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모든 AI 프로젝트 환경영향 사전심사…탄소·전력·물까지 평가 [환경] SAP가 모든 신규 AI 프로젝트에 환경영향 사전심사를 도입했다.
미국 지속가능경영 전문매체 트렐리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각) SAP가 AI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탄소배출과 전력·물 사용을 비롯해 개인정보, 인권, 사회적 영향을 함께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개발·도입 단계부터 환경 리스크를 걸러내고 규제 대응과 신뢰 확보까지 함께 관리하기 위해서다.
모든 신규 AI에 위험등급…고위험 사업은 추가 심사
SAP는 모든 신규 AI 프로젝트에 탄소배출과 전력·물 사용을 포함한 환경영향 사전심사를 적용하고, 고위험 사업은 추가 검토하고 있다. 작은 AI 모델과 고효율 하드웨어를 활용해 AI 토큰당 평균 탄소배출량도 60% 줄였다. / 출처=SAP
SAP는 사전심사 결과에 따라 AI 프로젝트별 위험등급을 매긴다.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된 프로젝트는 윤리 운영위원회의 추가 검토를 거쳐야 한다. 평가 결과가 실제 AI 개발과 도입 과정의 내부 통제 절차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심사의 기준은 지난 6월15일부터 시행된 ‘글로벌 AI 윤리정책’ 3.0이다. SAP는 지속가능성을 안전과 공정성, 개인정보 보호 등과 함께 10대 AI 윤리 원칙 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 AI 시스템은 개발부터 배포·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이 원칙을 지키는지 지속적으로 점검받는다.
정책 개정에는 유럽연합(EU) AI법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AI 원칙 등이 반영됐다. AI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법적 요구사항을 넘어 자체적인 개발·운영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적용 범위도 넓다. SAP가 직접 개발한 AI뿐 아니라 SAP 제품에 탑재되는 공급업체의 AI, 외부에서 도입해 판매하거나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AI도 정책 대상이다. 일부 공식 파트너가 제공하는 AI는 SAP의 윤리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체 개발을 넘어 외부에서 조달하는 AI까지 심사 범위에 포함한 셈이다.
작은 AI 모델 우선 적용…토큰당 탄소배출 60% 줄였다
SAP는 작은 AI 모델과 고효율 하드웨어를 활용해 AI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2024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AI 토큰당 평균 탄소배출량을 60% 줄였다고 밝혔다.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작은 모델이나 도구를 사용하고, 이용자의 요청도 처리에 가장 효율적인 AI 모델로 자동 연결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에서도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고 있다. SAP는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과 맞추고 있으며, 내부 AI 개발과 인프라 사업의 환경영향을 측정·보고하는 수단도 마련했다. AI 모델 선택부터 이를 구동하는 인프라까지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외부 파트너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데이터는 아직 확보 과정에 있다.
AI의 환경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관련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SAP는 기업자원관리 시스템을 비롯한 핵심 사업에 AI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최소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포천 500대 기업의 약 90%가 SAP 시스템을 사용하는 만큼 AI 적용 확대에 따라 관리해야 할 에너지·탄소 범위도 커지고 있다. AI 투자를 확대하면서 개발·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부담도 함께 관리하는 방식이다.
IBM·세일즈포스도 환경성 포함…빅테크 AI 정책은 온도차
IBM과 세일즈포스도 AI 거버넌스에 환경영향을 포함하고 있다. IBM은 책임기술 거버넌스에서 환경 지속가능성을 별도 영향 영역으로 두고 기술을 장기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세일즈포스도 2024년 공개한 AI 정책에 환경 문제를 포함했다.
기업별 적용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트렐리스에 따르면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윤리정책을 공개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별도 판단 기준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청정에너지와 탄소감축 목표를 운영하는 것과 개별 AI 프로젝트의 환경부담을 심사 기준에 넣는 것은 아직 별개의 영역인 셈이다.
소피아 멘델손 SAP 최고지속가능성·커머셜책임자는 기업들이 AI를 통해 효율성과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만큼 지속가능성도 그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