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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예산 돌아왔지만, 아이들 밥상은 흔들렸다
[뉴스]
경기도의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12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135명 중 찬성 108명, 총 42조 2,053억 원. 한 달 가까이 표류하던 예산안은 막판 협상 끝에 민생사업 216억 원이 증액되면서 매듭지어졌다. 산후조리 지역화폐, 어린이집 보육,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 어린이보호구역 CCTV 관리 같은 항목들이 여기 담겼다. 경기도의회가 12일 오후 제39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26년도 제2회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재석의원 135명 중 찬성 108명, 반대 20명,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사진출처 : 케이부동산뉴스) 216억 원. 42조 2,053억 원 가운데 0.05%다. 1만 원 중 5원. 그 5원을 놓고 도와 도의회는 한 달을 싸웠다. 복원됐다 는 말은 듣기에 다행스럽다. 멈춰 있던 일이 다시 움직인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나는 그 단어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복원은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이지, 그 사이 흔들렸던 시간까지 되돌려준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도의회 본회의장 방청석 앞에는 어린이집 관계자 40여 명이 서 있었다.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결이 늦어지며 오후 4시로 밀렸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다섯 시간을 더 기다렸다. 어린이집 운영비와 보육교직원 처우개선비가 되살아나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아이 맡아 기르는 사람들이 하루 일과를 비우고 의회 복도에 서 있어야 하는 풍경. 나는 그 장면이 이번 추경의 전부를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보육 분야에 추가된 27억 원은 다섯 개 사업에 흩어져 있다. 야간연장 어린이집 운영 5억, 조리원 처우개선 10억, 어린이집 운영 지원 6억, 영아 표준보육과정 3억, 0~2세 운영비 3억.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은 15억이다. 어느 항목도 거대하지 않다. 그러나 작지도 않다. 그 사이 도는 원아 한 명당 어린이집 운영지원비를 월 1만 2,600원에서 6,000원으로 낮추는 조정을 검토했다. 차액 6,600원. 어른의 커피 한 잔 값이 한 아이의 한 달에서 빠져나가는 계산이었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는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보육예산을 되돌려달라는 도민청원 두 건에는 15만 명이 넘게 이름을 올렸다. 사흘, 그리고 15만. 아이를 맡기는 쪽과 맡는 쪽이 같은 불안을 나눠 가졌다는 뜻이다. 나는 그 소식을 읽으며 급식문화가 자리 잡기 전 기억 속 학교 앞 풍경을 떠올렸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가는 아이들. 어떤 아이는 도시락을 들고, 어떤 아이는 급식을 먹고, 어떤 아이는 간식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른에게는 예산 항목 하나지만, 아이에게는 그날의 과일 한 조각이거나 어린이집에서 받는 한 끼다. 아이들은 예산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그러나 어른이 초조해하는 분위기는 안다. 통과 당일, 두 개의 발표가 나왔다. 도지사는 예비비까지 끌어모아 3,543억 원의 민생예산을 지켜냈다고 했고, 도의회는 집행부 안에 216억 원을 증액했다고 했다. 같은 날 같은 예산을 두고 한쪽에서는 지켜낸 것이 되고 다른 쪽에서는 되살린 것이 된다. 숫자는 같은데 문장이 다르다. 그 문장의 차이가 바로 한 달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사진출처 : 경기도) 예산 논쟁 자체를 나쁘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예산은 결국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고, 그 일은 누군가 해야 한다. 재정이 어렵다는 말도 거짓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꾸 잊히는 것이 있다. 숫자는 나중에 정산할 수 있지만, 아이의 하루는 그날로 끝난다. 오늘 받지 못한 과일은 내일 두 배로 돌아오지 않는다. 불안했던 부모의 마음은 회계연도가 바뀐다고 저절로 풀리지 않는다. 불을 끄는 데 한 달이 걸렸다. 그 한 달 동안 연기를 마신 사람들이 있었다. 정치가 늦을 때마다 가장 먼저 흔들리는 자리는 늘 정해져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자리에 서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위해 참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의 오늘을 지키는 예산이 협상 일정에 밀린다. 그 미래는 누구의 미래인가. 이번에 확인해야 할 것은 복원된 216억 원이 아니다. 다음에도 아이들의 밥상이 협상 탁자 위에 올라갈 것인가다. 도의회는 이날 재정위기 대응 결의안도 함께 의결했다. 취득세에 쏠린 세입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겠다는 내용이다.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는 두 달 뒤 내년도 본예산안에서 드러난다. 그때까지 이 숫자들을 적어두려 한다.조태희 시민기자 jotaeh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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