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쫓기는 종합특검, 관저 이전 김건희·윤한홍 기소 [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는 23일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의 특혜 및 비위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김씨의 요구와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 팀장이던 윤 의원의 지시에 따라 관저 이전 대상지와 공사업체가 변경됐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윤 의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아울러 관저 이전과 증축 공사를 맡은 21그램의 김태영 대표 등도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자신과 친분이 있는 21그램이 공사를 맡을 수 있도록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에 따르면 당초 관저 이전 대상지는 풍수 전문가 의견과 예비비로 배정된 예산 범위, 공사 일정 등을 고려해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그 뒤 김씨와 윤 의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과정에 관저 이전 대상지가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변경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했다. 공사업체 역시 김씨의 요구와 윤 의원의 지시에 따라 21그램으로 변경됐으며, 21그램과 관저 공사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법령 및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던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맡게 하려고 다른 건설업체 명의를 빌리는 과정에도 김 여사와 윤 의원 등이 개입했다고 봤다. 윤 의원은 이와 관련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특검팀은 윤한홍 의원실이 2022년 5월 3일 외교부에 외교부 장관 공관의 행사 예산과 내역, 폐쇄회로(CC)TV 및 사진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실도 파악했다. 윤 의원이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관저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사 상황을 점검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씨에게는 21그램 측으로부터 공사 수주 및 공사비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알선 명목으로 모두 1012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팀은 21그램 측이 2022년 5월 김씨에게 디올 의류와 벨트, 팔찌 등 688만원 상당 물품을 제공하고, 같은 해 7월에는 샤넬 제품 대금 324만원을 대신 결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21그램 관계자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회의에 참석한 직후 김태영 대표 측이 디올 의류 등을 구입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김건희씨에게 전달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특검은 밝혔다.
김 대표는 관저 공사 관련 혐의 외에도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1그램을 소개한 사람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2022년 6∼9월 실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않고 29차례에 걸쳐 32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알선한 혐의도 받는다. 김 대표의 부인 조모 씨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도 2024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1그램을 추천한 사람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특검팀은 아울러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지만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한 불법 쪼개기 계약 의혹 등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향후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해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 종점 인근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던 중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7.27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종합특검은 수사 기한인 23일까지 기소 대상자들을 선별해 재판에 넘긴 뒤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지난주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 등 18명을 기소한 데 이어 이번 주도 20여명을 추가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선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몰아서 재판에 넘기는 것을 두고 공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외압 의혹,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선 5명 안팎을 기소할 계획이다. 특검팀이 한 차례도 신병 확보에 나서지 않은 사건들이다.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처분할지 이첩할지 막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김건희특검이 조사했던 국토부 김모 과장에게 수사 정보를 흘려준 혐의로 현직 경찰관 이모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김 과장은 인수위원회에 파견됐을 당시 대안노선 검토 지시를 한 인물로 지목됐다. 그는 고등학교 선배인 이씨에게 지난해 10월 특검팀 수사 정보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이씨는 특검에 파견된 경찰관으로부터 압수수색 관련 정보 등을 확인해 김 과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15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15 연합뉴스
내란특검에서 불기소 처분한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에 대해서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조 대령은 계엄 당시 국회로 이동하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 는 취지로 지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그러나 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진우 전 사령관의 국회 출동 지시를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하고, 진압봉을 챙겨 투입하라. 임무는 국회 내부 인원을 끌어내는 것 이라고 지시하는 등 계엄에 가담했다고 보고 혐의를 적용했다. 조 대령이 계엄에 적극 동조하다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후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 특검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국가정보원이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을 비롯한 국정원 정무직들의 기소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국정원이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요청을 받고 1차장 산하 부서를 통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를 만났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계엄 선포 당시 국정원이 국군방첩사령부 및 경찰청과 컨택포인트(연락망) 구축을 시도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조사관 파견을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다.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에 대한 기소는 기존 내란특검의 판단을 뒤집는 것이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시 상황을 적극적으로 증언해왔던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재판에서 이들의 진술 신빙성이 훼손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도 내란특검은 계엄 당시 구체적 임무를 수행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종합특검은 지난 14일 강 전 사령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 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도 방첩사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현 여권과 접점이 있는 군 인사의 명단을 정리한 블랙리스트 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하게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당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포고령을 문자로 전송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과 전 합참 공보실장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후 계엄상황실로 향했던 이른바 계엄버스 에 탑승한 김상환 전 육군 법무실장 등도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면담 강요 혐의로 입건하고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도 VIP 격노설 을 은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특검은 수사 기간 번번이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검팀이 지금까지 청구한 구속영장 20건 중 13건이 기각됐다. 영장 기각률은 65%로, 내란특검 46.1%(13건 중 6건), 김건희특검 31%(29건 중 9건)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채상병특검의 영장 기각률은 90%(10건 중 9건), 지난해 검찰 전체 구속영장 기각률은 21.1%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