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0대 거리로…교육 불만, 반정부 시위로 폭발 [교육] 공교육 개선을 요구하는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행동의 날 인 6일 파리 5만 6000명을 포함해 마르세유, 리옹, 릴, 낭트, 스트라스부르, 렌, 툴루즈 등 프랑스 전역에서 모두 25만 명 이상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AFP, AP,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지난달 17일 파리 교외 크레테유의 한 고교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는 교직원들의 파업과 18일 학생들의 수업 거부 등 동조 시위가 촉발된 이후 최대 규모다. 주최 측은 시위 참가자를 45만 명으로 추산했다. 시위 주도 단체 중 하나인 고등학생연합(USL)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약 2000개 고교가 휴교하거나 교육부에 의해 폐쇄됐다.
6일 과중한 수업 일정, 교사 부족 및 교육 시스템에서 발생한 기타 문제들에 항의하기 위해 프랑스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서자 진압 경찰이 거리를 통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폭동 및 경찰과의 충돌로 번졌다. 프랑스 파리. 2026. 10. 06 [TASS=연합뉴스]
공교육 개선 고교생 시위, 전방위로 확산
25만 명 거리로…교사·학부모·노조도 가세
프랑스 내무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에만 500명 가까운 인원이 체포됐다. 사태 발발 이후 체포된 사람은 6100명이며 대다수가 18세 미만 미성년자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 1483명을 포함해 1800명 이상이 기소됐다. 그리고 시위 도중 경찰관 715명과 함께 최소 215명의 청소년이 다쳤다.
수도 파리에서는 시위와 행진이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행진이 끝날 무렵 일부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스트라스부르, 리옹, 렌 등지에선 일부 시위대가 거리에 친 바리케이드에 불을 붙이고 돌을 던지며, 진압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많은 10대 청소년이 플래카드와 연막탄을 손에 든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시위 군중 해산과 진압을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 등도 투입했다.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지난주 16세 학생이 경찰과 대치하던 중 오른쪽 시력을 잃었고, 14세 학생이 얼굴에 최루탄을 맞아 치아 대부분을 다쳤고, 5일 북부 도시 랑스에서는 15세 학생이 섬광탄 폭발로 손과 팔 일부를 잃었다.
6일: 과중한 수업 일정, 교사 부족 및 교육 시스템에서 발생한 기타 문제들에 항의하기 위해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서자 진압 경찰이 거리를 통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폭동 및 경찰과의 충돌로 번졌다. 프랑스 파리. 2026. 10. 06 [TASS=연합뉴스]
6100명 체포, 1800명 기소…대부분 미성년
실명, 손 절단 사고도…경찰 과잉 진압 논란
그러나 청소년 시위대를 상대로 한 경찰의 광범위한 체포, 최루탄, 진압 장비 사용은 학생은 물론 상당수 학부모와 교사들의 분노를 사면서 이들의 시위 참여를 촉발하는 모양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의 오렐리앙 르 코크 의원은 진압 경찰, 곤봉, 고무탄, 최루탄이 동원됐다 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내년 4월 퇴임을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레임덕을 더 부채질하고 있으며, 대선을 앞두고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은 다가오는 대선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파리 집회 현장을 취재한 알자지라의 나타샤 버틀러 기자는 농민조합, 에너지 노동자, 교원노조 등 다양한 단체 사람들이 참여한 것을 보았다. 그들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거리에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 전했다. 또한 학부모와 교사들은 자녀들 응원만이 아니라, 시위대에 침투할지 모를 난동꾼과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걱정해 학생 보호 차원에서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라고 소개했다.
10대 고교생 시위대는 프랑스 전역에 만연한 불만과 맞물려 큰 공감을 얻고 있다. AP 통신은 유권자들의 좌절은 이란 전쟁으로 인해 치솟은 연료비 같은 당면한 어려움을 넘어, 마크롱 집권하의 공공지출 제한, 빈곤 심화, 부의 불평등에 대한 더 광범위한 우려로 확장되고 있다 며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교육 예산 부족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호소에 대중들이 동조하고 있다 고 풀이했다.
6일 파리, 수일간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요구하며 폭력적 충돌로 이어진 시위 속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도하고 노동조합 및 교사들이 합류한 전국 행동의 날 집회가 끝날 무렵, 사람들이 레퓌블리크 광장 중앙에 있는 동상 위와 그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다. 15세에서 17세 사이의 학생들은 교사 부족, 과중한 수업 일정, 낙후된 교실, 그리고 기온 상승에 대응하지 못하는 학교 건물 문제 등을 토로하며 9월 말부터 수백 개 고등학교의 정문을 봉쇄해 왔다. 2026. 10. 06 [AFP=연합뉴스]
공교육 불만서 시작한 프랑스 고교생 시위,
긴축, 빈곤과 양극화 심화 사회문제로 확대
이를 뒷받침하듯 학생 시위와 별도로, 지난달 29일엔 소방관, 보건 종사자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노동자 수십만 명이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과 정부의 긴축 예산안에 항의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의 노동총동맹(CGT),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 등 주요 노조는 교사들에게 학생 시위 동참을 촉구하는 한편, 예산안 반대 총파업도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학생들의 시위가 도심 폭력 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하며 일부 집회 현장에 진압 경찰을 배치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경찰의 대응이 대부분 비례적이었으며, 시위가 때때로 폭동으로 변해 경찰의 개입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도 6일 의회에서 폭력에 관용의 여지는 없다 고 말하고 학교를 불태우는 게 학교를 개선하지는 못한다 고 말했다. 그리고 경찰의 과잉 진압 비판에는 진상 조사를 약속하면서 경찰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주장은 허위 라고 규정했다.
파리,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시위 운동의 일환으로 시앙스포(파리 정치대학) 인근에서 봉쇄 집회가 열린 후, 참가자들이 고등학생들과 연대하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9월 말부터 학생들은 교사 부재, 과중한 수업 일정, 낙후된 교실, 기온 상승에 적응하기 어려운 건물 문제 등을 토로하며 수백 개 학교의 정문을 막아서고 있다. 2026. 10. 07 [AFP=연합뉴스]
정부, 수업 중단 조치…2000개 고교 폐쇄
학생들, 긴급 교육 예산 15조 원 배정 요구
르코르뉘 총리는 이번 주말까지 긴급 수업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교장, 교사, 학생들에게 교육 여건 우려를 해결할 내부 민주주의 를 모색할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각에 10월 말까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라고 지시하고, 정부가 낙후된 학교 시설 보수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학생들은 만성적인 교사 부족과 과밀학급, 낡은 학교 시설 등의 열악한 공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과 예산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도 고등학생연합은 성명을 통해 학교 긴급 예산 100억 유로(약 15조 원) 배정, 교사 대규모 신규 채용, 고등교육 정원 15만 명 증설 등을 수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막대한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로 긴축 예산안을 준비 중이어서 대규모 교육 예산 편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2027년도 예산안에 일부 증세와 공무원 임금 부분 동결, 연금 인상 제한, 주택 지원·가족수당 등 사회복지 지출 동결 등 430억 유로(약 65조 원) 규모의 재정 절감 방안을 담았다. 격화하는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대규모 교육 예산을 지출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말이란 점도 비관적 관측을 낳는다.
9개 유로존 국가 정상들과 초청된 지도자들이 모인 7일 스플리트 MED9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6. 10. 06 [AFP=연합뉴스]
GDP 120% 육박하는 부채 속 국채금리 급등
트럼프 바로 통제 불능의 대량 이민이 문제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공공 부채는 3조5000억 유로(약 5269조 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육박한다. 재정 적자는 3년 연속 GDP 대비 5%를 넘었다. 올해는 5.4%에 달할 걸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이 2029년 기준선으로 제시한 3%를 크게 웃돈다. 국가 재정 불안으로 금융시장에선 프랑스의 국채 안정성이 유럽 재정 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물가 우려 등으로 선진국 국채가 모두 흔들리고 있지만, 주요 7개국(G7) 가운데 프랑스 국채가 가장 큰 매도세를 겪는 상황이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가 5% 가까이로 2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과 금리 차는 2011년 유로존 재정 위기 후 최대인 1.6%p까지 벌어졌다. 이는 이자 및 상환 비용 급증으로 이어지며 프랑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이브 카뮈 장조레재단 정치과학자는 뉴욕타임스에 마크롱 대통령의 레임덕 을 지적하며 정권 말기에 앞으로 7개월간 계획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통제 불능의 이민자들과 무슬림 탓으로 돌리며 프랑스 시위 사태에 개입했다. 트럼프는 6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바로 통제 불능의 대량 이민이다. 이는 학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이슬람이 장악하고자 하는 문제다! 라고 주장했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