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법사위 [사회혁신] 법사위를 계속 흔드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서영교 위원장의 의사봉만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와 법사위의 권위임을 18명의 법사위원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 17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법사위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상임위원회 중 하나다. 법사위의 주 역할은 일반 법률안의 체계·자구 심사는 물론, 검찰·법원·법무부·공수처 등 사법 관련 기관을 소관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법사위의 풍경을 보면, 법을 다루는 곳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싶을 만큼 참담하다.
18명의 법사위원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은 6명으로, 숫자로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법사위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거의 일당백 수준이다.
국정감사장에서 동료 의원의 질의를 끊고, 위원장의 진행에 항의하며, 발언권이 정지된 뒤에는 회의장 밖까지 따라나가 고성을 주고받는다. 국감은 법원과 검찰을 감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어느새 의원들끼리 목소리 크기를 겨루는 싸움터가 됐다.
주진우 의원은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대법원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영화 과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 문제까지 꺼내 들었다. 급기야 박지원 의원이 영화는 문체위 소관”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김태규 의원의 발언은 더 심각하다. 동료 의원이 질의하는 도중 부엉이바위 진실을 하나 만들자”고 하질 않나, 곧이어 인간이 되라”는 항의에 네가 인간이 되세요”라고 맞받아치면서 결국 발언권까지 정지됐다.
물론 여당 의원들의 거친 표현 역시 잘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의 막말이 자신의 막말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다. 발언권 정지를 두고 박형수·곽규택 의원 등이 위원장의 진행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국감은 다시 소모적인 공방으로 흘렀다. 8일에도 국감 시작부터 발언권 정지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영화 한 편을 두고 박정희와 김재규를 소환하고, 부엉이바위까지 끌어오며, 막말과 고성이 끊이지 않는다. 22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가 시작되자마자 펼쳐진 풍경은 전반기 정청래·추미애 위원장 시절 못지않은 충돌의 연속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이 국회에 요구한 것은 과거사를 들춰내는 정쟁이 아니다. 지금의 법과 사법체계를 제대로 감시하고 바로 세우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최근 개봉한 영화 을 계기로 12·3 비상계엄이라는 암울한 과거에서 시선을 돌리고, 이를 보수 결집의 계기로 삼으려는 듯 영화와 과거사를 법사위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법사위가 법을 다루는 곳이라면, 최소한 법사위답게 싸워야 한다. 목소리가 크고 막말이 거칠다고 의정활동이 잘되는 것도, 주장이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법사위를 계속 흔드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서영교 위원장의 의사봉만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와 법사위의 권위임을 18명의 법사위원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