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러 영화①] 런던 유대인의 친팔레스타인 활동 이야기 [사람들] (편집자 주) 시민언론민들레는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를 공동주최합니다. 휘슬러영화제는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침묵 당한 목소리를 스크린 위로 불러내는 영화제로, 2024년 첫걸음을 뗀 뒤 올해로 3회를 맞았습니다. 제3회 영화제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립니다. 올해는 약 260편이 출품된 가운데 18개 국 46편이 상영되고, 영화와 함께 4차례의 포럼도 마련됩니다. 슬로건은 너의 비밀을 말해봐 입니다. 민들레는 영화제의 의미를 독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영화제 기간까지 출품작 소개 글을 연재합니다.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노아 미를라크(Noah Mirlach), 12분, 영국
영국인 감독 노아 미를라크의 다큐 영화 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한 유대인 남성이 친(親)팔레스타인 활동을 하면서 가족 친지와 겪는 갈등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 제목이 케이블가(街)의 후예 인 것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89년 전 이 거리에서 파시즘에 맞서 싸웠고, 주인공 자신이 현재 이곳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과 생존을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 포스터. 2026.10.9.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영국에서 주인공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누나는 다시 이스라엘로 갔고, 이스라엘 군인인 3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해서는 어떤 연민도 동정도 보이지 않는다.
12분짜리 짧은 다큐가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은 현재에 투영된 과거, 즉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싸웠던 케이블 스트리트 전투(The Battle of Cable Street) 는 1936년 10월 4일 이스트엔드에서 반파시스트 시위대와 영국 파시스트 연합(BUF) 사이의 유혈 충돌이 벌어졌던 곳이다.
영화 더 디센던트 오브 케이블 스트리트 (The Descendant of Cable Street) 중 한 장면. 2026.10.9.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이 거리는 영국 수도 런던의 동쪽 끝에 있다. 런던을 여행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 이곳에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화에 보이는 거리 벽화를 만져 보면 89년 전 거리를 메웠던 이들의 숨결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노아 미를라크 감독은 영화제에 참석해 관객들을 만나고 토론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글래디에이터 베이비(Gladiator Baby)|알리 사보크바르(Ali Sabokbar)·에르판 호세이니(Erfan Hosseini), 28분, 이란
글래디에이터 베이비 는 계속되는 내전 속에 사는 이란의 어느 지역 아이들의 모습을 우울하게 그린 영화다.
아이들의 아빠는 늘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고, 아이들도 따라서 마약을 하고… 드넓은 이란의 어느 빈민촌의 모습이 이런가 싶어 안쓰럽다.
글래디에이터 베이비(Gladiator Baby) 포스터. 2026.10.9.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28분짜리 영상은 한 줄의 대화도 없이 아이들과 몇몇 어른들의 절망적인 일상을 비춘다.
그러다 영화가 끝날 즈음 영어 자막 한 줄이 뜬다. The son of Iran is unaware of his mother. 이란의 아들은 누가 엄마인지 모른다.
우울한 마음에 돌을 맞은 느낌이다.
알리 사보크바르 감독은 1999년 테헤란 출생이다. 검열을 피해 자기 돈으로 영화를 만든다 한다. 지금까지 장편 3편과 실험영화 15편, 각본 30편을 만들었다니 공력이 만만찮을 것이다. 한국 AI영화제와 애쉬빌영화제, 지그문트프로이트영화제 심사위원 경력도 있다.
공동연출자인 에르판 호세이니도 테헤란 출신으로 1999년생이다.
서른 살도 되지 않은 감독들이 왜 이란을 이렇게 우울하게 그렸을까 궁금해진다.
이란 영화 글래디에이터 베이비 (Gladiator Baby) 중 한 장면. 2026.10.9.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 집행위원회 제공
덧붙이는 글 휘슬러영화제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영화제입니다. 텀블벅에서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침묵 당했던 목소리를 내는 영화에 관심이 있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텀블벅 바로가기 링크 https://tumblbug.com/2026swff강진욱 전 연합뉴스 기자 swff2024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