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AM 비용도 환율처럼 고정한다…가란티BBVA, 탄소가격 헤지 파생상품 출시 [환경] 가란티BBVA가 CBAM 인증서 가격 변동을 줄이는 수출기업용 파생상품을 출시했다. / 출처 = 가란티BBVA
탄소비용을 미리 고정하는 금융상품이 나왔다.
가란티BBVA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는 기업용 금융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가란티BBVA는 스페인 금융그룹 BBVA 산하 은행으로, 튀르키예 2위 민간은행이다.
메드셈, 2027년 CBAM 가격 일부 미리 고정
첫 거래 대상은 튀르키예 시멘트기업 메드셈시멘트그룹이다. 메드셈은 2027년에 인도될 CBAM 인증서의 가격 변동 위험 가운데 일부를 현재 시점에서 고정했다.
CBAM 인증서 가격은 EU 탄소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이 수출계획과 제품가격을 정하는 시점에는 실제 부담할 탄소비용을 알기 어렵다. 탄소가격이 오르면 원가가 늘고 수익성도 낮아질 수 있다.
가란티BBVA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CBAM 비용 변동을 관리하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메드셈은 향후 탄소비용 일부를 미리 정해 수출가격과 비용 전망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을 사전에 고정하듯 탄소가격도 재무관리 대상으로 편입한 것이다.
가란티BBVA는 이번 거래를 금융권의 초기 CBAM 헤지 사례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은행이 기존의 환율·금리·원자재 가격 위험을 넘어 기후 규제로 발생하는 비용까지 기업 재무관리 영역으로 확대한 사례다.
시넴 에디게 가란티BBVA 부행장은 EU 탄소가격 변동으로 기업이 미래 CBAM 비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출계획과 제품가격, 비용 전망을 세우는 단계에서 탄소비용을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메흐메트 알리 제일란 메드셈 최고경영자(CEO)는 탄소비용의 불확실성을 탈탄소 전략의 재무적 요소로 보고 있다 고 밝혔다. CBAM을 규제 준수에만 한정하지 않고 재무 건전성과 국제 경쟁력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거래 규모와 고정가격, 계약 기간, 구체적인 파생상품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탄소가격, 제품가격·계약·투자까지 흔든다
CBAM 인증서 가격은 EU 배출권 가격에 연동된다. 2026년에는 EU 배출권 경매가격의 분기별 가중평균을 적용하고, 2027년부터는 매주 가격을 산정한다. EU 탄소가격이 오르면 같은 양을 수출해도 CBAM 부담은 커진다.
CBAM 인증서를 구매하고 제출할 법적 의무는 EU 수입업체에 있다. 다만 수입업체가 늘어난 비용을 납품가격 인하나 계약조건 변경으로 수출기업에 넘길 수 있다. 역외 기업도 탄소가격 변동을 원가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재무 위험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수출기업의 의사결정 범위도 넓어진다. 제품가격을 정할 때 예상 배출량과 탄소가격을 함께 계산해야 하고, 장기 공급계약에는 CBAM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명시해야 한다. 저탄소 원료 조달과 설비투자 시점, 거래처 협상에도 탄소비용이 반영될 수 있다.
CBAM 비용 관리가 환경·통관 부서에만 머물기 어려운 구조다. 재무부서는 예상 수출량과 제품별 배출량, 탄소가격을 묶어 비용과 현금흐름을 전망해야 한다. 탄소가격이 환율·금리·원자재 가격과 같은 위험관리 항목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환율·금리 이어 탄소비용까지 관리
가란티BBVA는 환율과 금리, 원자재 가격에 이어 기후 규제로 발생하는 비용도 기업 위험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은행은 지속가능금융 경험을 파생상품과 결합해 EU와 거래하는 기업의 CBAM 비용 변동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미래 탄소비용을 보다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수출계획과 제품가격, 비용 전망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시넴 에디게 가란티BBVA 부행장은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환경 대응뿐 아니라 재무전략과 위험관리 방식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가란티BBVA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목표와 재무전략을 연결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