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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호르무즈 파병 딜레마… 이재명-마크롱 다른 길 모색

호르무즈 파병 딜레마… 이재명-마크롱 다른 길 모색
[국제]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8일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 09. 08 [이 대통령 페이스북] 시민언론 민들레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파리 정상회담은 그 시점 탓에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군사자산의 파병을 압박하는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중간선거에 맞춰 늦어도 11월까지 파병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5개월 만인 8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재회한 두 정상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국방, 항공, AI·반도체·양자, 원자력, 산업경쟁력, 지식재산, 우주, 문화협력 등의 분야에서 8개 협정‧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냈지만, 당면한 글로벌 현안인 호르무즈 자유 통항 문제 논의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8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무려 2시간 단독 오찬을 함께 하면서 양자 현안을 넘어서 호르무즈 해협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고 전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영접 나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9.8 연합뉴스 미 군사작전 동참 압박, 이란 보복 경고 사이 고심 호르무즈 관련 논의의 내용은 두 정상의 공동 언론발표문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저는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호르무즈 해협 회의에 참여해 해협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를 위한 대한민국의 기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고 말했다. 4월 17일 프랑스와 영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구상 화상 회의 참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 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미국의 파병 압박과 이란의 보복 경고란 딜레마 에 처한 한국의 입장에서 어느 한쪽을 택하는 이분법을 피하면서 호르무즈 항행의 자유 회복에 기여하는 방식 을 찾고자 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해 온 프랑스와의 공조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편입되지 않는 다른 선택지 를 제공할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호르무즈 자유 통항 회복을 위한 방어적 성격의 다국적 임무단 을 꾸려왔다는 점에서 여기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참여할지가 관심을 모은다. 기뢰 제거 등에 투입될 군사자산을 이미 구체적으로 거론한 바 있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그 평화적 다국적 임무에 대한 (각국의) 동의가 이뤄지는 대로 협력하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페르시아만에 전개된 미국 해군 전함들. 2026. 06. 30 미 중부사령부 X 계정. 시민언론 민들레 항행 자유 중심 프‧영 다국적 임무단 참여하나 미국의 주도보단 다양한 국가들의 연대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마크롱은 양국 모두 각자의 주권을 수호하려고 하고, 여러 공동의 프로젝트와 행동을 이행하고자 한다. 이것들은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더 강화해주고, 초강국의 패권적 성향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찾고자 하는 독자적인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4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수급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들이라면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했지만 다들 미온적 반응을 보이자, 5월 초 미 중부사령부 주도의 해양자유연합 결성을 제안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군사적 참여 요구와 이란의 보복 경고가 병존하는 상황에서, 한·프 정상이 호르무즈 통항 자유 관련 공조 방안을 논의한 건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은 대이란 군사 압박에 초점을 맞춘 상황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항행의 자유 회복, 상선 보호, 해상안보, 국제적 협력 등을 내세우며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에 편입되지 않고, 별도의 군사적 기여 방식을 모색할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그 이상의 확장해석은 경계했다. 두 정상의 호르무즈 관련 논의를 파병 논의 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인권, 노동, 종교, 평화, 민중 등 각계 601개 시민단체 및 정당, 정치인이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강요 규탄 및 이재명 정부에 이를 거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9 연합뉴스 UAE 현지조사단 파견…파병 여부 검토 본격화 파리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동안 서울에선 파병 관련 보도와 관측이 쏟아졌다. 확인된 건 국방부의 현지조사단 파견 사실이다. 이는 국군부대의 해외파병을 결정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필수 단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조사단은 지난 주말 미국 등 우방국의 군사 전력과 지원시설이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났으며, 이번 주중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 시 우리 전력의 군사 거점과 기항지를 확인하고, 정비·보급 및 작전 환경을 점검 중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이번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건 아니다 라고 선을 그었지만, 호르무즈 파병 문제가 원론적 검토 단계에 있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내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의 최종 결정까진 NSC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 국회의 파병동의안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범여권의 민주·개혁·진보 성향 정당이 침략 전쟁에 가담하는 파병은 명백한 헌법 5조 위반 이라면서 파병을 결사반대하고 있어 실제 파병을 추진할 경우 거센 반발을 예고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는 신중함을 유지한 가운데, 이기헌 의원에 이어 송영길, 김병주, 김영배 의원 등이 파병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다만 5선의 박지원 의원은 7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전투 병과라면 어느 정도 파병할 수밖에 없지 않나...미국과의 관계를 봐서 저는 그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있다 고 말해 불가피론을 폈다.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인권, 노동, 종교, 평화, 민중 등 각계 601개 시민단체 및 정당, 정치인은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강요를 규탄하고 파병을 거부할 것을 이재명 정부에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9.8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이 대통령 파병 결정 기준  국익과 국민 공감대 파병 결정 시 투입될 군사자산과 관련해 군 당국은 P-8 해상초계기 등 방어 자산을 중심으로 장병의 안전이 최대한 보장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유류‧탄약 등을 공급하는 해군 군수지원함이 우선순위로 거론됐지만, 노후도가 높은데다 운용에 많은 승조원이 필요한 점 때문에 후 순위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넓은 해역을 감시할 수 있는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기뢰 탐색·제거 장치 등도 리스트에 올라 있다. 청와대 공식 입장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파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 고 말했다. 국방부의 현지조사단과 관련해서도 검토 과정의 일부 라면서 파병이 결정되거나, 파병을 전제로 한 조사단 파견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파병 얘기는 정말 어렵다. 진척된 게 없다...심각하게 보고 있다 고 했던 답변이 잘 보여준다. 다만, 파병 문제에 대한 기본 원칙은 세웠다.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 가 그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특히 해협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논의했다 라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올린 한글 입장문 을 통해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2026. 09. 07 연합뉴스 이란 침략 지지로 간주, 심각한 결과 초래할 것 한편, 이란은 거듭 한국의 군사적 기여에 경고 를 발신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올린 한글 입장문 을 통해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라고 말하고, 뒤이은 정례 브리핑에서도 같은 경고를 되풀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란에서 언론보도를 보고 실무선에서 우리에게 물어왔다 며 이에 검토 중이며 정해진 것은 없다 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것인가다. 현재 정부의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파병 거부, 둘째는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 동참, 셋째는 군사 개입 최소화하고 사실상 관망, 넷째는 프랑스‧영국 등과 공조해 자유 통항과 상선 보호 중심의 별도 다자적 기여 등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한‧프 정상회담에서 보인 이 대통령의 스탠스는 파병을 압박는 미국과 보복을 경고하는 이란 사이에서 프랑스와 공조해 선택지를 넓히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가능하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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