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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성고문 피해자들 우린 울부짖으며 신을 찾았다”

성고문 피해자들 우린 울부짖으며 신을 찾았다”
[사람들]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선 개를 이용해 수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의 아부 그라이브 감옥 상황을 떠올린다. Ⓒ알자지라 화면 캡쳐 1980년대 중반 한국이 민주화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진통을 겪던 시절,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 터졌다. 1986년 6월 부천경찰서 조사실에서 문귀동 형사(경장)가 ‘위장 취업’ 혐의로 끌려온 권인숙(서울대 의류학과 휴학생)의 손을 뒷수갑으로 묶고 성폭행한 사건에 많은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 전두환 정권은 성(性)을 혁명의 도구로 썼다”며 오히려 피해자 탓이라고 우겼다. 여론이 나빠지자, 전정권은 마지못해 문귀동을 경찰에서 파면했다. 하지만 그를 붙잡아 재판에 넘기진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드러나는 법이다. 1987년 1월 박종철(서울대 언어학과 재학생)이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에서 물고문으로 죽임을 당한 뒤 은폐 조작이 드러나자, 민심은 들끓었다. 그해 6월 민주항쟁으로 세상이 바뀌고 부천서 성고문 사건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바로 그 무렵 부천에 있던 문귀동의 집을 어찌어찌 찾아갔다. 어린 아들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가 문을 열어주었다. 당시 문귀동은 기자들을 극도로 피하고 있었지만,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신발공장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경험 부족으로 곧 파산). 나는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자신을 ‘운동권 거짓 선동의 희생양’이라 주장했다. 유치장에 갇혀 며칠째 제대로 씻지도 않은 여자를 어찌 건드리겠느냐”는 얘기였다. 나중에 그런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죗값을 치러야 했다(1988년 4월 구속돼 징역 5년). 문귀동 성고문과 유대인 성고문의 차이 이렇듯 성폭력 가해자가 선뜻 자신의 잘못을 뇌우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스라엘 구금시설에서 벌어진 성고문도 마찬가지다. 피해자의 피눈물 증언은 있지만 가해자는 숨었다. 가해자가 아무개라고 특정하기도 어렵다. 특정한다 해도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하면 끝이다. 그래서일까, 이스라엘 감옥 근무자들 사이에선 ‘성폭력을 포함해 어떤 고문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널리 퍼진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인권단체들은 성고문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해도 되는 관행처럼 일상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저질러진다”고 비판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대목 하나. 부천서 성고문과 이스라엘 수감시설 성고문에는 큰 차이가 있다. 문귀동의 성고문은 개인의 일탈에서 비롯된 범죄로 여겨지지만, 유대인들이 벌이는 몹쓸 짓은 차원이 다르다. 개인 또는 몇몇의 우발적인 일탈이 아니다. (유엔의 관련 기구들과 독립적인 인권단체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듯이) 전범국가 이스라엘의 총체적 억압 체제의 한 부분으로 성고문이 자리잡았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조직적인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Francesca Albanese)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정식 명칭은 ‘1967년 이후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의 인권 상황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2026년 3월 23일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 모임에 23쪽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했다.(A/HRC/61/71). 이 보고서는 2023년 10월7일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저질러 온 폭력이 유엔 집단학살협약(1951)에 따른 ‘집단학살’(genocide)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특히 성고문을 비롯한 조직적인 고문 행위를 비판했다. 보고서의 관련 내용을 보자. [아동, 여성, 남성을 대상으로 이스라엘 군인 및 관계자들은 쇠막대기, 곤봉, 금속 탐지기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집단 강간(gang rape)을 포함한 성폭행을 저질렀다. 수감자들은 성기나 항문에 구타와 전기 충격을 받곤 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굴욕적인 자세로 알몸 수색을 당한다. 성폭행은 눈이 가려진 상태에서 자주 일어난다. 구금자들은 알몸 촬영을 당했다.] (https://www.ohchr.org/sites/default/files/documents/hrbodies/hrcouncil/sessions-regular/session61/advance-version/a-hrc-61-71-aev.pdf)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지난 2년 반 넘게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저지른 고문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신체를 망가뜨리고 존엄성을 박탈한 것은 ‘우발적인 폭력’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그들의 땅에서 쫓아내기 위한 ‘인종청소 차원의 폭력’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이스라엘의 고문을 가리켜 ‘비인간화를 기반으로 구축되고, 잔혹행위와 집단고문 정책으로 유지되는, ‘정착민 식민주의(settler-colonialism)의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 못 박았다.   익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찍어 온라인 관계망(SNS)에 올린 수감자들의 모습 Ⓒ유로-메드 터져나오는 증언, 감옥은 성고문 수용소”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서 저질러진 성폭력을 고발하는 문건 자료들은 한둘이 아니다. ▲유엔인권이사회를 비롯한 유엔의 여러 인권 관련 기구들과 특히 팔레스타인 지역 문제에 집중하는 특별보고관의 성명서와 보고서 ▲베첼렘(B’Tselem), 유로-메드(Euro-Med)를 비롯한 독립적인 인권단체들이 낸 증언집, 보고서, 성명서 ▲알자지라(Al Jazeera)를 비롯한 언론사들의 특집기사와 다큐 필름들을 꼽을 수 있다. 이 문건들이나 동영상 필름들은 (하마스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마구잡이 체포로 끌려간 뒤) 기소나 재판 없이 갇혀 있다가 (이스라엘 정부와 하마스 사이의 인질교환 협상 등으로) 풀려난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들 보고서나 증언집의 한결같은 결론은 이스라엘 감옥은 조직적인 성고문 수용소”라는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 사무소를 둔 유로-메드 인권 감시단(Euro-Med Human Rights Monitor, 이하 약칭 유로-메드)은 유럽과 중동 및 북아프리카 각지에 지역사무소를 둔 독립적인 인권단체다. 2011년부터 전쟁 또는 정치적 불안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는 활동을 펴왔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무력충돌로 난민이 된 사람들의 인권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유로-메드는 이스라엘의 구금시설에 갇혀 있다가 풀려난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두 개의 중요한 보고서를 펴냈다. 하나는 2024년 5월21일에 발표된 , 다른 하나는 2026년 4월13일 이다. 이 보고서들은 이스라엘 교도소청(IPS)이 운용하는 교도소, 이스라엘 군이 관할하는 구금소 안에서 구타와 고문 등 비인간적인 잔혹행위가 어떻게 벌어지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군 수용소에 들어가자마자 집단 강간 특히 이 보고서들은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서 강간을 포함한 성고문이 행해졌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42세 팔레스타인 여성의 증언이다. 그녀는 2024년 10월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아에서 이스라엘군에게 붙잡히는 순간부터 학대가 시작되었다고 밝힌다. 수십 명의 남성 수감자들 사이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그녀는 히잡을 강제로 벗기고 영하의 추위 속에 내버려두는 등 모욕과 고통을 겪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남부의 네게브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은 군 수감시설 스데 테이만(Sde Teiman)에선 더 큰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권 사각지대로 악명 높은 그곳 수용소로 들어가자마자, 군인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다. [그 여성은 총을 겨누는 위협을 받으며 옷을 완전히 벗도록 강요당했다. 두 명의 군인이 휴대전화로 그녀의 나체를 촬영했다. 학대는 구금 셋째 날 절정에 이르렀다. 복면을 쓴 군인 4명이 그녀를 바닥에 고정된 금속 테이블이 있는 작은 방으로 데려갔다. 테이블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테이블에 수갑이 채워진 채 묶여 옷이 벗겨졌다. 두 명의 군인이 번갈아 가며 그녀를 강간했다. 나머지 두 명은 그 장면을 촬영했다. 그녀는 밤새도록 발가벗겨진 채 피를 흘리며 방치되었다. 다음 날 군인들이 다시 돌아와 같은 행위를 되풀이했다. 그녀는 이틀 동안 하루에 두 번씩, 모두 네 차례 강간을 당했다.] (https://euromedmonitor.org/uploads/reports/En-Another-Genocide.pdf) 그 뒤로도 고문이 이어졌다. 다른 심문실로 옮겨져 손이 묶여 매달린 채 의식을 잃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전기 충격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비명을 질렀지만,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못한다는 데 절망감을 느꼈다. 그녀는 그 고문자들의 손아귀에 갇혀 있는 것보다 차라리 죽기를 바랐다”면서 그때의 상황을 ‘벽 뒤에서 벌어진 또 다른 학살’이라고 불렀다(유로-메드 보고서 제목이 그녀의 말에서 따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스데 테이만 군 기지 수용소에서 그렇게 고초를 겪는 동안 그녀는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 줄 몰랐고, 군인들이 이름 대신 불렀던 수감자 번호 101만 기억할 뿐이라 했다. 그녀에게 ‘101’이란 숫자는 그곳에서 저질러졌던 성고문과 더불어 정체성의 부정, 인간성 말살을 뜻한다. 성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그녀는 막판에 놀라운 제안을 받았다. ‘협력자’가 되면 풀어주겠다고 했다. ‘협력자’란 곧 ‘밀고자’를 뜻한다(팔레스타인 사회에선 밀고자 문제가 늘 논란이 돼왔고, 서로를 의심하며 갈등을 일으키곤 한다. 밀고자로 드러나면 자체적으로 처형된다). 아울러 강간당하는 사진과 나체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협조하지 않으면 사진을 널리 퍼뜨리겠다”고 협박했다. 수감자에게 굴욕감을 안겨주고 저항정신을 꺾으려 한 데 그치지 않고, ‘협력자’(‘밀고자’)로 만드는 유효한 도구로서 성폭력을 이용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이른바 ‘성폭력의 무기화(化)’ 얘기가 이래서 나왔다. 훈련 받은 대형견에게 수간 당했다” 수감시설에서의 인권침해를 조사하는 활동가들은 덩치가 큰 개에게 강간당했다”고 털어놓는 증언을 한두 명도 아닌, 여러 피해자로부터 들었다. 개를 이용해 성고문을 했다니...믿기 어려울만큼 충격적이다. 사실이라면, 우리 인간이 지닌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깔아뭉개는 악랄한 폭력이다. 스데 테이만 군 수용소에서 갇혔던 AS(가명, 35)의 증언. 주변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철창에 갇혀 있는 동안 개들이 우리에게 오줌을 누는 일이 종종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군인들이 나를 바닥에 눕히더니 개 한 마리가 올라타 성기를 삽입하려 했을 때였다. 나는 완전히 알몸이었고, 옷도 하나도 걸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곧 내가 강간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항하려고 했지만, 수갑이 채워진 데다 두 명이 나를 꽉 붙잡고 있었다. 그렇게 3~4분이 지났고 개의 체액이 내 몸에 묻은 것이 느껴졌다.” 35세의 아미르도 스데 테이만 군 수감시설에 갇혀 있을 때 ‘훈련된 개’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군인들은 나를 포함한 수감자들을 복도로 끌고 가서 ‘옷을 완전히 벗으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여러 마리의 개를 데려왔는데, 그중 한 마리가 제게 오줌을 쌌다. 그러자 다른 개 한 마리가 훈련된 방식으로 내 항문에 삽입해 성폭행을 했다. 그동안 나는 군인들에게 구타를 당했다. 그 모든 일이 몇 분 동안 계속되었다. 나는 극심한 굴욕감과 모욕감을 느꼈다.” 와지디(43)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수감시설(장소는 불명)로 끌려가 꼬박 1년을 보냈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과 개, 양쪽으로부터 몹쓸 짓을 당한 피해자다. 그들은 나를 발가벗긴 채 금속 침대에 묶었다. 한 군인이 내게 ‘이스라엘에서 이스라엘 여성을 몇 명이나 강간했느냐’고 물었다. 이스라엘에 들어간 적조차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자 나를 강간했다. 항문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 비명을 질렀지만, 비명을 지를 때마다 구타당했다. 군인들은 몇 분 동안 그 과정을 촬영하며 나를 조롱했다. 그 군인은 내 몸 안에다 사정을 하고 떠났다. 나는 굴욕적인 상황에 놓였고 죽고만 싶었다. 그곳에 피가 흘렀다.” 나중에 그들은 개를 데려왔는데, 그 개도 나를 강간했다. 같은 날, 나는 침대에 묶인 채 적어도 두 번 더 강간당했다. 군인 한 명은 내 입에 자신의 성기를 넣고는 오줌을 눴다. 이틀 뒤, 세 명의 군인이 다시 나를 강간했다. 나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힘들었다.” (https://euromedmonitor.org/uploads/reports/En-Another-Genocide.pdf)   중동의 주요 미디어 알자지라가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서 저질러진 성고문을 고발한 57분 짜리 동영상 ‘방대한 증거(Bodies of Evidence). Ⓒ알자지라 화면 캡쳐 ‘이스라엘의 가장 어두운 무기’, 성고문 중동지역 주요 언론사인 알자지라도 개를 이용한 수간 성고문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2026년 6월9일 방영된 동영상 제목은 ‘방대한 증거(Bodies of Evidence)’, 부제목은 ‘이스라엘의 가장 어두운 무기(Israel’s Darkest Weapon)’다. 제목과 부제목이 동영상 안에 담긴 끔찍한 내용을 잘 말해준다(상영시간 57분). 이미 유로-메드를 비롯한 여러 인권단체에서 수간을 고발했지만, 다큐 필름 형태의 동영상으로 피해자들의 얼굴을 드러내면서까지 피해 사실을 보여주자, 지구촌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https://www.aljazeera.com/video/2026/6/11/israels-darkest-weapon-al-jazeera-originals) 알자지라의 다큐 동영상은 성고문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잔혹한 여러 고문 방식을 고발한다. 동영상에 나오는 고문 피해자들은 여성 청년 활동가, 서안지구 라말라의 명문대학인 비르제이트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던 노동운동가, 수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고등학생 등 여러 젊은이들이다. 히잡을 쓰고 얼굴을 가린 한 여성과 한 중년 남성은 군인들에게 거듭 강간을 당했다고 폭로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피해자는 용기 있게 자신의 얼굴을 드러낸 무함마드 자키 알바크리(Mohamed Zaki al-Bakri)다. 가자지구 중남부 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교육 부서의 행정 직원으로, 결혼한 지 15년 된 부인 사이에 딸과 아들을 두었다. 2024년 3월 민간인 주거지역에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포격을 피하느라 알바크리는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다가 이스라엘 군에 붙잡혔고 2024년 3월5일 아침 스데 테이만 군 수감시설로 옮겨졌다. 그들은 웃으며 고문 사진을 찍었다” 수감자 번호 42를 단 알바크리는 긴장이 되긴 했지만 자신이 하마스와는 아무 관련 없으니 몇 마디 물어보고 풀려날 걸로 여겼다. 그곳 군인들은 ‘환영식’ 또는 ‘파티’라는 이름의 잔혹행위를 신입 수감자들에게 저질렀다. 개를 동원해 겁을 주고, 마구 발로 찼다. 섬광탄이나 최루탄을 던져 숨쉬기조차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말한다.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비란 없었다. 인간성을 완전히 버리고 무관심 그 자체였다. 그들은 우리가 고통스러워 하는 걸 즐거워 했고, 그걸 (2023년 10월 하마스 기습에 대한) 복수라고 여겼다.” 남녀 군인들은 수감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즐겼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깔깔대며 웃었다. 그 뒤로도 엄청난 고통의 연속이었다. 군인들은 날마다 구타, 고문을 빠트리지 않았고, 심지어는 바지에 오줌을 싸도록 했다. 그가 수간을 당한 것은 이슬람 성월 라마단의 마지막 날인 2024년 4월10일이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내 인생 최악의 날이었다. 군인들은 감방에 있던 7명의 수감자들을 밖으로 나오라 했다. 우리를 거칠게 다루면서 어느 방으로 몰아 넣었다. 그들이 ‘대기실’이라 부르는 곳이었다. 우릴 모두 발가벗기고 수갑을 채웠다. 눈가리개를 한 채 두 다리를 묶어 눕혔다. 그러자 덩치 큰 개들이 미친 듯이 공격해왔다. 금속 입가리개를 하고 있었지만, 알몸에 그 입가리개가 닿으면 칼로 베듯 상처를 냈다.” 그곳엔 장교들과 병사들이 뒤섞여 있었고, 그 상황을 ‘큰 잔치’(big party)라 불렀다. 그들은 고무 막대기와 파이프를 들고 수감자들을 때리고 성적으로 괴롭혔다. 그때 나는 큰 개에게 강간을 당했다.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오! 신(神)이시여! 우리 모두는 울면서 신을 찾았다. 우리는 그 상태로 20분에서 30분 정도 성적 학대와 구타를 당했다. 그들은 고통스러워하는 우리를 웃으며 바라보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혐의가 없다는 게 드러났는지 다행히 알바크리는 풀려나 가자지구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부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부인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졌고, 작은 아들은 머리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었다. 집도 포격에 무너져, 지금은 난민수용소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그는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회에 공포와 근심을 퍼뜨리고 집단학살(genocide)을 꾀하고 있다고. 여군이 막대기로 항문을 쑤셨다”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서 저질러진 성고문 방식으로는 위의 수간 말고도 남녀 군인들이 직접 덤벼들거나 딜도(dildo, 인조 성기) 또는 막대기나 야구 방망이, 소화기 호스 등 여러 도구가 쓰였다. 9개월 동안 감옥살이했던 하마다(37)가 유로-메드 활동가에게 털어놓은 증언이다. 심문 과정 중 한 번은 완전히 알몸이었는데, 그들이 내 눈가리개를 벗겼다. 그리고는 바닥에 고정된 딜도에 나를 앉혀 항문에 삽입했다. 저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그 뒤 심하게 주먹으로 맞았다. (https://euromedmonitor.org/uploads/reports/En-Another-Genocide.pdf) 유로-메드가 확보한 여러 증언에 따르면, 놀랍게도 이스라엘 여군이 남성 수감자를 상대로 가학적인 성고문을 저질렀다. 2024년 10월25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하산의 경우를 보자. 수용소로 끌려갔는데, 나중에 그곳이 스데 테이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체포된 지 약 한 달 반 뒤, 나는 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여성들에게 강간당했다. 그때 나는 완전히 발가벗겨졌고, 눈가리개도 하지 않았다. 여군 네 명이 내 옷을 벗기고 수갑과 족쇄를 채운 채 조롱하듯 웃었다. 그러더니 한 명이 나를 밀쳐 넘어뜨렸다. 다른 한 명이 막대기를 집어 내 항문에 꽂았다.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고, 그들은 웃었다. 그런 상황이 2분쯤 이어진 뒤 그들은 내게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부으며 떠났다. 그 일이 있고 2주 넘게 고통에 시달렸다.” 가자지구 출신의 사이드(36)는 막대기로 항문 성폭행을 당한 뒤에 이스라엘 여군 두 명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노골적인 성희롱을 겪었다고 밝혔다. 더구나 자신이 보는 앞에서 남녀 병사들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남겼다. 나는 극도로 가혹한 심문을 받은 뒤 심문실에 그대로 감금되었다. 그 과정에서 항문에 막대기를 삽입 당하고, 성기를 반복적으로 구타당하고, 고환을 쥐어짜는 등 성폭행을 당했다. 그 뒤 여군 두 명이 들어와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한 명은 웃옷을 벗고 다가와 나를 자극하려 했다. 방금 겪은 일로 나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녀는 내 성기를 잡고 더 자극하려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때리고 욕설을 퍼부었다. 몇 시간 뒤, 그녀는 같은 행동을 되풀이했지만 나는 더 이상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 뒤 남자 군인 하나가 심문실 방으로 들어와 바로 내 앞에서 그녀와 성관계를 가졌다.   서안 지구의 라말라와 베이투니아 사이에 위치한 오페르 군사 교도소 밖을 이스라엘군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오페르는 스데 테이만과 더불어 고문으로 악명 높은 군 수감시설이다. ⒸFadel Senna/AFP 성기 고문으로 다쳐 고환 떼내기도 인권단체 유로-메드가 확보한 문서화된 증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감옥의 근무자들은 수감자들의 옷을 벗기고 다리를 벌리게 한 뒤 ▲금속 막대, 소총 개머리판, 기타 도구 등 딱딱한 물체로 성기를 때리거나, ▲고환을 주먹이나 발로 거듭 폭행하거나 꽉 눌러 고통을 주거나, ▲집게(펜치)로 성기를 꽉 잡아당기거나 ▲여러 시간 동안 무거운 추를 성기에 매달거나 ▲심지어 성기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따위의 잔혹행위를 저질렀다. 가자지구에서 붙잡혀 2024년 6월23일부터 30일 동안 오페르 군 수감시설에 갇혀 지냈던 한 수감자(35세)가 유로-메드에 털어놓은 증언을 들어보자. 오페르에서 나는 완전히 발가벗겨졌다. 눈가리개도 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체격의 흑인 남성 두 명이 나를 심하게 구타했다. 그중 한 명이 나를 제압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내 성기를 움켜잡고 메스(작은 해부칼 같은 금속 막대)로 상처를 냈다. 그 상처로 두 달 넘게 고생했다.” 사람 몸에서 가장 민감한 신체부위라 할 생식기를 겨냥한 성고문은 피해자에게 엄청난 고통과 더불어 무력감과 굴욕감을 안겨준다. 더구나 자칫 심각한 부상을 입히기 십상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일부 수감자들은 고환을 제거당했다. 아래 두 인용문은 둘 다 48세인 피해자 둘이 유로-메드에 제출한 증언 기록이다. 2024년 3월, 나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낯선 군사 교도소로 이송되었다. 그곳에서 숱한 심문과 가혹한 고문을 당했다. 어느 날, 한 병사가 내 고환 하나를 세게 눌렀고, 나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다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고 성기가 거즈로 감싸져 있었다. 고환 하나가 잘려나갔다는 것을 깨달았다.”(48세 칼릴) 심문 과정에서 구타를 당했고, 특히 고환을 많이 맞았다. 심문관의 질문에 내가 모르겠다 라고 대답하면 그는 내 고환을 세게 누르고 음경에 무언가를 넣으려 했다.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한번은 심문관이 고환을 너무 세게 누르는 바람에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에 수갑이 채워진 채 누워 있었다. 내 고환이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48세 AJ). 전범국가 이스라엘의 조직범죄 희생자들 고문이 이뤄지는 동안 아무도 막아서거나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옆에서 킬킬거리며 휴대폰으로 전리품처럼 ‘기념 사진’을 챙겼다. 그 모든 잔혹행위는 수감시설 안에서 묵인되었다. 이런 엽기적인 고문들이 무엇을 노리고 저질러졌을까. 유로-메드 보고서는 ‘고의적인 굴욕감 조성, 영구적인 신체적·정신적 피해 유발, 그리고 생식 능력 저하’를 노린 것이라 했다. 큰 틀에서 보자면, 팔레스타인 땅에서 아랍인을 지우려는 인종청소와 맞닿는다. 이와 관련해 유로-메드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중요한 사실 하나. 고문 피해자들의 일관된 증언은 이스라엘이 조직적인 성폭력 및 고문 정책을 펴고 있음을 말해준다. (문귀동의 성범죄처럼) 겉으로 보기에 몇몇 사이코 패스 성향의 군인이나 심문관, 교도관의 일탈 행위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이는 글 맨 위에서 살펴본 UN 특별보고관의 분석과 일치한다). 극도의 가학성을 보이는 성고문에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결국 전범국가 이스라엘이 벌인 조직범죄의 희생자들이다. 이처럼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서 벌어진 전쟁범죄를 고발해온 유로-메드는 보복을 받았다. 지난 5월 말 이스라엘 정부는 유로-메드 직원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하여 40명의 이동을 제한하는 징벌적 조치를 내렸다.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가 기록되는 것을 막으려는 노골적인 압박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유로-메드를 겨냥한 조직적인 선동 및 명예훼손 캠페인을 벌였고,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6월19일 유로-메드는 15년 동안 운영해 온 가자지구 사무소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유로-메드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는 인도주의 활동가들, 그리고 ‘표적 살해’를 꾀해온 언론인들에 대한 그동안의 압박과 맥을 같이한다. 가자지구에서 ‘국경 없는 의사회(MSF)’를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들의 활동을 막고,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의 문을 닫게 하려는 이스라엘의 끈질긴 시도도 그러하다. 목표는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옥죄는 것이다. MSF 퇴출은 가뜩이나 허약한 가자지구의 의료체계를 흔들고, UNRWA 폐쇄는 팔레스타인 식량과 교육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스라엘이 노리는 것은 오늘 살펴본 ‘성폭력의 무기화’와 마찬가지로, ‘의료의 무기화’이자 ‘기아의 무기화’, ‘교육의 무기화’다. 인간다운 삶을 누릴 기본권을 해치는 ‘총성 없는 살인’이자 전쟁범죄다(이 문제에 대해선 따로 곧 살펴볼 참이다).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정치학 박사) 우리는 지금껏 이스라엘 수감시설에서 저질러진 끔찍한 성고문 사례들을 살펴봤다. 워낙 증언들이 넘쳐 글이 길어졌다. 글을 쓰는 동안 우리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내내 떠올랐다. 이런 류의 글은 너무 어둡기에 쓰기도 어렵고 독자분들이 읽기도 편치 않다. 그러니 지금도 후유증으로 괴로워하는 고문 증언자들은 감옥 안에 갇혀 있을 때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까 싶다. 장소와 시간, 그리고 피해자만 다를 뿐 판박이 사례들은 넘쳐난다. 다음 주에도 관련 사례들을 좀 더 살펴보면서 문제점을 정리해보려 한다.(계속)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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