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김현태…막 내린 내란쇼 [사람들] 법정에서는 위법성을 다투면서 장외에서는 ‘희생된 군인’ 코스프레를 하는 이중적 행태에,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은 싸늘한 분노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후 600일이 훌쩍 지나서야 내란특검은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징역 18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그를 단순한 상부 지시의 전달자가 아니라 국회 무력화 과정의 핵심 지휘관으로 규정했다.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국회의사당 본관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수행한 그날 밤, 707특수임무단을 이끈 그의 행동은 명령 이행 이라는 변명 뒤에 숨기에는 너무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김 전 단장이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초기 수사 단계에서 보인 ‘책임 수용’과 ‘눈물’을 군검찰이 신뢰한 결과였다. 부하를 보호하겠다며 책임을 떠안겠다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지휘관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그 믿음은 처참히 무너졌다. 내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군에서 파면된 뒤 그는 강경 보수 집회와 정치 무대에까지 서슴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6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는 그의 행보가 단순한 항의를 넘어 내란 가담을 ‘정치적 탄압’과 ‘군인 숙청’으로 포장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시도임을 명백히 드러냈다. 법정에서는 위법성을 다투면서 장외에서는 ‘희생된 군인’ 코스프레를 하는 이중적 행태에,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은 싸늘한 분노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계엄 관련 지휘관들의 변명은 언제나 한결같다.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 내란의 목적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질은 명령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그 명령이 명백히 위법함을 알면서도 실행했는가에 있다.
군은 엄정한 상명하복의 조직이지만, 복종의 의무가 헌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외피를 둘렀다 해서 국회를 마비시키고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단장은 고도의 특수부대를 이끄는 최고 지휘관이었다. 지휘관의 진정한 책무는 불법적 명령의 부당성을 판단하고, 부하들을 범죄적 작전에 동원하지 않는 것이다. 사태 직후 흘린 눈물이나 해외 파병 지원을 통한 책임 회피 논란은, 그가 군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염치마저 내팽개쳤음을 보여줄 뿐이다.
비록 12·3 비상계엄은 실패한 내란 으로 막을 내렸으나, 결코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역사적 범죄다. 국회의 신속한 계엄 해제 의결과 온몸으로 헌정 질서를 지켜낸 시민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파국을 맞이했을 것이다. 군은 권력자의 사병이 아니라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라고 무기를 쥔 조직이다. 상부의 명령 이라는 비겁한 변명 뒤에 숨어 헌법을 짓밟는 자가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민주주의의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대원칙을 내팽개친 이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는 그 죄질만큼이나 무거워야 한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