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빛깔 속에 오래 타오르는 따뜻한 힘 돌숯 [사회혁신]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돌숯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돌숯 입니다. 그림 속 한 집안 식구들이 화로에 둘러앉아 서로의 손을 녹이고 있습니다. 방 안을 채운 불빛은 얼굴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비춰 줍니다. 겨울밤을 견디게 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오래도록 꺼지지 않는 작은 불씨 하나, 그리고 그 곁을 함께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그 온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오늘 알려드릴 말 돌숯 이 더욱 정겹게 다가옵니다.
우리 삶을 묵묵히 밝혀 온 검은 보물
최근 국제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면서 다시 석탄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는 기별이 들려왔습니다. 우리는 더 깨끗한 에너지로 나아가고 있지만, 지금의 삶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보이지 않는 자원 위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함께 떠올렸던 굿일꾼 들도 그렇습니다. 캄캄한 갱도에서 묵묵히 캐 올린 검은 돌은 추운 겨울밤 아랫목을 덥히고, 공장을 움직이며, 우리 사회를 오래도록 지탱해 왔습니다. 그 검은 보물을 떠올리며 오늘 마음에 새겨 보고 싶은 토박이말이 바로 돌숯 입니다.
한눈에 뜻이 보이는 우리말
돌숯 은 한자말 석탄(石炭)을 우리말답게 다듬은 말입니다. 돌처럼 생긴 숯 이라는 말만으로도 어떤 물건인지 금세 떠오릅니다. 한자를 모르더라도 뜻을 짐작할 수 있고, 아이에게도 쉽게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토박이말이 가진 큰 힘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석탄 을 찾으면 옛말로는 돌숫 이라고 실려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으뜸꼴(기본형)이 숯 인 만큼 돌숯 으로 다듬어 올리는 것이 우리말의 짜임에도 더 알맞아 보입니다. 또 석탄의 비슷한말로 영어 블랙다이아몬드 까지 실려 있는 만큼, 우리말 돌숯 도 함께 올려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말은 쓰일 때 살아나고, 다듬을 때 더욱 단단해집니다.
내 안에도 오래 타오르는 돌숯이 있습니다
돌숯은 겉으로 보면 검고 투박한 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 쌓인 뜨거운 힘이 숨어 있습니다. 한번 불이 붙으면 오래도록 온기를 내어 줍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세상은 눈에 띄는 성과를 먼저 바라보지만, 사람을 오래 지탱하는 것은 성실함이고, 책임감이며, 누군가를 따뜻하게 품는 마음입니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아도 여러분 안에는 이미 그런 힘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오늘의 노력이 당장 빛나지 않더라도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그 시간들은 언젠가 나와 이웃을 가장 오래 따뜻하게 지켜 줄 삶의 돌숯이 되어 줄 것입니다. 오늘도 세상의 평가보다 내 안의 조용한 불씨를 먼저 믿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을 오래도록 따뜻하게 품어 준 사람이나 말이 있으신가요? 또 석탄 보다 돌숯 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도 함께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가 모이면 우리말도, 우리의 삶도 더욱 따뜻해질 것입니다.
[한 줄 생각]
돌숯은 그저 검은 돌이 아닙니다. 오래도록 사람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온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돌숯
뜻: 석탄(石炭)을 다듬은 토박이말.
보기: 캄캄한 땅속에서 돌숯을 캐내던 굿일꾼들의 땀방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우리 사회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