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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혜성’ 대신 ‘살별’, ‘빛의 굴절’ 대신 ‘빛의 꺾임’

‘혜성’ 대신 ‘살별’, ‘빛의 굴절’ 대신 ‘빛의 꺾임’
[사회혁신]
[옛배움책 과학 6-1_1쪽]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오늘 보여드릴 옛배움책은 지난번에 이어 단기 4284해(1951년)에 만든 ‘과학공부 6-1’의 차례와 1쪽입니다. 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시련 속에도 아이들에게 보여줄 글 하나, 낱말 하나하나를 얼마나 깊이 고민하며 만들었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차례를 가만히 살펴보면 뜻이 비슷한 말을 조금씩 다르게 쓴 점이 눈에 띕니다. ‘영향을 주는가’와 ‘영향을 끼치는가’ ‘영향을 입는가’와 ‘영향을 받는가’ ‘인하여’와 ‘말미암아’ 지은이가 일부러 이렇게 다채롭게 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책을 읽어가는 아이들 자리에선 비슷한 뜻이라도 여러 가지 말을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낱말 공부가 저절로 되었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저는 ‘말미암다’라는 토박이말을 만났을 때 참 반가웠습니다. 오늘날 배움책에서는 한자말 ‘인(因)하다’에 밀려나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말이 되었지만, 우리가 다시 살려 쓰면 참 알맞고 살가운 말입니다. 또 하나 제 눈에 띄어 고마운 마음까지 들게 한 말은 ‘살별’과 ‘별똥별’입니다. 오늘날 배움책에서는 한자말인 ‘혜성(彗星)’과 ‘유성(流星)’이라는 말을 주로 쓰다 보니, 이 아름다운 우리말을 아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혜성 , 유성 이 본디 한자말인데 한글로만 적어 뜻을 알기 어려우니 뜻을 파악하기 좋도록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순서가 바뀌었다고 봅니다. 어린아이들이 배우는 초등학교 배움책이라면 더더욱 ‘살별’과 ‘별똥별’이라는 직관적이고 쉬운 토박이말을 먼저 배운 뒤, 나중에 한자말 혜성(彗星) 이나 영어 Comet 을 배워나가는 것이 참된 배움의 길이 아닐까요? 참고로 ‘살별’의 ‘살’은 ‘햇살’, ‘물살’, ‘화살’ 할 때의 그 ‘살’과 같은 말이며, 살별 은 살처럼 생긴 별 이라는 뜻입니다. 모양을 따서 ‘꼬리별’이라고도 부른다는 것을 함께 알아두면 토박이말의 맛과 멋이 한결 더 커집니다. 책의 1쪽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알 일’이라는 표현입니다. 오늘날 자주 쓰는 ‘문제’, ‘주제’, ‘과제’ 같은 딱딱한 한자말보다, 우리가 마땅히 알아야 할 일”이라는 뜻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알 일’이 훨씬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빛은 어떻게 진행하는가? 대신 빛은 어떻게 나아가는가? 라고 했고  빛의 굴절 대신 빛의 꺾임 이라고 했습니다. 글월(문장) 역시 참 쉽고 다정하게 풀어 썼습니다. 말하고, 듣고, 맡고, 느끼나, 그러나 보지 못한다면... 생각만 하여도 가깝하고 쓸쓸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어떤 말이 이해하기 쉽고 가슴에 와닿는지는 따로 더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처럼 옛배움책 속에 숨어 있는 쉬운 말을 부지런히 찾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토박이말 갈말(학술용어)을 다듬어 배움책을 만든다면, 아이들이 글을 읽고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문해력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들려오는 소식들을 보면 이런 시대적 요구와 제안은 못 들은 체하고, 도리어 한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지역이 있다고 하니 갑갑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게 듭니다. 어려운 말을 더 많이 가르치는 것이 문해력을 키우는 길인지, 아니면 누구나 쉽게 뜻을 헤아릴 수 있는 말로 배우게 하는 것이 문해력을 키우는 길인지, 차분히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잃어버렸던 나라를 되찾으며 아이들에게 알기 쉬운 우리말로 가르치고 배우도록 했던 70여 년 전 배움책의 슬기를, 오늘날 우리가 다시금 돌아보고 배워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은 아이들에게 혜성 을 먼저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살별 을 먼저 알려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한 줄 생각]  아이들이 쉬운 말로 세상을 먼저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좋은 배움의 첫걸음입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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