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빅테크 최초 영업익 분기 100조원 달성 [뉴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익 100조원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 4000억원을 기록해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 외에 세계 어떤 기업도 도달하지 못했던 기록이다. 실적을 견인한 건 역시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빅테크 대장인 엔비디아를 넘어 영업익 세계 1위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의 믿을 수 없는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제법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한국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익 100조원 기록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 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5조 7533억원을 1.6% 상회했다.
참고로 한국 기업이 분기 영업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내놓으라 하는 빅테크 기업들도 분기 영업익 100조는 언감생심
분기 영업익 100조 달성은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를 포함해도 최초의 기록이다.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만이 우크라이나 전쟁 때인 2022년 2분기 영업익 865억달러(약 116조원)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 8000억원, 영업익 20조 1000억원으로 나란히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이래 4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익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영업익은 이번 1개 분기만으로 작년 전체(43조 6000억원)의 2.5배에 육박했다.
또한 이는 2022년(43조 4000억원), 2023년(6조 6000억원), 2024년(32조 7000억원), 2025년(43조 6000억원)까지 4년간 합산 영업이익(126조 3000억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은 254조 1000억원에 달해 올해 연간 350조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역대 최대 영업이익, 자료 : 연합뉴스
실적 견인한 반도체 내년도 맑음
이날 부문별·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분기에도 반도체부문(DS), 특히 메모리 사업부가 홀로 전사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범용 인공지능(AGI·모든 작업에서 인간처럼 능력 발휘 가능) 도달을 목표로 한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메모리 수요가 꺾이지 않은 결과다.
업계에서는 DS 부문이 전사 영업익과 비슷하거나 이를 소폭 웃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낸드는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4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 삼성전자 영업익 전망이 550조원 안팎으로 형성된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562조원에서 632조원으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DS 부문 내 LSI 및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1조원 안팎의 적자가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동률 개선과 함께 사업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팹 가동에 따른 비용이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완제품부문(DX) 부문도 부품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이전 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가 2분기째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모바일(MX)·네트워크 사업부가 1조 5000억원 안팎의 넘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TV(VD) 및 생활가전(DA) 사업부도 5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원, 하만은 2000억~4000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을 기록해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10.8. 연합뉴스
삼성전자, 올해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 367조…엔비디아 소폭 앞설 가능성
삼성전자의 이번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고서도 분기 기준 100조원을 넘긴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엔비디아(637억달러·85조 4000억원)나 애플(509억달러·68조 2000억원)이 각각 거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어 세계 민간기업 중 1위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710억달러(95조원)로 보고 있어 삼성전자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엔비디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최대 영업이익을 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67조원이다.
미국 주식 분석 플랫폼 스톡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최신 회계연도(2026년 2월∼2027년 1월)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88억 6000만달러(360조 2000억원)로, 이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소폭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내게 된다.
대한항공 화물기에 실려 세계로 향하는 K-반도체 [연합뉴스 자료사진]
셀온? 리밸런싱?…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에도 코스피 2.6% 하락
한편 삼성전자가 한국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선을 넘어서는 쾌거를 올렸지만 8일 한국 주식시장은 비교적 큰 폭의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으로 장을 마쳤다.
0.07% 오른 6,808.68로 출발한 지수는 곧 하락전환해 지속적으로 낙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6.16포인트(0.69%) 내린 892.27로 마감했다.
이날 개장에 앞서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 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5조 7533억원을 1.6% 웃돈 것이다.
한국 기업이 분기 영업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영업이익률은 55.1%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반도체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됐지만, 다른 한편에선 재료소멸 인식에 따른 셀온(Sell-on·호재 속 가격하락)과 금리 등과 관련한 부담이 부각되며 시장을 억눌렀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치솟으면서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2% 내렸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22% 떨어졌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15%의 낙폭을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36%를 넘어서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도 5.73%대까지 오르며 역시 24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낸 것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호실적에도 전장보다 2.42% 내린 26만2천원에 이날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한 적이 있다.
SK하이닉스도 2.44% 내린 168만 1000원에 마감했다. 여타 시가총액 상위주도 2차전지 관련주를 제외한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글로벌 반도체 조정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따른 수급 충격으로 7월 한 달 사이에만 코스피가 20% 넘게 급락한 후유증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접어든 가운데 외국인은 ‘팔자’를 지속하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매수여력이 제한되는 수급 공백 속에 여타 주요국 증시만큼의 회복 탄력성을 보이지 못해 왔던 까닭이다.
코스피는 이날 종가(6,625.93) 기준으로 전고점(6월 22일·9,114.55) 대비 무려 27.30% 내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지난 7월 29일 10,445.44까지 추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현재 13,066.15로 전고점(6월 22일·14,655.29)과의 간격을 10.8%까지 좁혔다.
마찬가지로 7월 말 한때 39,384.85까지 내렸던 대만 가권 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49,313.44로 전고점(6월 23일·48,218.87)을 넘어섰으며, 올해 수익률은 70.26%로 코스피(57.23%)를 누르고 주요국 증시 중 1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즉각적으로 흐름이 바뀔 정도의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원화 강세와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이 선뜻 ‘사자’에 나서지 못하는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자산 재조정)과 옵션 만기 등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자 보고서에서 총 운용자산(AUM) 약 19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ETF 7종이 8일 리밸런싱에 나서면서 ETF 내 편입 비중이 상한선에 가까워진 삼성전자의 기계적 매도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8일은 옵션 만기일인데다, 그간 삼성전자 주가를 뒷받침했던 자사주 매입도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으나, 반도체 업황 자체는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은 세부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만큼 환율 영향, 사업부문별 실적을 둘러싼 시장의 해석이 일시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금요일 휴장과 8일과 12일 ETF 리밸런싱, 8일 옵션만기일 등에 따른 단기 수급 이슈가 개입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증시 전반의 주가 흐름과 외국인 수급의 실질적인 변화는 차주부터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8일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2% 넘게 하락하며 6600선으로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177.97p(2.62%) 내린 6,625.93p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2026.10.8.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