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퇴출, 김병주 구속 기습 농성…여당도 압박 고조 [뉴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 5명이 10일 오전 MBK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건물 로비에 앉아 구호를 외치며 농성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10일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 본사가 있는 건물에서 기습 농성을 벌이며 회생 자금 지원과 법원 결정 항고를 절박하게 요구했다. 투기자본 MBK 퇴출과 김병주 회장 구속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안수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 5명은 이날 오전 MBK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건물 1층 로비 출입구를 막고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홈플러스를 망친 주범은 MBK와 김병주 라며 수많은 노동자와 입점주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고 피눈물을 나게 만든 투기자본 MBK를 퇴출하고 김병주 회장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 1년 4개월 만인 지난 3일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14일 이내에 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불복)할 경우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 고 밝혔음에도, MBK는 오는 20일까지인 항고 기간이 이제 열흘밖에 안 남은 지금까지 여전히 책임을 미룬 채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기한 내 항고하지 않으면 홈플러스 재산에 대한 강제 집행 등이 재개된다.
이에 따라 이들은 홈플러스 먹튀 주범 MBK! 나와라 김병주! 투기자본 MBK 퇴출! 김병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건물 로비 내 출입구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다 출입구를 넘어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로 향하는 과정에서 경비직원들에 의해 완력으로 끌려 나왔으며 조합원 한 명이 실신해 쓰러져 119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지난 7일에도 MB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김병주 회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김 회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엔 1시간 넘게 이어진 치열한 투쟁 끝에 MBK 측으로부터 오는 14일 김광일 부회장과의 면담 자리를 약속받고서야 농성을 풀었다. 노조 측은 14일 면담에서 MBK에게 2000억 원의 자금 지원과 회생절차 항고를 요구할 계획이다.
안수용 지부장은 농성을 해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통해서도 만나자고 했는데 김 회장이 전혀 나오지 않아 오늘 직접 만나러 찾아왔다 면서 가장 시급한 건 폐지된 회생절차를 다시 살리는 거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우리 요구는 김병주 회장이 2000억 원을 내 회생절차를 다시 살리라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5일 광화문 D타워 MBK 앞에서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총파업 대회, 청와대 앞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자 총궐기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10일 오전 MBK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건물 로비에서 구호를 외치며 농성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여당과 진보 정당에서도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MBK 측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홈플러스가 법원으로부터 회생 폐지 결정을 받고 청산 위기에 몰려 있다. 1만 3000여 노동자와 가족들, 협력업체와 입점업 소상공인까지 10만여 명의 국민 삶이 벼랑 끝에 서 있다 며 어제 우리 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 현장은 참담했다. 1000억 원의 긴급 자금이 없어서 10만 민생 터전이 사라질 위기인데 최대 주주인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금융그룹은 서로 책임만 떠넘기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고 지적했다.
이어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할 때는 국민연금 자금도 6000억 원이나 투자됐다. 이 자금 모두 손실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 노후 자금이 들어간 투자금 운용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있었고 누가 이익을 얻었고 누가 손실을 떠안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면서 MBK가 보여준 그간의 행태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조 단위가 넘는 국민연금을 MBK에 위탁해서 사모펀드를 운용하도록 놓아두는 것이 적절한지도 함께 추궁해야 한다 고 말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과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 김중현 대표를 만났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주주인 MBK는 홈플러스를 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며 홈플러스만 대충 청산해 버리고 대한민국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사모펀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회 차원의 홈플러스 청문회를 추진해 MBK 김병주 회장, 메리츠금융그룹 조정호 회장 등 관련 책임자들이 국회 증언대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단언했다.
진보당 이미선 대변인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어제 민주당과 MBK, 메리츠 경영진의 간담회는 10만 노동자의 생존이 벼랑 끝에 내몰렸음에도 서로 책임을 미루는 네 탓 공방만 확인한 참담한 자리였다. 멀쩡한 기업의 알짜 자산을 매각해 배당금만 챙긴 투기자본 MBK와, 이에 편승해 고금리 이자 장사를 벌인 메리츠가 홈플러스를 빈껍데기로 전락시킨 극악무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면서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MBK 본사 1층에서 처절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진보당은 노동자와 입점주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이들의 책임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엄중한 죗값을 물을 것 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제시한 회생의 골든 타임은 이제 불과 10일밖에 남지 않았다. 사모펀드의 무자비한 탐욕 앞에 평범한 시민들의 일터가 무너지는 것을 국가가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며 정부와 정치권은 배임 논란 등 한가한 핑계를 즉각 멈추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2000억 원의 회생 자금을 즉시 조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고 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왼쪽),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 에서 민병덕 을지로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9. 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홈플러스의 지난달 임금 체불 규모를 333억 원으로 파악하고 피해 노동자들을 위해 대지급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기관 전담반(TF) 회의를 열고 홈플러스 사태 관련 피해 상황과 관련 지원 이행 실적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재경부를 비롯해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부,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했다. TF 전수조사 결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이후 홈플러스에서 6월 임금 333억 원이 체불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피해 노동자들에게 1인당 최대 2100만 원 체불임금 대지급금을 신속히 지급하기로 했다. 긴급한 생계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에게는 체불액 범위 내에서 1인당 최대 1000만 원의 생계비 융자를 연 1.5%의 저금리로 지원한다.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시작된 지난해 3월 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임금체불 생계비 융자 지원 실적은 8758건, 397억 원으로 집계됐다.
협력업체에는 업체당 최대 5억 원의 긴급 운전자금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협력업체가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이용할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지원 한도도 높이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달 위기 대응 특례보증 대상에 피해 중소·중견기업을 추가했고, 은행권도 홈플러스 협력업체 대출에 대해 추가적인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을 실시하는 등 자금난 해소에 동참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지원 실적은 7588건, 5조 1000억 원이다.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