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숟가락 얹는 한동훈 [뉴스] 말이 뉴스를 만들고, 뉴스가 노출을 키운다. 노출이 커질수록 정치적 영향력도 덩달아 커진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서 정치는 어느새 노출의 게임으로 변질됐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목소리가 제1야당보다 더 크게 들리는 이상한 정치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작 그의 정치는 국회 안보다 국회 밖의 마이크에서 더 크게 울린다.
지난 6월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민주당 이건태 의원과의 공개토론 불발을 시작으로 존재감을 키우더니, 이후 주요 현안마다 빠짐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는 ‘오빠 룸살롱’ 프레임을, 북한군 포로 송환에는 ‘김정은 눈치보기’를, DMZ 지뢰 폭발에는 ‘대북 눈치보기’ 의혹을 제기하며 끼어들었다. 유시민 작가가 대통령 기자회견 후 ‘검찰개혁을 속였다’고 비판하자 이번에도 당신은 유시민을 못 이긴다”며 한마디를 보탰다. 국정의 거의 모든 현안마다 빠지지 않고 숟가락을 얹는 셈이다.
이렇듯 ‘한마디 정치’가 거듭될 때마다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그의 말을 대서특필한다. 급기야 무소속 의원 한 사람의 목소리가 제1야당 전체보다 더 크게 들리는, 이른바 ‘일당백’ 한동훈식 정치가 만들어진 것이다.
말이 뉴스를 만들고, 뉴스가 노출을 키운다. 노출이 커질수록 정치적 영향력도 덩달아 커진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서 정치는 어느새 노출의 게임으로 변질됐다.
하지만 한동훈 의원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면허가 아니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말하고, 그 말에 책임을 다하라고 주어진 헌법적 장치다. 의혹을 제기할 자유가 사실을 왜곡할 자유는 아니며, 비판할 권리가 아무 말이나 할 권리도 아니다. 언론의 마이크를 빌려 당장 존재감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민주주의가 목소리의 크기로만 승부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소속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무책임하게 국정에 개입하다 보면, 정작 자신을 둘러싼 아이폰 비밀번호 논란부터 독직폭행 논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조작 의혹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논란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마이크는 권력이 아니다. 정치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한 말에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