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기업 ESG 투자 기준 나왔다…유럽 투자자들 ‘일괄 배제’서 기업별 심사로 [뉴스] 유럽을 중심으로 방산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방산기업을 평가하기 위한 별도의 책임투자 기준 마련에 나섰다.
방산기업을 ESG 투자 대상에서 일괄 제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권실사와 무기 사용처, 국제인도법 위반 위험 등을 따져 기업별로 투자 여부를 판단하려는 움직임이다.
책임투자 전문매체 RI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기관투자자와 자산운용사가 참여한 방산 관련 기업 책임투자(GRID·Guidance on Responsible Investment in Defence-related Companies)’ 이니셔티브는 지난 18일 방산부문 책임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방산기업 일괄 배제’ 대신 기업별 심사…제품·사용처·인권 위험 본다
지난 18일 유럽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방산부문 책임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ChatGPT 생성 이미지
별도의 방산 책임투자 기준이 등장한 배경에는 유럽의 국방비 확대와 방산 투자 증가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국방예산을 늘리면서 방산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도 커졌다. 기존처럼 방산기업을 ESG 투자에서 일괄 제외하기보다, 기업별 사업 내용과 무기 유형 등을 따져 투자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것이다.
GRID는 이런 변화에 맞춰 방산기업을 일괄 배제하는 대신 투자 대상에서 바로 제외할 기업과 추가 실사를 거쳐 투자 여부를 판단할 기업을 구분했다.
투자 판단에는 사업구조, 제품 종류뿐 아니라 인권과 국제인도법 관련 위험을 반영하도록 했다. 기업이 생산하는 무기와 군사용 장비의 종류, 제품이 판매되는 국가와 최종 사용처, 과거 논란이 발생한 사업이나 거래 등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특히 민간과 군사 목적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과 무인·자율무기 체계가 확대되면서 기존의 단순 업종 분류만으로 방산기업의 위험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반영했다.
가이드는 이 같은 기업에 대해 투자 전에 별도의 실사를 실시하고, 투자 이후에도 인권과 국제인도법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논란이 발생했을 때 즉각 투자에서 철수할지, 기업과의 관여를 통해 개선을 요구할지도 사안별로 판단하도록 했다.
기업 관여 과정에서는 인권·제품 관련 위험을 관리하는 정책과 내부통제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구체적인 개선 목표를 제시하도록 했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의결권 행사나 투자 축소 등 후속 조치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연기금·보험사, 운용사 방산 투자까지 점검…실사·관여 절차 확인
GRID는 방산주를 직접 운용하는 투자자뿐 아니라 외부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하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자산보유자의 책임도 별도로 제시했다.
자산보유자는 운용사가 자체적인 방산기업 투자 기준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 기준이 실제 투자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점검하도록 했다.
특히, 단순히 포트폴리오에 방산기업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운용사가 투자 전 어떤 실사를 실시했는지, 투자 이후 방산기업과 어떤 사안을 논의했는지, 논란이 발생했을 때 어떤 대응 절차를 적용하는지까지 살펴보도록 했다.
고객에게 방산 투자 원칙을 설명하는 절차도 마련하도록 했다. 방산기업을 투자 대상에 포함하는 이유와 적용 기준, 투자 이후 관리 방식을 공개해 책임투자 정책과 실제 포트폴리오 운용 사이의 차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