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러 견제 위해 한·일 원자력잠수함 허용하나 [뉴스] 하와이에 있는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부. 일본경제신문 9월 10일
미국 해군 관계자가 아시아 각국의 원자력잠수함(핵잠) 보유 논의와 관련해, 일본도 핵잠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9일 보도했다.
미 해군 관계자 일본도 핵잠 보유 검토해야”
닛케이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하와의 진주만 인근의 미국 해군시설에서 한국, 일본 등 해외 매체들의 취재에 응하면서, 일본도 핵잠 보유를 검토해햐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일본이 이미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갖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면서 핵잠도 원자력이고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VMF 타이푼급 핵잠수함. 위키백과
한국 핵잠 보유 승인은 주변해역 벗어나는 게 전제
이에 앞서 그는 한국의 핵잠 보유에 대해서는 지위의 상징으로 (핵잠을) 사겠다는 것은 잘못된 이유”라며 한국은 (핵잠 보유의)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잠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지난해에 ‘한국 해군이 한국 주변 해역을 벗어나서 활동할 계획이 없다면 한국에게 핵잠은 필요없다’고 말한 미 해군 작전부장 대릴 코들(Daryl Caudle)의 발언을 소개하며, 그런 고비용에도 핵잠을 보유할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그것을) 얘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대놓고 한국에 그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순 없지만 한국의 핵잠 보유 승인이 북한을 겨냥한 한반도 근해 전략 차원을 벗어나 미국 또는 미일동맹의 대중국·러시아 대양(원양) 전략 동참을 전제로 한 것임을 시사한다.
대중국 방어 위해 금기였던 일본 핵잠 보유 축구
닛케이는 이 관계자의 발언이 ‘이제까지 주로 북한 주변 해역 방어에 집중해 온 한국에게는 핵잠 논의를 기회로 대중국 방어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도록 촉구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참석차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핵잠 개발에 대한 이해를 구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정부는 한국의 공격형 핵잠 건조를 정식으로 승인했다. 이후 한국에서 핵잠 건조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일본에서도 정부와 여당 내에서 핵잠을 보유해야 한다는 소리들이 커지는 한편으로 유지 비용 등의 면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혼재하고 있다.
닛케이는 이 미 해군 관계자가 대만에 가까운 일본 난세이(남서) 군도 주변을 비롯한 태평양의 광범위한 해역을 방어영역으로 삼고 있는 일본에 대해 미군과의 통합작전을 심화시킬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중국과 해상에서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에 핵잠 보유 등 지금까지 터부(금기)였던 부분에 대한 논의도 시작하도록 촉구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핵잠 보유논의 초점은 미군과의 통합작전 심화
이와 관련해 쓰루오카 미치토 게오대학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이 해군 관계자의 발언만을 근거로 미 해군이 일본의 핵잠 보유를 촉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흥미깊은 것이라며, ”초점은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미군과의 통합작전(공동작전)의 심화일 것 이라고 했다. 쓰루오카 교수는 오커스(AUKUS, 미국 영국 호주 3국의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파트너십=군사동맹)에서 호주의 핵잠 보유에 미국이 동의한 것은 호주의 핵잠이 미군의 수하가 된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에 그럴 각오가 돼 있는 것인지, 그것이 정말 일본의 이익이 되는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한국 핵잠 보유 승인에도 같은 계산이 적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따라서 한국 역시 그럴 각오가 돼 있는지, 그것이 정말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면멸히 검토해야 한다.
미 해군 관계자는 중국에 대해서는 ”건설적인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 면서도 ”우리가 강한 힘과 결의를 태평양지역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적대세력은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다‘고 판단할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핵잠은 미국 외에 중국과 러시아 등이 보유하고 있으며, 광대한 태평양 해역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도 이들 나라뿐이다. 미국이 호주에 이어 한국과 일본의 핵잠 건조와 보유를 허용하려는 것은 중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북중러 3국의 핵 보유 삼각동맹체제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냉전적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