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DR 맞춘 공급망 실사 추진…기업 이중 규제 줄인다 [뉴스] 영국이 EUDR에 맞춘 공급망 실사 규제를 추진하며 영국·EU 동시 진출 기업의 이중 실사 부담 완화에 나섰다. / 챗GPT 생성 이미지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에 맞춰 공급망 실사 규제를 추진한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는 23일(현지시각)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세부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2027년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U와 규제 맞춘다…기업 이중 공급망 실사 줄인다
핵심은 영국이 독자 규제 대신 EU 기준에 맞추기로 했다는 점이다.
환경식품농무부는 새 규제를 EUDR의 핵심 품목과 정보 요구사항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기업이 보관해야 하는 공급망 정보도 EU 수출 시 제출하는 실사 자료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맞춘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영국과 EU 시장에 동시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중복 실사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업계도 환영했다. 영국육류가공협회(BMPA)의 루카스 다글리시 지속가능성 매니저는 영국 규정이 가능한 범위에서 EUDR 실사 요건을 반영하려는 것은 양쪽 시장에서 사업하는 기업의 중복 대응과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영국소매업협회(BRC)의 앤드루 오피 식품·지속가능성 담당 이사도 EU 규제와의 정합성을 높여 불필요한 비용과 복잡성을 줄이는 중요한 조치 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는 세부 운영 방식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다글리시 매니저는 기업이 시스템과 계약, 공급망을 정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 기간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7년 입법 추진…품목·적용 대상은 의견수렴 후 결정
이번 발표는 규정 시행이 아니라 정책 방향을 제시한 단계다. 환경식품농무부는 올해 기업과 시민사회, 국제 파트너를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진행한 뒤 관련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영국 로펌 프레시필즈(Freshfields)는 이번 발표가 아직 최종안은 아니지만 적용 범위와 시행 시기, EUDR과의 연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입법은 2027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우선 콩, 팜오일, 코코아, 고무 등 산림위험품목을 거래하는 기업에 공급망 실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프레시필즈는 연매출 100만파운드(약 20억5000만원)를 초과하면서 관련 품목이나 파생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이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선이 비교적 낮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규모 수입·유통업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적용 품목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콩, 팜오일, 코코아, 고무를 직접 언급했지만, 영국 농업산업연합(AIC)은 정부 발표가 EUDR 부속서 I의 적용 품목을 반영하는 방향인 만큼 실제 대상도 소고기와 커피 등을 포함한 전체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사료용 콩이나 팜박처럼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산림위험품목(embedded commodities)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지는 정부 발표에서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향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