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물가 이어 생산자 물가도 폭등 [뉴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상품가격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로 튀어올랐고 에너지 가격 상승세도 무시무시하다. 앞서 소비자물자지수(CPI)상승률도 시장의 전망치를 넘어서는 등 물가 상승세가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와 공화당은 전방위적 물가 상승세에 전전긍긍 중인데 기실 지금의 물가 지옥을 만든 건 관세전쟁과 이란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본인이다.
4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미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3월(1.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6%)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상승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전망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0% 올랐다.
생산자물가를 부문별로 보면 상품 가격이 전월 대비 2.6% 오르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서비스 가격은 0.8% 올랐다.
상품 부문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10.8% 급등하며 전체 상품 가격 상승분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 뉴저지주의 한 트럭 주유소, AFP=연합뉴스
특히 에너지 품목 중 휘발유 가격은 20.3% 뛰어 상품 가격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식품 가격은 1.2% 상승했으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 가격은 0.3% 올랐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운송·창고 서비스 가격이 3.4% 올랐으며, 유통서비스 마진도 1.4% 상승했다.
칼 와인버그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운송비 상승은 제조업 원자재 조달부터 상품의 도소매 유통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근원 상품 가격으로 전이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생산자물가의 일부 항목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만큼, 이번 지표가 향후 물가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시장은 이번 물가 지표에도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이날 약 30%로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다.
미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이날 오전 5.06% 수준으로 전날 대비 13bp 떨어졌다.
도매물가로도 불리는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연준 청사, 로이터=연합뉴스
생산자물가에 앞서 용수철처럼 튀어오른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기 앞서 이미 소비자물가가 폭등했다.
미국 노동부는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6%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각각 전문가 전망치(2.5%, 0.2%)보다 0.1%포인트 높다.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 : 미국노동부
폭등하는 휘발류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견인해
노동부는 9월 휘발유 가격이 9.1% 올라 월간 전체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로는 34.2% 올랐다.
연료유는 전월 대비 15.3%, 전년 대비 74.2% 뛰었다.
휘발유와 연료유를 합친 에너지 상품 가격은 전월 대비 9.3%, 전년 대비 3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도 항공료(1.2%), 중고차·트럭(0.7%), 교육(0.6%), 의류(0.3%) 등 주요 서비스·상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너지 가격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아칸소주의 한 월마트 매장. AFP 연합뉴스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전쟁과 이란전쟁이 공화당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은 생활비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고로 물가가 다락 같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여당은 손에 꼽는다. 트럼프의 공화당도 이런 사실을 너무 잘 알기에 전전반측 중이다.
역설적인 건 공화당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장본인이 다름 아닌 트럼프라는 사실이다. 트럼프가 관세전쟁과 이란전쟁을 동시에 벌이지만 않았더라면 물가가 지금처럼 폭등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임 연준 의장 파월이 고생해서 우리 안에 거의 넣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풀어준 건 트럼프다. 공화당은 높은 확률로 트럼프가 저지른 일들에 대한 청구서를 유권자들로부터 받아들게 될 것이다.
춤추는 트럼프. 10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F&M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춤을 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역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테네시주를 방문했다.2026.10.10. AFP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