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총선 이길 공유부 개혁 연대 의 집을 짓자 [사회혁신] 한국 정치는 지금 천막 위에 서 있다. 거대 양당이 고장 난 선거제도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책과 비전 대신 상대의 실책에 기대어 연명하는 반사이익 정치 와 네거티브 심판론 만 난무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상황은 참담하다. 두 번의 광장혁명을 이끌어낸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되찾았음에도, 정책 비전은 실종되고 패거리 다툼과 주도권 싸움만 이어지고 있다.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국민에게 부끄러운 정치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는 대한민국에서 유독 뒤처지는 곳이 정치·언론·사법이다. 그중 국민이 직접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 정치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는 속담처럼,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지 못하는 양당 체제를 바로잡을 주체는 결국 우리, 광장에 나섰던 시민들과 진보 인사들이다.
2028년 총선은 이 공고한 양당 독점 체제에 결정적 균열을 내는 역사적 기회다. 돌파구는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진보 가치를 대변해온 군소정당들의 과감한 지역구 연대에 있다. 파편화된 각개전투를 넘어 하나의 강력한 대안 세력으로 서기 위해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명확한 기치와 도덕적 권위가 필요하다.
그 해법으로 공유부(共有富) 개혁 연대 를 제안한다.
공유부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뉴욕 배터리파크시티 전경. 사진 구글
공유부 — 진보 가치의 가장 큰 교집합
공유부(Common Wealth) 는 우리 진보 진영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가치들의 가장 큰 교집합이다.
토지와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사회적으로 환수해 시민배당으로 돌리기. 탄소 배출권과 환경 자산의 공공 관리. 국가 재정과 복지 재원의 공정한 배분. 빅테크가 독점하는 데이터와 정보 자산의 사회적 공유.
이것은 단순한 재분배를 넘어, 소수가 독점해온 사회적 부를 공동의 자산으로 되찾아 시민에게 돌려주는 미래지향적 프레임이다. 기본소득, 강력한 복지국가, 기후위기 대응, 노동의 가치 존중을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다.
종교계가 주춧돌을 놓는다
이 매력적인 판을 제대로 깔기 위해 가장 중요한 추진 주체가 있다. 바로 종교계 진보 지도자들(스님, 신부, 목사, 교무)의 전면적 참여다.
무소유, 상생, 생명 존중, 약자 편에 선 정의라는 종교의 본질적 가치는 공유부 개혁의 정신과 완벽하게 부합한다. 그들이 앞장선다면 선거공학적 야합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시대적 도덕적 결단 이라는 강력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진보 진영 특유의 주도권 다툼과 미세한 노선 차이를, 권력을 탐하지 않는 사회적 신망이 두터운 원로 지도자들이 중재하며 하나의 구심점으로 끌어 모을 수 있다.
종교계가 대의명분의 주춧돌을 놓고, 시민사회·전문가 그룹이 정책과 실무 역량을 더한다면 공유부개혁연대 는 거대 양당을 압박하는 강력한 캐스팅 보터, 나아가 새로운 정치의 중심축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선거제도를 바꾸는 게 진짜 개혁이다
그런데 여기서 냉정하게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이 모든 구상의 길목에 선거제도 라는 관문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표만 찍는 지금의 단기명 방식에서는 진보 후보가 여럿 나서는 순간 표가 갈라지고, 유권자는 사표가 두려워 마음에 둔 후보를 버리고 거대 양당으로 회귀한다. 연대의 진정성과 무관하게, 제도 자체가 연대를 처벌하는 구조다. 거대 양당의 독점은 바로 이 구조 위에 서 있다.
이 함정을 깨는 열쇠는 이미 세계에서 검증되고 있다. 순위투표제(STV)다. 유권자가 후보에게 1, 2, 3순위를 매기고, 1순위 후보가 당선권에 못 들면 그 표가 죽지 않고 2순위로 살아서 이사 가는 방식이다. 2025년 뉴욕 시장 선거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조란 맘다니가 열 명이 난립한 예비선거를 뚫고 당선된 비밀이 바로 이것이었다. 사표의 공포가 사라지는 순간, 군소정당들의 공존은 아름다운 패배 가 아니라 실제로 이기는 전략이 된다.
그렇다면 누가 이 제도를 바꾸는가. 국회의원들이 제 손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허무는 제도를 도입해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 결국 제도를 바꾸는 힘은 바깥에서 와야 한다. 그런데 파편화된 군소정당과 흩어진 시민들 각자의 힘으로는 그 벽을 넘을 수 없다. 오직 하나로 뭉친 연대만이 제도 개혁을 강제할 수 있는 크기의 힘을 만든다.
여기에 이 연대의 이중 사명이 있다. 연대 없이는 제도를 바꿀 수 없고,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연대는 이길 수 없다. 그러므로 공유부개혁연대는 두 개의 깃발을 함께 들어야 한다. 하나는 공유부라는 시대적 가치의 깃발이고, 다른 하나는 순위투표제 도입이라는 제도 개혁의 깃발이다. 전자가 왜 뭉치는가에 답한다면, 후자는 어떻게 이기는가에 답한다. 그리고 제도가 바뀌는 순간, 이 연대는 일회성 선거 연합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승리의 구조로 완성된다.
지금은 천막을 걷어낼 때다
2028년 총선에서 광장에 나섰던 시민들과 진보 인사들, 종교계가 손잡고 공유부라는 가치의 깃발과 순위투표제라는 제도의 깃발을 함께 들자. 미국의 주권침해가 심해지고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 그리고 양극화의 극심한 피폐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공유부 개혁이라는 단단하고 따뜻한 집 을 함께 지어 올리자.
이 연대가 실현된다면, 2028년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한국 정치개혁의 거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광장의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이제 행동할 때다.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시민인권위 공동위원장 시민기자 leewys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