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의 신선함이 덜할 때 쓰는 말, 모름하다 [칼럼]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일터 일꾼들과 함께 도리기를 했습니다. 맛있기로 널리 알려진 횟집이었는데, 소문대로 회가 싱싱하고 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여럿이 둘러앉아 맛있는 회를 먹고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리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횟집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맛집이라는 말을 믿고 찾아갔는데 생선이 신선한 것 같지도 않고 야릇한 냄새까지 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와 같이 생선의 상태를 나타낼 때 쓸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토박이말, ‘모름하다’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모름하다
신선한 맛이 덜할 때
표준국어대사전은 ‘모름하다’를 ‘생선이 신선한 맛이 적고 조금 타분하다’라고 풀이합니다. 생선이 갓 잡은 듯 싱싱하지 않고, 먹을 때 느껴지는 맛도 산뜻하지 못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말은 ‘타분하다’입니다. 앞서 살펴본 ‘타분하다’는 입맛이 개운하지 않거나 음식의 맛이나 냄새가 신선하지 못할 때 쓰는 말이지요. ‘모름하다’의 뜻풀이에도 이 말이 들어 있으니, 두 말이 서로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모름하다’는 그 가운데서도 생선의 신선한 맛이 덜한 상태를 구체적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쓰임이 더욱 뚜렷합니다.
싱싱한 생선과 모름한 생선
생선은 신선할 때 특유의 산뜻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선함이 떨어지면 맛이 덜 개운하고 조금 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그저 ‘맛이 없다’고 하기보다 ‘모름하다’라고 하면 생선의 신선한 맛이 부족하다는 점을 좀 더 알맞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물론 생선의 신선도는 맛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냄새나 빛깔, 살의 상태 등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특히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상태가 의심스러운 생선은 맛을 보아 확인하려 하지 말고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모름하다’는 생선의 맛을 나타내는 말이지, 먹어도 괜찮은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맛을 느끼는 만큼 알맞게 표현하기
우리는 먹거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흔히 ‘별로다’, ‘맛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음식의 맛은 한 가지 느낌으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간이 약한지, 입안이 개운하지 않은지, 신선한 맛이 덜한지에 따라 알맞은 표현도 달라집니다.
‘모름하다’는 생선의 신선한 맛이 덜할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두고 ‘싱싱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기대했던 신선함이 모자란 생선을 두고는 ‘모름하다’고 나타낼 수 있겠습니다. 낱말을 하나씩 알아 가다 보면 먹거리의 맛을 더 꼼꼼하게 살피고, 그 느낌을 알맞은 말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생선을 먹을 때 신선함을 어떤 맛이나 냄새로 알아차리시나요? 생선의 맛이 기대만큼 싱싱하지 않을 때 ‘모름하다’라는 말로 나타내 보면 어떨까요?
[한 줄 생각]
먹거리의 맛을 꼼꼼하게 가려내는 말은 우리가 느낀 것을 더 똑똑하게 나누도록 도와줍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모름하다
뜻: 생선이 신선한 맛이 적고 조금 타분하다.
관련된 말: 타분하다 — 입맛이 개운하지 않거나 음식의 맛이나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다.
보기: 생선이 조금 모름해서 기대했던 싱싱한 맛이 나지 않았다.
오늘 한마디: 사람은 누구나 모름한 것보다 싱싱한 것을 좋아합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