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 사필귀정 …이 대통령, 검찰개혁 일단락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며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에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거부권 요구가 나오자, 검찰개혁 추진 의지를 직접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와 관련, 형사 사법 체계의 선진적 정상화의 단초가 마련됐다 고 평가하면서도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며 후속 조치와 제도 정비를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국무회의에 배석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도 높은 윤리의식으로, 엄정하게,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된다 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34회 국무회의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규정한 개정 형소법이 국회에서 의결됐다. 이를 두고 많은 논란과 이견들이 있다 고 운을 뗀 뒤, 이 법률안이 위헌, 집행불능, 국익 위배, 행정부 고유 권한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며 거부권 행사라고 하는 게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서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 헌정 질서에 위반된다라고 해야 상대의 권한을 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는 입법권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가 어렵다 고 말했다.
이어 주권자 국민이 부여한 모든 권한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행사돼야 한다. 이는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 또 법치주의를 떠받치는 근간이자 국민의 인권과 보편적 권리를 보다 충실하게 지키기 위한 핵심 전제 라며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검찰은 수사부터 기소, 영장 청구 등 형사 사법 체계 전반에 걸쳐서 매우 과대하고 집중된 권한을 행사해 왔다 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비정상적 형사 사법 시스템 하에서 검찰 내의 일부 집단은 기소를 위해서 수사할 수 있다라는 이 권한을 무소불위로 악용하며 있는 사건을 덮거나 누군가를 정해 놓고 처벌하기 위해 별건 수사, 먼지털이 표적 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해 왔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국민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고, 심지어 스스로 삶을 저버리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면서 묵묵히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한 대다수 검사들까지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는 이러한 비정상적 형사 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 이라며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 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라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 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정부가 제출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법안이 검사의 중수청 수사 지휘·개입을 가능하도록 우회로를 열었다는 비판이 나오자,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사의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 이라고 입장을 밝혀 논란을 진화한 바 있다. 당시 여당도 대통령의 숙의 요청에 따라 검사가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독소조항 을 상당 부분 제거하면서 시민사회와 전문가 집단 등에서 제기된 반발을 일정 부분 잠재웠다. 이 대통령이 이날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지난 3월 중수청·공소청 법안 논란 당시와 비슷하게 직접 상황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가 진행되고 있다. 2026.8.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다만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 국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형사 사법 체계의 선진적 정상화의 단초가 마련됐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관련 법령의 정비 또는 제도 정비 등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특히 새로운 수사 시스템의 정착 과정에서 국민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사 공정성, 그다음에 수사 역량 제고에 작은 빈틈도 없어야 되겠다 고 힘주어 말했다.
검찰을 향해선 이름과 역할은 변해도 국민과 법치를 수호하는 검찰의 책무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검찰은 대표적인 공익의 대표자인 만큼 인권 수호자로서의 책임을 보다 충실히 수행해 국민 모두의 검찰로 거듭나기 바란다 며, 경찰을 향해서도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 역시 뼈를 깎는 자세로 내부 비리 근절과 피해자의 실질적 보호, 민주적 통제 강화에 총력 매진함으로써 믿음직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기 바란다 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과 관련한 국정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혁은 가죽을 벗긴다 라는 의미다. 한 번의 제도 변경으로 쉽게 종결되는 그런 개혁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래 취지대로 변경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 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경찰 수사 공정성 강화 방안 이라는 주제로 부처 보고를 받으면서도 재차 고발인과 피해자가 (수사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어떻게 하느냐 고 물으며 후속 조치를 점검했다. 이에 윤 장관은 (수사관)징계 요구와 수사배제 요청을 할 수도 있고, 그런 것이 잘 안 들어질 경우엔 수사관서를 변경할 수 있다 고 했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를 정당하게 (했는데도) 경찰관들이 잘 이행을 안 할 경우에는 상급 관청에서 수사를 할 수 있고 타 수사기관(중수청)에 요구할 수 있다 고 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걱정거리 중 하나가 보완수사 요구했는데 (경찰이) 안 하면 어떡하냐 라면서 언론 보도와 내부 보고도 봤는데 보완수사 요구했더니, 4년 6개월 동안 묵살한 것도 있더라, 공소시효 지나버린 것도 있더라, 그런 얘기가 있던데 파악했나 라고 묻기도 했다. 유 직무대행은 점검을 해봤는데, 킥스(KICS) 수사 시스템이 완비되기 전에 조금 누락이 있었는데, 시스템이 완비되고 나서는 그런 사례는 없었다 며 형소법 개정이 돼서 수사 기록은 전체를 전산으로 입력하게 의무화돼 있다 고 답했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경찰 수사 비위에 대한 수사권 관할(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중수청)을 점검하고, 경찰·검찰을 포함한 공무원 징계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에서 논의해달라고 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보고 말미에 재차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후속 조치와 제도 정비를 당부했다. 그는 보완수사를 허용해야 되냐 말아야 되냐, 만약에 허용 안 한다면 어떤 보완 조치가 필요하냐 가지고 계속 갑론을박인데 어떤 게 절대 진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걱정이 있는 건 사실 이라며 검찰한테 너무 많은 권한을 줘서 악용되다가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하다가 엉망진창이 돼버렸는데 결말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경찰은 그럼 괜찮을까? 라고 자문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정사에 보면 이게 순환이 되는 게 있다. 처음엔 경찰 가지고 독재했지 않나.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죽고 대통령이 하야하고. 그 다음에 군인이 무력을 행사해가지고 독재했지 않나. 그런데 어떻게 좀 정리하고 나니까 그 다음에 검찰이 사실상 검찰 독재를 했다. 검찰 권력을 이용해 가지고 일종의 독재를 했다. 없는 사건 만들고 아무 데나 편파 수사에 별건 수사에 먼지 털이에, 그거 하다가 이렇게 돼버렸다 며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는 완전히 안전한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 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 스스로의 책임 의식도 매우 중요하다 며 앞으로 경찰에 대한 공격이나 이런 게 매우 높아질 수 있다. 감시·견제가 매우 높아질 것 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온 세상 사람들, 온 다른 권력기관들이 경찰이 뭐 잘못하나 이것만 찾을 것 이라며 이게 나쁜 게 아니다. 책임이 높아졌으니까 당연히 잘하라고 하는 거고, 걱정돼서 하는 것 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 직무대행에게 미리 충분히 대비를 하라 며 정말 높은 책임감으로 높은 윤리의식으로, 엄정하게, 중립적으로, 철저하게,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또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된다 고 당부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소법 개정안은 국무회의에서 원안대로 심의·의결됐다.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