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폭풍매수에 1001.86p 올라…사상 최대폭 상승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코스피가 지난 사흘간 이어진 기록적 폭락을 딛고 31일 폭등하며 역대 최대 상승세를 보였다. 무려 1000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코스닥도 폭등했다.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 매수에 나섰고 개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로 매도했다. SK하이닉스가 상한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삼성전자도 상한가에 근접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과 빅테크의 설비투자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잦아들며 미국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주가 폭등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최근 주가 폭락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레버리지 펀드의 강제청산 소식도 투심 회복에 도움이 됐다. JP모건은 한국증시가 매력적인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루에 1000포인트 넘게 대폭등한 코스피
7월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승률 2위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 기록한 11.95%이며, 상승폭 2위는 지난달 9일 기록한 612.52포인트다.
국내 증시 급등에 장 초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잇달아 발동됐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64.23포인트(1.15%) 오른 5,657.79로 출발해 단숨에 6000선을 회복했다. 장중 한때 6,630.77(+18.54%)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으로 봐도 코스피는 이날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장중 최대 상승률은 2008년 10월 30일(13.00%)이었다. 코스피가 이날 처음 13%를 초과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날 코스피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001.01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 변동폭 1,000포인트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이 역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지난달 23일 기록한 971.61포인트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74.98포인트(11.63%) 오른 719.76으로 장을 종료하면서 역대 2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상승률 1위는 올해 3월 5일 기록한 14.1%이다. 지수는 사흘 동안 120.08포인트 내린 뒤 이의 62%를 하루 만에 회복한 셈이다.
지수는 21.69포인트(3.36%) 오른 666.47로 장을 시작해 장중 700선을 되찾은 뒤로도 723.56(+12.22%)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지수도 7월 전체를 보면 21.44%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516억원 순매수였다. 기관도 3054억원 매수 우위였으며, 개인은 홀로 5590억원 매도 우위였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한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주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외인은 역대 가장 많이 사들이고, 개인은 사상 최대로 내다팔고
반도체 조정으로 코스피는 지난 사흘간(28∼30일) 총 1162.19포인트가 빠졌는데, 이날 하루 만에 해당 손실의 86%를 회복한 셈이다. 그러자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다시 5000조원대 위로 올라섰다.
코스피가 이같은 불기둥을 쏘아 올린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역대급 ‘사자’ 흐름이 있었다. 장 마감 시점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 수치까지 합하면, 외국인 이날 총 8조 770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이는 역대 최대 외국인 순매수 규모로, 지난 5월 4일(3조 9109억원)의 기록을 석 달 가까이 만에 넘어섰다. 기관도 1조 4096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함께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이날 역대 최대 규모로 팔아치우며 사흘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은 이날 총 10조 3834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지난 4월 8일 기록한 7조 5억원 순매도를 넘어섰다.
2026년 들어 코스피 지수 등락 추이, 자료 : 연합인포맥스
17년만에 상한가 기록한 하이닉스, 상한가에 근접한 삼성전자
국내 증시 폭등을 견인한 건 역시 반도체 ‘투톱’이었다.
삼성전자는 26.81% 오른 26만 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1년 12월 5일 기록한 역대 최대 상승률이자 당시 상·하한가 제한이었던 15.00%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4.15% 폭등하며 출발한 뒤 장중 한때 26만7000원(+28.99%)까지 회복했다. 지난 사흘간(28∼30일) 총 4만 7000원 밀렸지만, 이날 하루 만에 모두 만회하고도 8500원 더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상한가(29.95%)인 171만 8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9일 기록한 상승률(15.91%)을 약 두달 만에 경신했다. 약 17년만의 상한가다.
개장 시 28.37% 껑충 뛰어오르며 오후 들어 상한가를 처음 터치한 주가는 이후에도 그 주위를 맴돌다 결국 상한가 마감했다. 사흘간 49만 4000원 내린 주가는 이날 다시 39만 6000원 오르며 이 기간 손실의 80%를 회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빅테크발 훈풍에, 레버리지 펀드 청산소식까지 더해져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삼성전자도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품귀 상황이 내년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반도체 업종이 간밤 큰 폭으로 반등한 분위기가 국내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MS의 사무보조 인공지능(AI) 서비스 365코파일럿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AI 수익성 논란이 일부 해소됐고, 아마존도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 매출이 37% 늘어난 422억 달러를 기록해 예상치(31% 증가)를 크게 웃돌며 2021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나타낸 것이 주효했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AWS가 호황(booming)”이라며 AI 사업과 자체 개발 칩 사업 모두 연환산 매출 25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리오폴드 애션브레너가 이끄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이하 시추에이셔널)가 약 4배 레버리지로 AI 반도체 종목에 집중 투자하다가 마진콜(추가증거금요구)로 궁지에 몰렸다가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헤지펀드 시타델에 넘기는 신세가 됐다는 소식도 단기바닥 신호로 인식됐다.
이에 힘입어 마이크론(+18.36%), 샌디스크(+25.99%), AMD(+13.00%), 인텔(+11.30%) 등이 두 자릿수 상승을 보이면서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무려 8.19% 뛴 채 장을 마감했다.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이날은 17.52% 급등, 공모가와 동일한 149달러로 반등했으며,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상한가인 8.00%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한편, 이날은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과도하게 증폭한 주범이란 비판을 받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지수상장펀드(ETF)에 대한 금융당국의 보완 대책이 조기시행된 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기본예탁금 1000만원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거래할 수 있었으나, 이날부터는 예탁금이 3000만원으로 상향된다. 예탁금 산정 시 시가 70%까지 인정되던 주식·ETF·채권 등 대용증권도 제외됐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기록한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주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7.31, 연합뉴스
레버리지 ETF 청산 완료…헤지펀드 90% 소화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이 6월 중순 이후 한국 증시를 강타한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과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데다 청산 압력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오히려 지금이 매수 관점에서 매력적인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믹소 다스 등 JP모간 전략팀은 29일(현지시간) 최신 보고서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청산은 완료됐고, 헤지펀드도 디레버리징의 약 90%를 마쳐 모두 수용 가능한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밝혔다.
지난 분석에서 레버리지 ETF 청산 75%, 헤지펀드 디레버리징 50% 이상 진행됐다고 본 데서 한발 더 나아간 판단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고점 이후 약 40% 하락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JP모간은 통상적인 펀더멘털 우려와 순환매성 자금 이동에서 촉발된 조정이 레버리지 ETF에 의해 증폭됐고, 최근에는 헤지펀드의 포지션 청산 양상까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는 6월 말 운용자산(AUM)이 5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이는 시장 규모 대비 미국의 4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하락일마다 강제 청산을 유발해 변동성을 키우고 다른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까지 연쇄적으로 불러왔다.
JP모간에 따르면 이 규모는 현재 170억달러까지 줄었고 저가 매수성 자금 유입도 멈춰서면서, 변동성지수 비율(VKOSPI/VIX)도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추가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헤지펀드 레버리지도 거의 정상화됐다.
JP모간 프라임북 기준 롱숏(L/S) 비율은 5.7배에서 지난 7월 27일 3.2배로 떨어졌다. L/S 비율은 롱포지션 금액을 숏포지션 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이 상승에 크게 베팅하고 있으며, 그만큼 위험노출이 크다는 의미다.
개인 신용융자 잔고(약 200억달러) 역시 강제 청산되는 레버리지 ETF와 달리 완충 여력이 있어 위험이 크지 않다고 봤다.
기록적이던 외국인 순매도도 둔화하면서, 두 대형주의 MSCI 신흥국(EM) 지수 내 비중은 6월 말 9.5%·8.3%에서 현재 6.5%·4.5%로 낮아졌다.
JP모간은 이번 주 낙폭이 추가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인 포지션 여건은 매력적이며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과 이익 모멘텀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JP모건 본사 안내석.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편집위원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