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증시… 코스피 바닥은 6000 ? [뉴스] 한국증시가 말 그대로 녹아내리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4%대, 코스닥도 5%대 급락했다. 반도체의 미래 및 중동정세 불안이 투심을 얼렸다. 한국증시를 이끄는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대의 폭락을 기록한 가운데 코스피는 가까스로 6500선을 지켰다. 증시가 연일 폭락을 거듭하면서 거래대금도 급감 중이다. 한편 한국증시의 암종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여전히 12조원을 넘을 정도다. 어디에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코스피 바닥은 6000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10000포인트를 넘보던 코스피 6500선도 가까스로 방어해
코스피가 20일 반도체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 지속과 격화하는 중동 정세 영향에 4% 넘게 하락하며 6,500선에서 턱걸이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77.02포인트(2.60%) 내린 6,643.58로 시작한 뒤 오전 중 낙폭을 축소해 6,814.86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 폭을 확대했다.
한 때 6,472.80까지 밀리면서 6,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이에 오전 11시 21분 26초께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이번까지 38번으로, 이 중 매도 사이드카는 20번 발동됐다.
지수는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235억원, 3510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9217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351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0.1원 내린 1,478.4원이다.
이날 코스피 시총 상위 30위권 내에서 오른 종목은 없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SK스퀘어(-2.89%), 삼성전기(-0.16%), 현대차(-6.12%) 등이 내렸다.
특히 현대차는 종가가 39만 9000원으로 40만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부동산(0.84%)만 상승했고 보험(-8.98%), 기계·장비(-7.22%), 유통(-6.27%)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97개, 하락한 종목은 799개였다. 18개는 보합이었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코스닥 지수는 42.20포인트(5.33%) 내린 749.64에 장을 마감했다. 2026.7.20, 연합뉴스
끝도 없이 내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는 지속하는 반도체주에 대한 피크 아웃 우려에 투심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하락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무료로 공개한 최신 AI 모델 ‘키미 K3’가 강력한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하이퍼 스케일러의 자본 지출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한 탓이다.
일본의 키옥시아가 지난주 미국에서 특허권 침해 소송에 패소해 2억 2900만 달러(약 3400억원)의 배상 명령을 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내린 점도 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여파로 코스피 내 비중이 큰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4.31%)와 SK하이닉스(-4.23%)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수도 힘을 쓰지 못했다.
두 종목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종가 기준 50.33%다.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는 6120억원, 삼성전자는 2750억원 순매수했다. 각각 순매수 1위와 2위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는 와중에 지난주 미군 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전면전 우려가 커진 점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에 국제 유가도 크게 오르면서 물가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추락을 거듭하던 코스닥은 이제 이재명 정부 출범 때로 돌아가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42.20포인트(5.33%) 내린 749.64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63포인트(2.35%) 내린 773.21로 출발한 뒤 역시 하락 폭을 확대해 오전 10시 52분 54초께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이날 포함해 총 23번으로, 이 중 매도 사이드카는 10회다.
코스닥 지수는 장 중 747.00까지 폭락하며 지난 1년 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알테오젠(-2.53%), 에코프로비엠(-7.38%), 에코프로(-8.13%), 주성엔지니어링(-10.64%) 등이 내렸다.
다만 삼천당제약(29.82%)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먹는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개발과 관련한 사전 협의(Pre-ANDA) 공식 답변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격 제한선 부근까지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198개, 하락 종목은 1487개, 보함은 54개였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29조 6490억원, 4조 806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의 거래대금은 총 13조 1349억원이었다.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PG), 일러스트
연일 폭락하는 증시에 거래대금도 말라붙어
한편 이달 코스피 약세장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38조 5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50조 3470억원)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올해 1월 27조원 수준이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2월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선 뒤 3월에도 30조원대를 유지했으나 4월 29조원대로 줄었다. 다만 이후 5월 역대 처음 50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에도 50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이달 들어 40조원 아래로 밀려났다.
이달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도 6조 783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10조원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달(10조 130억원) 대비로는 32% 급감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통과) 우려 등에 조정을 거듭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8,476.48에 달했던 코스피는 이날 6,516.27에 장을 마치며 23%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달 들어 18% 하락했다.
약세장에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인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8조 820억원으로 지난달 말(121조 6340억원) 대비 13조 5520억원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거래대금 감소, [박은주 제작] 일러스트
한국증시를 왜곡시키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여전히 맹위를 떨쳐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이 발표된 후 첫 거래일인 20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인버스 2종 포함)의 거래대금이 12조원을 넘어섰다.
레버리지 14종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은 9조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20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의 거래대금은 12조 3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장 마감 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대책이 나오면서 거래량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발표 당일(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12조 1674억원이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매매 시 기본 예탁금을 상향하고 20주씩 매매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보완 방안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할 때 갖춰야 할 요건인 기본예탁금이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다음 달 8월 5일께 시행된다.
매매 수량 단위도 앞으로는 20주씩으로 잠정 확대된다. 매매수량단위 변경은 증권사별 전산 개발 시간을 고려해 시행 시기는 오는 11월 중으로 예정됐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14종이 이날 큰 폭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은 9조 117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달 11일(8조 7182억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적은 액수다.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8∼9%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는 삼성전자가 4.31%, SK하이닉스가 4.23%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완대책만으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국내 증시에 가져온 부작용을 해결하기 어려우며 상장폐지를 포함해 보다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상장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만약 상장 폐지를 하게 되면 그 자체가 또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며 그 매물을 해소해야 할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모든 악재를 고려해도 코스피가 6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긴 힘들어’
증시가 도무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인데 코스피 바닥이 6000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이 고점을 통과했다는 이른바 피크아웃(Peak out)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반도체 피크아웃 및 중국발 인공지능(AI) 모델 관련 우려,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감 등이 중첩적으로 나타난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에서 1.4배 정도가 적정한 ‘록바텀’(하단)이며 이는 코스피 지수로 치환하면 6,000 포인트”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코스피는 바닥권에서 오래 머물기보다는 다음 주 빅테크 매출에 대한 증가율이 견고한지 판단하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다만 고점에 진입해 물려있는 투자자들이 있어 현실적으로는 8,000선 중반을 넘어가면 차익실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가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96.94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데 대해선 실질적인 부분보다 수급에 대한 부분이 훨씬 많이 작동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일평균 수출 증가율이 둔화해 내년에는 ‘0’에 수렴하겠지만, 반도체 수출 금액 자체는 일평균 기준 20억 달러 이상으로 뛰어올라 7∼8억 달러 수준이었던 과거와는 레벨 자체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코스피 순이익이 217조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759조원 버는 시장이 됐고, 내년에는 1000조원을 버는 시장으로 바뀔 예정인데 다시 217조원으로 돌아가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반도체 조정에도 불구,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설비투자(CapEx) 감축 리스크는 제한적이며, 조만간 시작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 감축이 발표될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 5사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아마존, 오라클)가 추진 중인 AI 인프라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 기준 7580억달러로 전년도보다 82.3%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 SK하이닉스의 장기공급계약(LTA) 적용에 대해 어떻게 보면 계약을 싸게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에 불을 지폈다”면서도 LTA는 중장기 실적에 대한 안정성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격화와 관련해선 미국 중간선거가 더 가까워진 시점에서 지난 3∼4월과 비슷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 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미국 금리에 대해선 연내 동결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금리를 이길 산업과 못 이길 산업이 나뉘어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며 금리를 이길 산업은 금융업과 IT며, 건설업과 소매업 등은 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흐름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순매도 압력이 차츰 완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악재들은 지난 3∼4월 겪은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며 당시 이란 전쟁과 터보퀀트발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이 제기됐던 것과 유사한 모습으로, 이에 대한 학습효과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이사)이 국내 증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2026.7.20,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