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왜 2050년까지 청정에너지 비중 89% 추진하나 [환경] 태국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 청정에너지 비중을 최대 89%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태양광·풍력과 배터리 저장장치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도 최대 9GW까지 도입한다.
‘AI 투자 유치에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놓고 국가 전력체계를 다시 짜는 모습이다. 불과 며칠 전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부담을 이유로 166개 관련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한 태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각) 태국 에너지부가 새로운 전력개발계획 ‘PDP2026(Power Development Plan 2026)’ 초안을 공개 의견수렴에 부쳤다고 보도했다. 다만 ‘청정에너지 89%’는 확정된 목표가 아니다. 태국 정부가 제시한 4개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태국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 청정에너지 비중을 최대 89%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챗GPT
데이터센터가 바꾼 전력수요…2037년까지 5만MW 새로 짓는다
태국 에너지정책기획실(EPPO)이 공개한 PDP2026은 2050년 청정에너지 비중을 약 65~89%까지 끌어올리는 복수의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4개 선택지는 기본 시나리오와 탄소포집·저장(CCS)을 활용하는 넷제로 시나리오, 재생에너지를 크게 확대하는 시나리오, 재생에너지와 CCS를 병행하는 시나리오 등이다.
최상단 목표치인 89%는 아카낫 프롬판(Akanat Promphan)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달 제시했던 내부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의 약 15% 수준에 불과하다.
태국이 이처럼 급진적인 청정에너지 전환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유치 경쟁과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태국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대거 유치했다.
그러나 기존 태국 전력망은 수입 LNG와 인접국 라오스로부터의 전력 구매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락,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에 극도로 취약한 실정이다.
프라세르트 신숙프라세르트(Prasert Sinsukprasert) 태국 에너지부 상임차관은 글로벌 무역과 투자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집중되면서 탄소중립 달성은 국가 생존의 핵심 과제가 됐다 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태국을 동남아 거점으로 낙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청정에너지 전환 의지와 전력 정책에 대한 신뢰 때문 이라고 강조했다.
2037년까지 51GW 확충…SMR 도입과 28조원 망 투자 추진
태국 PDP2026에 따르면, 2050년 최대전력수요는 약 80GW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태국은 우선 2037년까지 약 5만900MW의 신규 발전설비를 추가할 계획이다.
신규 설비의 중심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여기에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ESS를 함께 늘린다. 2037년 태국의 전체 발전설비는 약 115GW에 이를 전망이며, 청정에너지 비중은 약 49%까지 올라간다. 이후 2050년에는 발전설비가 시나리오에 따라 185~253GW까지 확대되고, 청정에너지 비중은 65~89%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특히 PDP2026에는 장기적으로 최대 9000MW의 원자력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이 담겼다. 태국 정부는 SMR과 이보다 작은 마이크로모듈원자로(MMR) 등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 태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원자력은 계획 후반부인 2050년까지 누적 9GW 수준으로 확대돼 24시간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의 저탄소 기저전력 역할을 맡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2050년 청정에너지 89%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망 현대화, 대규모 배터리 설비 구축 등에 약 7000억 바트(약 28조원)에 달하는 자본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