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이상민 상고심 전합 회부에 우려의 시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덕수(왼쪽)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법원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까지 마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의 상고심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두 피고인의 신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 당시 국무회의 등에 참여한 국무위원들도 내란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할지에 대한 통일된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5일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고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하다 며 두 사건의 피고인들이 공범 관계여서 함께 심리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 소부의 전원합의체 심리 요청에 따라 전원합의체에서 심리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 사건은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 이 전 장관 사건은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에서 각각 심리해왔으나 전원합의체 회부로 대법관 전원(법원행정처장 제외)의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 전원합의체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심리와 판단을 하게 되는데 재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맡는다. 노태악 대법관 후임이 아직도 임명되지 않아 모두 12명이 심리한다. 이흥구 대법관이 다음달 7일 퇴임하고 그 안에 후임이 임명되지 않으면 11명이 심리할 수도 있다.
다만, 전합에 회부됐더라도 선고는 소부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전원합의체 결론은 서울고법에서 심리 중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2심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서 전두환 신군부 내란 사건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내란선동 사건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결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한 전 총리 등 국무위원들은 계엄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고 계엄을 만류했지만 실패한 것이란 취지로 주장해 왔다.
우려되는 점은 전원합의체 회부로 특검법이 규정한 6-3-3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두 사건은 각각 이달 7일과 12일이 각각 시한이었는데 전합 심리를 이유로 상당 기간 늦어지게 됐다. 다만 6-3-3 원칙은 사실상 훈시 규정으로 지키지 않아도 벌칙 조항은 없다. 대법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선고를 며칠 앞두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도 국민들로선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이날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026.5.7 [서울고법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한 전 총리 측은 지난 6월 12일 대법원에 의견서를 내 특검법의 선고 시한 규정은 훈시 규정 이라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되며, 내란 여부를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리한 뒤 상고심을 결론 내달라 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도 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이에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은 지난달 14일 현재 관련 공범들 하급심에서 계엄과 일련의 조치에 대해 다툼의 여지 없이 내란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전원합의체로 다툴 사안이 아니다 고 반박했지만 대법원은 피고들의 의견을 들어준 것이다.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할 의무가 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막지 않고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허위로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서명하고 폐기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 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 으로 규정하며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도록 한 책임이 있다며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후 2심은 한 전 총리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작위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법상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임에도 12·3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 고 위증한 혐의도 있다.
1심에서는 징역 7년이 선고됐는데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항소심에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026.5.12 [서울고법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대법원은 한 차례 미뤄져 지난달 24일로 예정됐던 김건희 씨의 이른바 3대 의혹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미루고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그 배경을 둘러싸고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것도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질 만큼 극히 이례적이었다.
지난해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의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한 악몽을 경험한 이들로선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의 내란 가담 혐의 인정을 뒤집으려는 수순이 아닌가 두려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