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 자동차부품·기계·가전으로 확대…180개 품목 2028년 적용 추진 [국제] 유로메탈은 7일 브뤼셀 집회를 앞두고 공개한 입장문에서 철강·금속 가치사슬 보호와 공정경쟁을 촉구했다. 역외 철강 집약 완제품에도 EU와 동등한 탄소·무역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출처=유로메탈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자동차부품과 기계·가전 등 완제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 금속유통협회 유로메탈(EUROMETAL)은 지난 7일(현지시각) 브뤼셀 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역외 완제품에도 철강 원재료와 같은 수준의 탄소·무역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U 집행위는 이미 2028년부터 철강·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하는 다운스트림 제품 180개를 CBAM 대상에 추가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승용차는 빠지고 변속기·서스펜션은 포함
집행위안에서는 승용차가 제외됐다. 대신 자동차용 변속기와 휠,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가 새로 포함됐고 일부 화물차와 차체·섀시도 대상에 올랐다.
자동차부품 외에도 산업기계와 기계공구, 운반장비, 전기부품, 냉장·냉동고와 세탁기 등이 포함됐다. 신규 품목의 94%는 산업 공급망에서 거래되는 제품이며, 제품 중량에서 철강·알루미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9%다.
EU가 완제품까지 CBAM을 넓히는 것은 원재료 단계의 탄소비용이 역외 완제품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규제 차이 때문이다. EU 제조업체는 철강·알루미늄 조달 과정에서 탄소비용을 부담하지만, 같은 원재료를 사용해 EU 밖에서 생산한 완제품은 같은 수준의 부담을 지지 않는다.
집행위는 이런 차이가 역외 완제품 수입과 생산 이전을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원재료에 머물던 탄소누출 방지 규제를 후속 제조공정까지 넓히려는 이유다.
한국 기업도 대상 품목 생산…자동차업계는 적용 범위 축소 요구
현대트랜시스는 자동차용 변속기를 생산해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EU 집행위가 추진 중인 CBAM 확대안에는 자동차용 변속기가 신규 대상 품목으로 포함돼 있다. / 출처=현대트랜시스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품목도 집행위 확대안과 겹친다. 현대트랜시스는 자동차용 변속기를 생산해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고 있다. 변속기는 이번 확대안에 포함된 대표적인 자동차부품이다.
냉장고와 세탁기도 신규 대상이다. 삼성전자도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한국 등 EU 역외에서 수입되는 물량은 CBAM 적용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업계는 철강·금속업계와 달리 적용 범위를 좁히고 시행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복잡한 자동차부품까지 규제할 경우 공급망 데이터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적용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용차는 집행위안처럼 제외하고 시행 시점도 2028년에서 2030년으로 늦출 것을 요구했다.
EU 제조업계는 범위 확대 압박…14일 의회 본회의
유럽 철강·제조업계는 반대로 규제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유로메탈은 철강에는 CBAM과 무역조치가 적용되지만 EU 밖에서 이를 가공한 완제품에는 같은 수준의 부담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로 EU 제조업체가 역외 경쟁사보다 높은 규제비용을 부담하고, 완제품 수입과 생산기지 이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U 이사회는 지난 6월 다운스트림 제품으로 CBAM을 확대하는 협상 입장을 채택했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도 7월 찬성 56표, 반대 11표로 확대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의회 입법절차에 따르면 오는 14일 본회의 1차 독회가 예정돼 있다. 이후 의회와 이사회 협상을 거쳐 최종 대상 품목과 시행 조건이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