국해외입양인연합(KAMRA Korea)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열린 혼혈인 해외입양 진실규명 조사 신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과거 정부가 해외로 내보낸 혼혈 해외입양인 5인의 인권침해에 대한 진실규명을 신청하는 한편 해외입양 및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조사 전담국 설치 등을 촉구했다. 2026.3.30. 연합뉴스
민변 과거사청산위는 대통령은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는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숙제의 답안은 사과의 언어가 아니라 이행의 기록으로 채워져야 한다 며 우리 위원회는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진실이 법적 구제로, 사과가 국가 책임의 완전한 이행과 가해자 처벌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할 것이다. 대통령의 사과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는 이제 전적으로 국가의 실천에 달려 있다 고 후속 조치 실행을 거듭 주문했다.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