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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69명 참변··· 이해 못할 관제 실수

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69명 참변··· 이해 못할 관제 실수
[사회혁신]
스페인 중부 톨레도 근처에서 28일(현지시간) 두 고속열차가 추돌 사고가 일어난 현장에서 구호요원들이 분주히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2026.10.28 AP 연합뉴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스페인 중부 톨레도 근처에서 28일(현지시간) 고속열차 추돌 사고가 일어나 적어도 69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십 명이 크게 다쳤다. 특히 10여명의 부상자가 위중한 상태여서 희생자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 10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천만다행으로 두 명만 가벼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이날 사고는 오전 8시 54분쯤 수도 마드리드에서 남부 관광 명소 세비야로 향하던 민간철도 이리오(IRYO) 6076 열차가 선로 위에 정차해 있었는데 뒤따라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스페인 국영철도회사 렌페(RENFE) AVE 2080 열차가 들이받아 일어났다.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140㎞ 떨어진 지점이었다. 행정구역으로는 카스티야라만차주 모라(Mora)와 오르가즈(Orgaz) 시 중간, 보통 우르다(Urda)로 불리는 지역이었다.  중세 때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신도들이 평화롭게 어울렸고, 1492년 유대인 추방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유럽 최대의 유대인 커뮤니티가 자리했던 톨레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톨레도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오후 8시에 1분 동안 묵념했다. 스페인 정부는 29~31일 사흘을 공식 추모기간으로 선포했다. 오스카르 푸엔테 교통부 장관은 컴퓨터 고장과 인적 오류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이런 사고가 일어난 이유를 납득하기가 어렵다. 특히 마드리드와 세비야를 잇는 이 노선에서 올해 1월에도 비슷한 고속열차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조금 더 남쪽 코르도바주 아다무스 근처에서 선로를 이탈한 열차가 반대편 선로에 들어가 마주 달려오던 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46명이 사망했는데 9개월 만에 다시 참극이 일어났다는 점이 충격을 더한다.  이런 철도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유지보수 투자 부족이 꼽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유럽연합(EU)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페인은 2018∼2022년 고속철 네트워크에 연평균 약 15억 유로(약 2조 2337억원)를 투자해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유지보수·개량에 배정된 몫은 16%정도에 그쳤다. 열차 충돌과 탈선 등 철도 사고 건수도 2016년 45건에서 지난해 69건으로 증가했다.   이료 열차가 정차해 있는데 렌페 열차가 뒤에서 달려와 들이받았다. 영국 BBC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참사는 유럽 현대사 열차 사고 가운데 최악의 사고 중 하나이며, 스페인에서는 2013년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외곽에서 열차 사고로 80명이 목숨을 잃은 것에 이어 두 번째로 희생자 수가 많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생존자들은 승객들이 허공으로 던져질 만큼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잔해에 갇혔다며 창문을 깨고 탈출하는 모습을 증언했다.  정차 중에 들이받힌 이리오 열차에는 147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뒤에서 들이받은 렌페 열차에는 397명이 타고 있었다. 푸엔테 장관은 컴퓨터 제어 시스템에 고장이 일어나면 마드리드의 24시간 관제센터가 역할을 떠맡는데 그 센터가 뒤 열차에 다시 움직이라고 지시하는 설명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사고 현장을 찾아 당국이 이 비극의 모든 세부 사항을 철저히 파악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런데 29일 마드리드 관제센터와 두 열차 기관사가 교신한 세 건의 오디오 녹음이 언론에 공개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고 25분 전쯤 63㎞ 구간을 달리던 열차 여섯 편이 자동으로 정지했고, 오전 8시 36분쯤 관제센터는 렌페 열차에 정상 운행을 허가했다.  엘 파이스와 RTVE를 포함한 스페인 언론들이 공개한 오디오 녹음은 사고 전 두 열차 운전사와 스페인 수도의 통제 센터 간에 나눈 대화를 보여준다. 한 녹음에서는 관제센터 운영자가 렌페 열차의 운전사와 대화하는데, 렌페 열차는 이리오 열차 뒤 25㎞ 떨어진 지점에서 달리며 기술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다. 몇 차례 대화 뒤 관제사는 기관사에게 여정을 계속하셔서 [측면 신호 블록] 아래에서 정상 속도와 정상 운행으로 진행하라 고 말한다. 이에 기관사는  정상 속도로? 라고 되묻고 관제사는  네 라고 답한다. 측면신호블록(Lateral Signaling Block)은 자동 신호 또는 데이터 전송 시스템이 고장 났을 때 사용하는 백업 또는 대체 열차 시스템이다. 이리오 기관사는 다른 음성 녹음에서 열차 제어 시스템과의 연결이 끊겨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관사는 관제센터 운영자에게 열차가 우르다 진입 신호 앞에 정차해 있다 고 말한다. 일련의 대화가 오간 뒤 기관사는 정상적으로 여정을 재개하라 는 안내를 받는다. 그런데 마지막 녹음에 따르면, 이리오 기관사는 다시 관제센터에 연락해 열차 시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차가 [보안] 시스템을 제어할 수 없게 한다. 그래서 아직도 진입 신호 앞에 멈춰 있는 것 이라고 말한다. 해당 녹음은 관제사가 렌페 열차가 접근하는 동안 이리오 열차가 정차해 있다는 통보를 받았음을 시사한다. 이리오 기관사는 심지어 열차가 다른 열차에 의해  뒤에서 받혔다 고 관제센터에 말하기도 한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기관사는 선로 위 장애물을 발견하면 즉시 정지가 가능하도록 시속 40㎞ 이하로 서행해야 했는데 렌페 열차에 내려진 명령에는 속도를 줄이라는 지시가 없었다는 게 교통부의 설명이다. 푸엔테 장관은 당시 열차들이 모두 정차해 있어 서둘러 결정을 내릴 상황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갈무리  오디오 녹음 유출은 일부 스페인 정치인들의 비판을 받았다. 좌파 성향 수마르 강령의 하원의원 알베르토 이바녜스는 X에다 이 유출을 비열한 짓 이라고 공격했다. 좌파 정당 포데모스의 총리 후보인 아이린 몬테로는 사고 책임을 한 노동자에게 돌려서는 안 되며, 철도 기관사들과 전문가들이 몇 년이나 철도 부문의 민영화 흐름에 대해 경고해 왔다고 덧붙였다.   렌페 열차 승객 살바도르 아리사(62)는 로이터 통신에  승객들이 창문을 깨고 탈출하느라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일부 승객은 좌석 사이에 갇혀 움직일 수 없었다 고 말했다. 객차 중 하나가 불 탔고, 승객들은 갇힌 사람들이 울고 피를 흘리며 잔해 아래에 묻힌 참혹한 장면을 묘사했다.  이리오 열차에 타고 있던 탕귀 비니에르(22)는 BBC에 여행가방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났다 고 말했다. 연기가 자욱해 혼란스러웠으며, 밖으로 나왔을 때 객차가 완전히 뒤집혀 있었다 고 말했다. 그는  보는 것이 힘들었다 면서 자신의 부친이 엉덩이가 골절된 소녀를 잔해 속에서 구해내 안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참혹한 시신들을 봤다며  내가 (트라우마에서)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 묘사했다.   몇몇 승객은 객차 지붕을 뚫고 나온 길다란 철로 하나가 객차들을 퉁겨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10.28 EPA 일간 엘 파이스의 스페인 기자 안토니오 히메네스 바르카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렌페 열차의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며 뒤에서 밀리는 느낌, 땅에 내던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다. 피투성이였다. 사람들이 내 위에 올라타 있었다. 한 사람은 팔을 다쳤고, 다른 한 명은 머리를 다쳤다 고 말했다. 다른 승객 세바스티안 에레로(46)는 일간 엘 문도에  코를 다치거나 팔이 부러진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정말 끔찍한 충격이었다. 허공에 4~5초정도 있었는데, 평생처럼 느껴졌다 고 덧붙였다. 한 승객은 지역 TV 인터뷰에서 자신의 품에서 죽어가는 여성을 묘사하며 흐느꼈다. 그녀는 몹시 추워했고 완전히 혼자였다 고 울먹였는데 진행자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수십 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급히 달려왔고, 헬리콥터가 위중한 부상자들을 피신시켰다. 스페인 민간경비대(Civil Guard, 준군사조직이며 국립경찰)는 희생자 신원을 확인한다며 친척들의 DNA 샘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혈액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마드리드 도심 쇼핑 거리인 그란 비아(Gran Via)에는 100명 넘는 사람들이 헌혈을 하려고 줄을 서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스페인 고속철도 추돌 참극이 일어난 28일(현지시간) 극우단체 회원들이 수도 마드리드의 교통부 건물 바깥에서 무능한 좌파 정부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6.10.28 로이터 연합뉴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 전역이 슬퍼하고 있다 면서 삶은 산산조각 났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고통은 엄청나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 년에 두 차례나 심각한 열차 사고를 겪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면서 진상을 밝혀내고 과실이 있는지 확인하겠다 고 다짐했다. 대다수 정당은 추모에 집중한다며 다음달 조기 총선을 앞두고 이날 예정됐던 선거운동 행사를 취소했다. 극우 정당 복스(Vox)는 예외였다. 산티아고 아바스칼 당 대표는 애도를 이용해 국가 철도 인프라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려는 시도에 함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력 야당인 인민당 대표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는  스페인은 인프라 상황을 알 권리가 있다 면서 보안 시스템에 결함이 있었다면, 최대한 단호하게 대응할 것 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노동조합 CSIF는 교통부 장관이 교통 관리자를 희생양 으로 돌리며 관제사의 인적 실수로 돌리며 책임을 지지 않았다 고 비난했다. 스페인 방송사 TVE에 따르면, 밤새 약 1500명이 수도 마드리드의 교통부 건물 밖에 모였으며, 시위대가 주로 산체스 총리와 푸엔테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병과 신호탄을 던지자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다. 부상자나 체포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철도 운전사들은 29일 예정된 파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철도운전사노조(Semaf)는 파업이 철도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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