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뺀 서울아파트 상승세 지속…정부대책 안먹히나 [뉴스]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세 부담을 늘리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고가 지역 아파트 가격만 약세를 이어가고 있을 뿐 서울 다른 구는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8·2세제개편안이 내장한 근원적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 8·13대책에 포함된 대출완화까지 결합하다 보니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시장은 하향안정을 찾기가 난망이다. 이재명 정부가 민생 중의 민생이라 할 부동산 시장 안정에 끝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재명 정부는 실패한 정부로 평가될 것이고 정권재창출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강남과 서초의 매매가만 약세일 뿐 나머지 구들은 강세를 지속 중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8월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22%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0.21%)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세제개편이 시행되면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서초구(-0.04%→-0.09%)와 강남구(-0.02%→-0.05%)는 낙폭을 키웠고, 이들 지역과 함께 강남3구로 묶이는 송파구(0.12%→0.10%)는 상승세가 둔화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성북구(0.45%), 중랑구(0.44%), 서대문구(0.44%), 중구(0.41%), 강북구(0.41%) 등 중위권 이하 지역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부동산원은 시장 참여자의 거래 관망 분위기 속에 국지적으로 하락 거래가 발생했으나 수요가 견고한 역세권, 대단지 등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며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경기(0.15%)는 성남시 중원구(0.50%), 수원시 권선구(0.47%), 광명시(0.47%) 등이 강세였다. 인천은 0.01% 올랐고 수도권 전체로는 0.15% 상승했다.
비수도권(0.00%)은 전체적으로 보합인 가운데 4대 광역시와 세종시, 7개 도는 보합이었고 전남광주(0.03%)만 상승했다.
전국 평균 매매가격은 0.08% 올랐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및 빌라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세가격도 강남권역 제외한 서울의 나머지 구들은 고공행진 중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서울(0.19%)은 가격 조정된 거래가 체결되는 등 지역별 혼조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상승했다. 상승폭은 직전 주 대비 0.01%포인트 축소됐다.
서초구(-0.08%)는 작년 9월 둘째 주 상승 전환 이후 49주 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강남구(-0.03%)는 직전 주 하락 전환한 데 이어 2주째 약세를 이어갔다.
성북구(0.37%), 강북구(0.37%), 도봉구(0.36%), 노원구(0.35%), 서대문구(0.34%), 금천구(0.33%) 등 중하위권은 매매가격과 함께 전세도 일정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기(0.14%→0.17%)는 상승폭을 확대한 가운데 화성시 동탄구(0.51%), 용인시 기흥구(0.48%), 하남시(0.40%), 광명시(0.34%) 등이 오름세를 이끌었다.
비수도권(0.03%)은 4대 광역시(0.04%)와 세종시(0.02%), 7개 도(0.03%)는 상승했고 전남광주(-0.01%)는 하락했다.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 : 한국부동산원
최고가 주택만 겨냥한 세제에 대출완화까지
강남권역을 제외한 서울 등의 주택시장이 좀체 안정을 찿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조합이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재명 정부는 8·2세제개편안을 통해 초부자들을 제외한 주택보유자들에게 감세 선물을 줬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1주택 기준으로 종부세가 부과되는 공시가 12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48만6719호(3.07%)다. 그런데 이번 개편안에 따라 거주용 1주택자 공제 기준 금액이 14억 원으로 상향되면 36만2998호(2.29%)로 감소하게 된다.
약 12만 호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참고로 21억 원(시가 30억 원) 초과 주택은 16만8천 호(1.06%), 28억 원(시가 40억 원) 초과 주택은 6만5천 호(0.41%) 수준이다. 정부에서 말한 대로 실거래가 40억 초과 주택에 종부세 부담이 집중된다고 본다면 고작 0.41%에 해당하는 주택소유자들만 종부세 부담이 증가하는 셈이다.
또 지난해 종부세 과표 구간별 납세 현황을 보면 전체 납세자는 48만577명으로 전체 주택 소유자 1598만 명의 약 3% 수준이며, 이번 개편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25억 원 초과 구간 납세자는 4084명으로 전체 납세 인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이번 개편은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증세, 상당수 일반 1주택자에게는 세 부담 완화라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상위 5분위에 해당하는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기대수익률은 좋아진 셈이다. 실제로 강남과 서초만 매매가가 약세를 보일 뿐 다른 구들은 상승세를 지속 중인데, 이는 세제개편안의 당연한 귀결이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주요내용①, 자료 : 재정경제부
이재명 정부는 세제만 엉망으로 개편한 것이 아니다. 그나마 잘하던 대출관리도 완연히 퇴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부동산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1.5%까지 조여둔 가계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치를 3.0%로 풀기로 했다. 증가율 목표치를 배로 상향하면 30조 원 안팎의 증가분이 생길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는 이를 이주비 및 집단대출, ‘청년미래 보금자리론’ 등을 위해 쓴다는 방침이다.
정비사업 관련 대출인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의 숨통이 틔인 것인데 이는 정비사업장의 숙원이었다. 이 조치로 정비사업장이나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주체들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는 전세시장 불안과 매매가격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주택금융공사의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은 현재 월세 수준의 원리금으로 자가 주택을 마련하도록 돕는다. 아파트나 더 큰 집으로 옮기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수도권·규제지역 70%, 그외 80%) 혜택도 유지해준다. 정부는 기혼자가 대출, 주택 청약 등에서 미혼자보다 불이익을 받는 ‘결혼 페널티’도 없앴다. 이런 조치들은 저가주택시장에 매수세를 유입시켜 시장을 연쇄상승의 회오리에 가두는 효과를 낳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8.13대책 부동산 실수요자 핀셋 지원 주요 내용, 자료 :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의지가 있는가?
주지하다시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여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상승세는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 이후 첫손에 꼽힐 수준이다.
아울러 이미 서울 아파트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와 강남권을 제외한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에서 전세가, 월세가, 매매가가 전부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장에 들어선 상태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재명 정부는 세제, 대출, 공급 등의 모든 부면에서 서울 등의 주택시장을 하향안정화시키기 위한 근본적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몽골기병의 속도로 집행했어야 했다. 불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8월에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과 대출완화대책은 서울 등의 주택시장을 한층 불안하게 만들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쯤되면 이재명 정부가 서울 등의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될 지경이다. 분명한 건 민생의 핵심 중 핵심은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사실이다. 주택시장 안정에 실패하면 정권의 성공도, 정권 재창출도 모두 헛된 꿈에 불과하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을 통해 청년이 4억원 이하의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을 주택금융공사 상품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등의 모습. 2026.8.13,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