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 청원 1년 넘게 처리 지체…국회가 답해야 [뉴스] 1년 전, 정확히는 2025년 9월 30일 국민의힘해체행동은 서울의소리, 시민단체들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민의힘해체행동이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국회 청원시스템에 조희대 탄핵 청원을 올렸고, 단 6일 만에 10만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그 뜻을 모아 국회는 즉각 탄핵 절차에 착수하라”고 요구한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두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19일 조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10.19. 연합뉴스
당시 시민언론 민들레는 김호경 에디터의 기사 를 통해 시민들의 움직임을 전했다.
기사는 청원이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된 뒤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4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에 최종 143만여 명이 동의했고, 법사위가 관련 청문회를 두 차례 개최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렇다면 조희대 탄핵 청원은 어떻게 됐을까. 청원소위에서 심사하고,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고, 국민 앞에 처리 결과를 설명하는 절차를 거쳤을까.
유감스럽게도 심사를 포함한 그 어떤 움직임도 전무했다.
청원인이 국회에서 받은 것은 두 차례의 공문이었다. 하나는 한 달 안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청원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는 안내였고, 다른 하나는 청원소위가 열리지 않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국회 회의록시스템을 확인하면 해당 청원을 심사할 법사위 청원소위 회의조차 1년 넘게 개최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은 국회가 정한 절차를 따랐다. 무려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청원을 올렸고, 동의를 모았고, 정해진 요건을 넘겼다. 그리고 계속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러나 국회는 그 요구를 심사하는 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국민주권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국민이 공식적인 제도를 통해 제기한 요구는 방치한 것이다.
2025년 10월 13일 대법원 앞에서 조희대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역풍’이 걱정이라면, 국민을 핑계 로 논의하고 추진하면 된다.
민주당 여러 국회의원에게 조희대 탄핵을 왜 추진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역풍’을 운운한다.
정치적 판단에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부담이 있다는 이유로 심사조차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다. 탄핵 사유가 충분한지, 추가로 확인해야 할 사실은 무엇인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따져야 한다.
대법원장의 격려금 지급과 업무추진비 집행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고, 공수처 고발까지 이뤄졌다. 누구보다 법을 엄격하게 지켜야 할 사법부 수장에게 제기된 문제다. 국회가 진상을 확인하고 책임을 논의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리 단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국회는 사실과 증거를 확보하고, 직무상 헌법·법률 위반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막연한 역풍론이 그 과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지금 당장 윤석열 탄핵때와 같이 청원소위를 열고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민주당과 조희대 사이의 정쟁으로만 다뤄져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직접 청원을 올리고 10만 명의 뜻을 모아 국회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구한 사안이다. 그리고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모두 윤석열 탄핵을 요구했다. 어제 내란특위단 명의 기자회견에서 최혁진 국회의원은 김건희 석방 이전에 조희대를 탄핵 할 것 을 촉구했다.
청원은 탄핵에 대한 모든 국민의 의견을 확정하는 여론조사는 아니다. 그러나 국회가 공식적인 심사와 답변을 해야 할 시민의 요구임은 분명하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조희대 탄핵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면, 국민동의청원을 정식으로 심사하고 필요한 청문회를 여러차례 개최했어야 한다. 윤석열 탄핵 청원 때처럼 자료를 요구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묻고, 국민 앞에서 쟁점을 밝혔어야 한다. 조희대가 출석이나 답변을 거부한다면 그 모습과 이유 역시 국민이 판단하도록 했어야 한다. 청원은 법안과 절차가 다르지만, 시민이 제기한 사실과 요구를 심사할 국회의 책임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공식 심사도 진행하지 않은 채 국민의 반응부터 걱정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일이다.
재판 공정성부터 예산 집행까지, 국회가 물어야 할 책임
2025년 10월 28일에도 국민의힘해체행동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재판 절차의 문제와 대법원 해명의 모순을 지적하며 다시 탄핵을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사법개혁을 위한 공동행동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0.20. 연합뉴스
그리고 2026년 10월 19일 내란청산국민특별위원단은 국회에서 또다시 다시 요구했다.
시민의 탄핵 요구 1년, 이제는 국회가 응답할 때다.”
국회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하라.”
기자회견은 대선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상고심 파기환송 판결을 문제 삼았다. 유력한 야당 정치인을 선거에서 배제하려 한 정치적 판결이라고 규탄했다.
방대한 사건기록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기록 전달과 검토 과정에 대한 설명은 일관됐는지, 왜 그처럼 신속하게 판결해야 했는지 의구심이 남았지만, 흐지부지 넘어가버렸다. 이제라도 판결 결과에 대한 찬반을 넘어, 사법권이 적법하고 공정하게 행사됐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당사자와 관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예산 집행 문제 역시 가볍지 않다.
법원행정처는 2022년부터 2025년 9월까지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 등에게 총 12억 9900만 원의 현금성 격려금을 지급했다. 감사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지급이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서는 식사 참석 인원을 부풀리고 사실과 다른 자료를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직원들이 처리했다는 해명은 궁색하다. 조희대가 책임자다. 사기업, 공공기관, 부처, 지자체 등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대법원은 유죄 를 판결했을 것이다. 대법원이 사법의 심판자라는 이유로 법을 어길 권리는 없다. 법의 잣대로 국민을 심판하는 사법부가 자신의 예산과 행정에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국민은 그 권위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법원장 조희대가 처벌 받아야 법치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
중수청은 내란 후속 수사로 약속을 증명하라
내란특위단 기자회견은 조희대 탄핵과 함께 중대범죄수사청의 내란특별수사본부 구성도 요구했다. 12·3 내란 후속 수사를 ‘1호 수사’로 삼으라는 것이다.
2026.10.19 내란특위단 기자회견 때 백은종 내란특위단 수석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내란의 진상규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수사망을 벗어난 추가 가담자와 밝혀지지 않은 공모 관계도 추적해야 한다.
특위단은 국민의힘 인사들의 내란 관여 의혹, 국회의 계엄 해제 방해,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방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헌정질서 파괴를 선동한다는 의혹을 받는 세력의 조직과 자금 흐름도 수사 과제로 제시했다. 온라인 활동 역시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증거를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은 내란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 그 약속을 인력 배치와 수사체계, 구체적인 수사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5.18허위사실 유포 무죄 준 이상균 판사도 탄핵해야
내란특위단은 조희대와 함께 탄핵해야 할 판사가 있다며 바로 대구지법 이상균 판사를 거론했다.
5·18특별법 제8조에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 판사는 5.18을 폭동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사가 법을 위반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
헌법 제 65조(공무원 탄핵소추)에는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판단한다면, 5·18특별법을 위반한 이상균 판사 탄핵소추안을 즉각 의결하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은 이미 행동했다. 이제 국회가 응답하라
조희대 탄핵을 요구한 시민들은 1년 넘게 기다렸다. 매주 광장에서 시민들은 조희대 탄핵을 외쳤고 매달 1-2회씩 꾸준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민들은 국회가 마련한 청원 절차에 참여했고, 기자회견을 열었고,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함께 지적해왔다.
그런데도 주권자 국민이 또다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요구를 외쳐야 한다면, 국회는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
탄핵에 찬성한다면 근거를 제시하고 추진하라. 반대한다면 제기된 의혹과 책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설명하라. 심사도 하지 않고 결론도 내리지 않은 채 기다리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
조희대 탄핵이 부담스럽다는 말을 하기 전에, 국민의 청원부터 제대로 심사하라.
청원소위를 열고, 필요한 청문회를 개최하고, 확인된 사실과 증거를 토대로 탄핵소추를 논의하라.
대법원장도 법 앞에 예외일 수 없다.
주권자인 국민은 행동하고 있다. 이제는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김혜민 시민기자 kimhyemin@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