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축산기업 물 사용 공시 1% 그쳐…물 부족 리스크 64억달러 [뉴스] 글로벌 축산기업 18곳이 공개한 물 사용량이 실제 추정치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투자 네트워크(FAIRR)가 글로벌 축산기업의 물 사용량을 추산한 결과, 2024년 사용한 담수는 브라질 전체의 연간 물 사용량과 맞먹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공개한 호수·하천·저수지 취수량은 이 가운데 약 1%에 그쳤다. 물 부족에 따른 비용은 64억달러(약 8조8384억원)로 추산됐다.
물 사용 대부분은 사료 생산서…기업 공시에는 빠져
글로벌 축산기업 18곳의 물 사용 공시는 실제 추정치의 1% 수준에 그쳤으며, 물 부족에 따른 잠재 비용은 64억달러로 추산됐다. / 챗GPT 생성이미지
기업이 공개한 물 사용량과 실제 추정치 사이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사료 생산에 있다. 축산기업은 공장과 도축장에서도 물을 쓰지만, 훨씬 넓은 범위에서 물이 필요한 곳은 가축에게 먹일 곡물과 사료작물을 키우는 농장이다.
옥수수와 대두 같은 사료작물을 재배하려면 많은 물이 소비된다. 그러나 이런 농장은 대부분 축산기업이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 외부 농가나 협력사에서 사료를 사들이기 때문에, 사료 공급망에서 사용한 물은 물 사용 공시에서 빠진다.
축산업의 실제 물 사용량과 기업이 공개한 수치 사이에 큰 격차가 생기는 배경이다. 공장 취수량만 놓고 보면 물을 적게 쓰는 기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료 생산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은 물을 쓰기 때문이다.
가뭄 닥치면 사료값부터 뛴다…물 부족이 비용으로 전이
FAIRR는 축산업계가 공시하지 않은 농업 공급망에서의 물 사용이 가뭄 리스크에 노출되어있다고 지적했다.
가뭄으로 옥수수와 대두 등 사료작물 생산량이 줄면 사료 가격이 오르고, 이를 사들이는 축산기업의 원가도 따라 올라가기 때문이다. 물 부족이 심해지면 원재료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에 FAIRR는 물 부족으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를 64억달러로 평가했다.
어디에서 사료를 조달하느냐도 중요하다. 같은 양의 물을 쓰더라도 수자원이 풍부한 지역과 가뭄이 잦은 지역은 위험이 다르다. 사료 공급망이 물 부족 지역에 몰린 기업일수록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에 더 크게 노출된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총취수량만 들여다봐서는 물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사업장이 어디에 있는지뿐 아니라 사료와 원재료를 어느 지역에서 가져오는지, 물 부족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때문에 FAIRR는 축산기업의 물 리스크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사업장 취수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사료와 원재료를 어디에서 조달하는지, 해당 지역이 물 부족에 얼마나 취약한지까지 함께 봐야 기업이 실제로 안고 있는 위험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 공시의 초점도 단순히 ‘물을 얼마나 썼는가’에서 ‘어느 지역의 수자원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가’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